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이사 7인이 대통령실과 대행 체제의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 중인 TV수신료 분리징수를 강제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과 관련해 “공영방송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해 온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회에 ‘안정적 공영방송 재원 확보 방안 마련’을 호소했다.
방통위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사무처로부터 수신료 분리징수를 골자로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고받았다. 여당과 대통령 추천 인사인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 이상인 위원이 개정안 접수에 찬성했으며 야당 추천 김현 위원은 법률과 헌법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대했다. 방통위는 이달 중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7월 말 경 방송법 시행령이 공포될 것으로 전망된다.

KBS 남영진 이사장·이상요·김찬태·윤석년·류일형·정재권·조숙현 이사는 15일 공동 성명을 내어 “여2 야1 구도를 만들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였다”며 “방통위 설립 이래 이런 기형적인 구조에서 공영방송의 존폐로도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안건을 속전속결로 의결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충격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현재의 통합징수방식은 최저의 징수 비용으로 최고의 징수 효율을 실현할 수 있음은 물론, 납부자 간 형평성과 공정성을 구현해 납부 정의를 실천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 공영방송사 수신료와 비교하며 “수신료 분리징수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해외 공영방송의 연간 수신료는 연간 3만 원인 우리나라를 크게 상회한다. KBS 재정에서 수신료 비중은 46%로 영국 BBC 75.4%, 일본 NHK 98%, 프랑스 FT 81.9%와 비교해 낮다.
이들은 “프랑스 등 수신료 폐지를 추진하거나 시행한 국가들도 세금 등 오히려 강제성이 높은 공적 재원 유형으로 공영방송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수신료 폐지’로 전달되고 있는 점도 안타깝다”면서 “오히려 각 나라에서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에 대응하기 위해 공영방송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신료 분리징수가 시행되면 징수율 급감과 함께 징수 비용이 급증해 KBS의 수신료 수입은 연간 6천200억 원대에서 1천억 원대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입 결손 보전을 위해 공영방송의 기본 철학과 취지를 벗어나 상업적 이윤 추구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며, 그로 인해 파생되는 피해는 시청자와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신료는 KBS 수입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재난미디어센터 운영 ▲교육적·사회 공익적 프로그램 제작 ▲난시청 해소 사업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 대상 방송 ▲재외동포 대상 채널 및 국제방송 ▲전통문화 예술관련 콘텐츠 제작 등 수익성은 적지만 공익성이 큰 사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통령실이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 근거로 삼은 ‘국민참여 토론’은 객관적이지 않아 불필요한 의심을 사기 충분하다며 숙의 토론을 거칠 것을 촉구했다. 해당 조사는 한 사람이 한 계정으로 ‘토론 댓글’을 계속해서 남길 수 있고, 여러 계정을 만들어 찬반투표를 할 수 있는 등 여론조작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민의힘은 해당 국민제안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으며 보수 유튜버들도 투표 참여 운동에 나섰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총 6만3886개의 댓글 중 25.8%가 두 번 이상 댓글을 단 것으로 추정되며 한 이용자는 62개 댓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한편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경영진·이사회 총사퇴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권순범·김종민·이석래·이은수 이사는 이번 성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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