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22대 총선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18건의 법정제재 확정을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했다. 세계언론자유지수 폭락이 거론되며 제재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좌편향 기자회의 지수’라고 맞서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선방심의위는 9일 임기 마지막 회의를 열고 18건의 안건에 대해 재심을 진행했다. 이날 다수의 선방심의위원들은 안건이 18건에 달하자, 방송사들의 재심 신청서와 앞선 의견진술서 내용이 다르지 않다며 ‘인용’ 의견을 가진 위원만 입장을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22대 총선 선방심의위의 운영 기간은 오는 10일까지다.

그러자 심재흔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이번 선방심의위는 징계를 남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면서 “역대 선방심의위에서 관계자 징계가 딱 2건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선방심의위에서 내린 법정제재만 30건이고 그중 관계자 징계만 14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재흔 위원은 “MBC의 경우 선방심의위 중징계 7건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고 다 받아들여졌다”며 “선방심의위가 중징계를 내리고 방송사나 법원에서 집행정지가 나오고 이게 무슨 행정력 낭비인가. 마지막 남은 기회이기 때문에 중징계를 적정한 수준으로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선기 위원장(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은 “이전 선방심의위와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법정제재 건수가 적고 많고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22대 총선 선방심의위를 폄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선기 위원장은 “선방심의위 결과에 대해 언론이 어떻게 평가를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 없이 우리의 전문직 지식, 학문적 양심, 각 위원의 식견을 반영해 오늘까지 이르렀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상정된 재심 안건 18건 중 9건은 MBC 프로그램이다. 간추리면 ▲윤 대통령 민생토론회 비판 <신장식의 뉴스하이킥>(관계자 징계) ▲‘파란색 숫자 1’ 그래픽 사용 일기예보 <뉴스데스크>(관계자 징계) ▲‘윤 대통령 장모 가석방 추진’ 보도 <뉴스데스크>(관계자 징계)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스트레이트>(관계자 징계) ▲‘사법농단 판결’ 비판 <김종배의 시선집중>(관계자 징계) ▲‘김건희 모녀 23억 주식 수익’ <신장식의 뉴스하이킥>(경고) ▲‘런종섭 논란’ <권순표의 뉴스하이킥>(경고) ▲윤 대통령 이태원특검법 거부권 행사 비판·방통심의위의 ‘바이든 날리면’ 보도 징계 비판 <뉴스데스크>(경고) 등이다.
이와 함께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 ‘민원 사주 의혹’ 비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관계자징계) ▲윤 대통령 이태원 참사 거부권 행사 비판 CBS <김현정의 뉴스쇼>(경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화법 비판 cpbc <김혜영의 뉴스공감>(경고) ▲윤 대통령 이태원 참사 거부권 행사 비판 cpbc <김혜영의 뉴스공감>(주의) ▲‘공영운 후보자 딸 갭투자’ 오보 채널A <뉴스A>(주의) 등으로 모두 재심 청구가 기각됐다.
기각이 이어지자 심재흔 위원은 “이번에 언론자유지수가 62위로 떨어졌는데, 선방심의위의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면 내년에는 아프리카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오늘 기각해도 나중에 법원 가면 다 가처분이 인용될 것인데, 행정력 낭비”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최철호(국민의힘 추천) 위원은 “해당 지수를 발표한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좌편향됐다고 지탄받는 곳”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로 등장했던 4년 전부터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장모에 부인까지 비판하는데 그럼 언론자유지수가 높은 거 아니냐. 해당 지수에서 미국이 70위인 등 신뢰도에 문제가 있는데 친민주당 매체는 그런 모순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백선기 위원장도 “선방심의위의 결정이 언론자유를 왜곡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 기관에서 그런 수치를 내린다고 해서, 우리나라 언론이 나빠지기 어렵다. 특정 매체를 제외한 많은 언론은 나름대로 언론자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여전히 충실하게 기능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언주 전 의원(현 민주당 당선자)의 '김건희 모녀 주식 수익 23억 원’에 대한 비판 논평으로 ‘경고’를 받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가 유일하게 재심 청구가 인용됐다. 선방심의위는 진행자가 균형을 갖추려는 노력을 했다며 제재 수위를 ‘경고’에서 ‘주의’로 낮췄다. 이로써 22대 총선 선방심의위는 역대 최다인 30건의 법정제재를 의결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지부는 이날 <22대 총선 선방심의위,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방통심의위지부는 “대한민국 언론계를 뜨겁게 달궜던 초현실적 부조리극이 마침내 막을 내린다. 화제성 면에서는 꽤나 성공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여러모로 방송심의 역사에 길이 남을 문제작이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논평했다.

방통심의위지부는 “국정조사나 수사기관이 나서지 않는 이상, 각본상 수상의 영예가 누구에게 돌아갈지 끝내 밝혀지지 않을 수 있다”면서 “확실한 것은 캐스팅 디렉터를 맡은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공로다. 선방심의위원 추천단체로 TV조선, 공언련 등을 픽업하는 신공을 발휘해 MBC, CBS, YTN 방송사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졌고, 극우세력은 환호했다”고 꼬집었다.
방통심의위지부는 “이 모든 공로는 대통령실, 방송통신위원회, 검찰 등 국가권력과 공언련 같은 유수의 시민단체들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매주 ‘그들’의 민원을 접수받아 ‘그들’에게 상정할 안건을 작성하는 부끄러운 노동에 동원된 방통심의위 직원들의 피눈물 위에 역사적 괴작이 탄생했는데,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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