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구성원들이 대통령실의 ‘공영방송 수신료 분리 징수’ 의견 수렴과 관련해 일부 여권성향 이사가 경영진의 책임을 물으며 사퇴를 요구하자 “권력에 스스로 넙죽 엎드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2일 KBS 이사회는 경영진으로부터 대통령실의 의견 수렴에 대한 보고를 받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여권 성향 이은수 이사는 “대통령실이 어떻게 개입했든 간에 시청자들의 (국민제안)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눈에 보이기 때문에 집행부가 먼저 책임을 지고 이사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 사원들도 뼈를 깎는 혁신으로 시청자들한테 납작 엎드려 읍소를 하는 것만이 KBS가 살 길”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을 지라는 것인지 명확하게 말해달라’는 다른 이사의 지적에 이 이사는 “이 문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또 다른 여권 성향 이석래 이사는 “왜 이 문제가 불거졌는지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한다”며 “이사회 잘못인지, 경영진의 잘못인지 간에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3일 성명을 내어 “두 분의 이사가 오직 조직의 존속과 후배들의 안녕을 바라는 입장에서 읍참마속의 심정에서 나온 발언이라 의심치 않는다”면서 “다만 공영방송 내 최고의결기구의 구성원이라는 분들이 수신료 분리 징수에서 내놓은 대책치고는 1차원적이라는 부분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두 이사가 이번 수신료 분리 징수 국민제안의 시발점이 어딘지를 고민하고 이런 대응책을 내놓은 것인지 의문”이라며 “이번 국민제안은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대통령실에서 촉발됐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9일 홈페이지 '국민제안' 코너에 'TV수신료 징수방식(TV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 징수) 개선'이라는 글을 게재하고 ‘공영방송 수신료 분리 징수 방안’에 대한 국민의견을 수렴 중이다. KBS본부는 “경영진과 이사진 총사퇴는 권력의 공영방송 길들이기에 발맞춰 스스로 넙죽 엎드리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KBS본부는 “만약 수신료 분리 징수를 막기 위해 공영방송의 거버넌스를 정권에 바치는 행위를 자행한다면 이는 향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권력이 KBS를 손에 쥐고 흔들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자연스레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KBS본부는 “두 이사들의 충심이 공영방송 KBS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을 추천해준 정당과 정권을 위한 것인지 구성원들과 후배들이 의심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며 “조직의 구성원, 후배들을 위해 이사로서 본인들의 연륜과 경험, 혜안이 담긴 대책을 제시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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