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가 수신료 분리징수로 ’장애인 방송‘, ’대외·국제 방송‘ 등 공익적 방송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KBS는 한국전력공사와 같은 전력회사를 통한 통합징수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수신료 제도를 운영 중인 유럽 23개국의 절반이 이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S는 13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이슈 관련 기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최선욱 전략기획실장은 “대통령실의 국민제안 결과를 놓고 굉장히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우선 KBS에 대한 시청자의 불만이나 지적에 대해 스스로 점검하고 경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KBS는 13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이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사진=미디어스)
KBS는 13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이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사진=미디어스)

최 실장은 “하나의 제도가 사회에 수용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며 “그래서 이런 논의가 한 번의 의견 청취로 결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KBS 수입의 약 45%를 차지하는 수신료 수입은 지난해 6,934억 원이다. 이 중 한국전력위탁 수수료는 465억 원, EBS 지원금은 194억 원이다.

‘수신료 분리징수가 방송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라는 질문에 최 실장은 “분리징수가 되게 된다면 징수비용이 들어가게 되면서 콘텐츠나 진행하고 있는 공익사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수신료를 납부하는 분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가지 않는 부분부터 고려될 것 같다. 일반 시청자는 체감하기 어렵지만, KBS가 감당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공익사업 자체가 위축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일례로 ▲대외·국제 방송 ▲장애인 방송 ▲클래식 전문 방송 등을 거론했다. 국제방송을 운영하는 해외 공영방송의 경우 정부교부금을 지원받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KBS는 중국·북한 등 인접국에 대한 대외방송 비용의 75%를 수신료로 충당하고 있다.

13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열린 '수신료 이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최선욱 KBS 전략기획실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KBS)
13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열린 '수신료 이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최선욱 KBS 전략기획실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KBS)

오성일 수신료국장은 “수신료 제도가 유지된다고 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적으로 징수하는 것이고, 그다음에 공평하게 징수하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한전에 위탁하고 있는 징수제도는 어느 나라 제도와 비교해도 매우 뛰어난 시스템으로 정착돼 있다”고 말했다. 

수신료 제도를 유지하는 유럽 23개국 중 12개국은 한국전력공사와 같은 전력회사가 수신료 징수를 담당하고 있다. 전력회사가 수신료를 통합 징수할 경우 행정적 비용과 인력을 절약할 수 있어 분리징수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수신료 분리징수가 실시된다면 현실적 재원 조달 방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최 실장은 “공영방송 제도에서 광고와 콘텐츠 판매는 국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보조 수단”이라면서 “결국 일반 미디어회사와 경쟁해야 한다. 덜 상업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 KBS가 갖고 있는 자산을 활용하는 부분을 고민해야 하는데, 이 또한 제도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서 시행령을 손보는 방향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는데, 시행령 개정으로 수신료 분리징수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최 실장은 “해당 내용에 대해 내부 검토는 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관련 내용이 전달되거나, (대통령실)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것은 파악되고 있지 않다.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따로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열린 '수신료 이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오성일 KBS 수신료 국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KBS)
13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열린 '수신료 이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오성일 KBS 수신료 국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KBS)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서 꾸준히 지적돼 온 방만 경영 문제 등의 해결이 선행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최 실장은 “외국 공영방송사는 KBS에 대해 굉장히 가성비가 좋은 공영방송이라고 이야기한다”며 “국민의 부담도 많지 않고, KBS가 하고 있는 서비스가 너무 많다. 프랑스TV는 라디오는 하지 않고, 독일(ZEF)는 TV 방송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시청자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방만 경영 문제 중 중요한 점은 KBS가 서비스를 어디까지 해야 하나라는 논의나 합의에 기초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수상기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 대해 오성일 국장은 “방송법에 수신료 징수 대상은 TV수상기라고 정의하고 있다”며 “주방에 설치된 수상기들도 포함된다. 그러나 모바일TV로 시청하는 경우 수신료를 부과하지 않고 가정에서 소지하고 있는 수상기는 몇 대인지 상관없이 한 대에 대해서만 수신료를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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