[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김의철 KBS 사장이 대통령실의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에 대해 “전임 정권에서 임명된 제가 문제라면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이 철회되는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수신료 분리 논의 과정에서 당사자인 KBS의 의견 청취 과정이 없었던 것에 유감을 표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김의철 사장은 8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KBS는 늘 외풍에 시달렸고, 그때마다 구성원은 국민과 함께 공영방송 독립을 지키기 위해 싸워온 역사가 있다”며 “이번 대통령실의 분리징수 추진은 공영방송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이 위중한 상황 앞에 KBS 사장으로서 무거운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만일 전임 정권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제가 문제라면 사장직을 내려놓겠다”며 “그러니 대통령은 공영방송의 근간을 뒤흔드는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즉각 철회해 달라. 철회되는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한 KBS의 미래와 발전을 위한 방안을 전달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다”면서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산자원부 등이 참여한 수신료 분리징수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김 사장은 대통령실이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의 근거로 삼은 ‘국민제안 토론’에 결점이 있고, 관련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국민제안 토론은 절차상 문제점이 있는 등 부정확하고 불충분한 여론 수렴이었다”며 “특히 활발한 토론과 격렬한 논쟁을 거쳐 이번 권고안을 결정했다는 소식은 접한 바 없다. 심지어 KBS는 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 번의 의견청취로 공영방송 재원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정부 차원의 권고 결정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것”이라며 “이처럼 성급한 결정을 내리게 된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대통령실에 묻고 싶다. KBS의 근간을 와해시킬 수 있는 사항이 단지 인기투표 같은 추천수와 댓글들을 근거로 결정된다는 것은 결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KBS가 방만경영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김 사장은 “항상 겸허한 자세로 돌아보고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다”면서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런 고정관념과는 다르게 KBS는 낮은 비용과 적은 인력으로 세계 유수 공영방송사와 대등하게 경쟁하며 공적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 공영방송의 연간 수신료는 연간 3만 원인 우리나라를 크게 상회한다. 해외 공영방송 수신료는 이탈리아 12만 원, 일본 NHK 14만 원, 프랑스 18만 6000원, 영국 25만 원, 독일 28만 원이다. 직원 수도 큰 차이가 있다. KBS는 40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데 반해 독일 공영방송 ARD/ZDF는 3만 3000명, 영국 BBC 2만여 명, 일본 NHK는 1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KBS 수입의 약 45%를 차지하는 수신료 수입은 지난해 6,934억 원으로 수신료 분리징수가 추진될 경우 1000억 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국민들께서 주시는 수신료가 어떤 의미인지, 또 얼마나 소중한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며 “수신료의 가치를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는 것은 언제나 KBS 구성원의 지상과제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국민들께서 보여주신 지적과 질책에는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뼈를 깎는 성찰과 혁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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