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역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를 전수 분석한 결과 이번 22대 총선 선방심의위가 가장 많은 법정제재를 의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22대 총선 선방심의위는 선거와 무관한 정부·여당 비판 보도에 대해 중징계를 쏟아내고 있어 ‘과잉심의’ ‘정권 심기경호’라는 비판을 받는다. 선방심의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시사인 26일 기사 <[단독] 역대 선방위 안건 전수 분석, 이번 선방위가 ‘역대급’>에 따르면 2008년 제18대 총선부터 2024년 제22대 총선(4월 25일 기준)까지 선방심의위 안건은 총 1126건이다. 지금까지 총 12번 선방심의위가 운영됐다. 

백선기 선거방송심의위원장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백선기 선거방송심의위원장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22대 총선 선방심의위는 총 29건의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이며, 이번 총선 선방심의위의 임기가 다음 달 10일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매주 목요일 주 1회 개최된 선방심의위는 돌연 오는 29일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다룬 MBC <스트레이트>를 심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했다. 

22대 총선 선방심의위를 제외하면 2012년 18대 대선 선방심의위가 17건으로 가장 많은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2016년 20대 총선이 14건으로 뒤를 이었다. 그 외 8번의 선방심의위 법정제재는 각각 5건 미만이었다. 2012년 제19대 총선 선방심의위의 법정제재는 전무했다. 

22대 선방심의위는 징계 수준에서도 압도적이다. 22대 총선 선방심의위는 역대 2건이었던 최고수위 징계인 ‘관계자 징계’를 현재까지 총 13건 의결했다. 중징계인 법정제재 ‘경고’도 22대 총선 선방심의위는 10건을 의결했다. 

시사인은 총 17건의 법정제재를 의결한 18대 대선 선방심의위와 관련해 “18대 대선은 종편 개국 1년 뒤인 2012년 12월에 치러졌다. 선방심의위의 제재도 종편에 집중됐는데, 총 17건(주의 9건·경고 8건) 중 채널A가 절반이 넘는 9건 중징계를 받았다”고 전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회의장면 (사진=MBC '뉴스데스크' 보도 갈무리)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회의장면 (사진=MBC '뉴스데스크' 보도 갈무리)

2016년 20대 총선 선방심의위는 사실보도, 여론조사 보도, 품위 유지, 사회통합, 후보자 출연 방송제한, 공정성·객관성 조항을 적용해  관계자 징계를 포함해 총 14건의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당시 관계자징계를 받은 MBN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총선 주제곡 뮤직비디오 영상을 25초간 방송했다. 2014년 6회 지방선거 선방심의위는 YTN <호준석의 뉴스 인>에 대해 최초의 관계자 징계를 결정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당시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의 남대문시장 방문을 소개하면서 가수 신승훈의 ‘I Belive’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모두 특정 후보자를 과도하게 부각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22대 총선선방심의위의 제재는 정부·여당 비판 보도에 집중됐다. 특히 선거와 무관한 내용에까지 중징계를 이어가 ‘월권 심의’ ‘정권 심기경호 심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22대 총선 선방심의위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 논평 ▲윤 대통령 장모 가석방 추진 보도 ▲사법농단 판결 논평 방송 ▲김건희 모녀 23억원 주식 수익 보도 등 선거와 무관한 내용에 법정제재를 내렸다.

시사인은 “애초 선거 때마다 새로 꾸려지는 선방위 구성은 연속성과 전문성을 보장하기 어려운데, 제22대 총선 선방위 구성에는 그간 방심위가 쌓아온 선례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방통심의위의 선방심의위 구성은 편향성 논란을 일으켰다. 여권 추천 위원들이 선방심의위원 추천 단체를 야권 추천 위원들과 논의·합의 없이 바꿨기 때문이다. 이번 선방심의위는 기존 한국언론학회, 언론정보학회,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가 추천해 왔던 학계 몫을 미디어정책학회가, 시민단체 몫을 보수성향 언론시민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가 행사했다. 또 TV조선 추천 인사가 선방심의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 붙어 있는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 사퇴 촉구 현수막' (사진=미디어스)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 붙어 있는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 사퇴 촉구 현수막' (사진=미디어스)

방통심의위 상임위원회가 선방심의위원 추천 단체를 결정한다. 현재 상임위는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과 황성욱 위원 2인으로 운영된다.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선방심의위에 접수된 정당·단체 민원 모두 국민의힘과 공언련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방통심의위가 추천한 백선기 선방심의위원장은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의 박사 학위 지도교수다.

시사인은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한번 악용된 제도는 반복해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며 “선방심의위가 처한 위기를 오히려 선방심의위 제도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선방심의위는 예비후보자등록 하루 전부터 선거일 후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선방심의위원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정당과 중앙선관위·대한변호사협회·방송사·방송학계·언론인단체·시민단체 등에서 추천을 받아 총 9명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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