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여권 성향 KBS 이사가 수신료 분리징수와 관련해 “(국민 입장에서) 그냥 방송사 하나 없어지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KBS 이사가 공영방송의 존재를 부정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사무처로부터 수신료 분리징수를 골자로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고받았다. 방통위는 이달 중 방송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KBS 이사회가 같은 날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여권 성향 김종민 이사는 “수신료 분리징수에 대해 정부가 추진한다고 하면 그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며 “(이사회나 경영진이)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지금 한국방송공사가 반드시 우리나라에 있어야 하나, KBS는 절대로 없어질 수 없다는 그런 식의 안일한 전제가 잘못됐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매체 환경이 변했다”며 “지금 IPTV에 들어가면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방송이 많고, 그런 상황에서 지금 YTN, 연합뉴스TV, MBC, SBS 전부 다 공영방송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KBS가 문 닫는다고 지금 우리 국민의 알 권리가 제약되나, 보도의 자유가 침해되나, 그냥 방송사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라면서 “표현이 과격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 이 논의 자리에서 인식이 너무 안일하기 때문이다. 큰 틀을 놓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YTN, 연합뉴스TV는 보도전문채널이며 SBS는 민영방송사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김찬태 이사는 “공영방송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듣기 상당히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미디어 환경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80년대 정책을 끌고 갈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지만, 이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며 "오늘 보고사항과 연관이 없는 상당히 비약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여권 성향 이사들은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경영진·이사회 총사퇴밖에 없다는 주장을 이어나갔다. 그러면서 수신료 분리징수가 국민에게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성향 권순범·김종민·이석래·이은수 이사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와 경영진의 동반 총사퇴만이 KBS의 생존을 시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권순범 이사는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는 근본적으로 신뢰의 붕괴”라며 “결합고지가 편함에도 국민의 96.5%가 안 하겠다고 응답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이사는 “수신료 분리고지는 수신료를 걷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징수 방법을 국민의 뜻에 받들어 선택권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붕괴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수신료 문제에서 KBS가 헤쳐나가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권 이사는 “공영방송 50주년을 맞는 KBS의 최대 위기 수신료 분리고지 문제를 해결할 실낱 같은 해결책은 경영진의 사퇴와 최고의결기관인 이사회 총사퇴가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은수 이사는 “사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사즉생 각오로 끝까지 KBS를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여전히 자리에 연연하는 것으로 들린다”며 “내가 죽어야 KBS가 산다면 먼저 죽어야 하는 것이다. 경영진이 죽겠다는데 이사들이 살겠다고 발버둥치겠나, 그러면 혹시라도 이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지막 희망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과 KBS 경영진 교체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으며 이르면 7월 말 경 방송법 시행령이 공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김의철 사장은 수신료 분리징수 대응책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합리적인 의사 결정과 근거 없이 분리징수 방안을 추진하고 권고를 내렸기 때문에, 그동안 수신료안정화전략회의 중심으로 운영하던 대응을 전사적 대응 체계로 바꿔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사장은 여러 법률 대응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그동안 수신료 관련 헌재나 법원의 판결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중심으로 특별부담금의 성격, 납부 형평성 문제, 해외 유사 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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