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차기 EBS 사장 공모에 신동호 이사(전 MBC 아나운서 국장)가 지원했다. 신동호 사장 내정설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신 이사는 'MBC 인맥'으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최재혁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을 꼽을 수 있다.
신동호 이사는 부당노동행위 가담, 2인 체제 방통위의 위법적 의결에 따른 보궐이사 등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 신동호 EBS 사장 내정설은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알박기' 시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1일 방통위는 홈페이지에 EBS 사장 지원자 8명의 지원서를 공개했다. 방통위는 오는 17일까지 EBS 사장 지원자에 대한 국민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심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공모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진행됐다.
EBS 사장 지원자는 접수번호 순으로 ▲신동호 EBS 이사(전 MBC 아나운서 국장) ▲김영호 전 KNN 본부장(전 코바코 차장) ▲장두희 KBS 심의위원(전 KBS 글로벌전략센터 신사업기획단장) ▲권오석 한서대 교수(전 KBS 미디어 사장) ▲류남이 EBS 수석 ▲김덕기 전 KBS 대구총국장 ▲김승동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전 CBS 논설위원실장) ▲박치형 전 EBS 부사장이다.
신동호 지원자는 1992년 MBC에 아나운서로 입사해 아나운서 1부장, 아나운서 국장 등을 역임했다. 2023년 10월부터 EBS 이사로 재직 중이다. 신동호 지원자는 "EBS가 안고 있는 문제와 과제를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EBS를 '미래 교육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하고자 공모에 지원한다"고 했다.
김영호 지원자는 1983년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를 시작으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KNN, 부산영어방송 등에서 방송 및 경영 업무 전반을 맡아왔다. 김영호 지원자는 “지난 35년간 방송과 경영에 매진한 결과 EBS의 일원이 되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고 지원 동기를 밝혔다.
장두희 지원자는 1993년 KBS 부산총국 아나운서실에 입사해 PD로 직종을 변경하고 글로벌전략센터 신사업기획단장, KBS미디어 뉴미디어본부장 겸 이사, 강릉방송국장 등을 역임했다. 장두희 지원자는 "방송산업의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경험자로서 교육방송의 성공과 교육 소비자 만족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헌신하기 위해 지원한다"고 했다.
권오석 지원자는 KBS 대전총국 편성제작국장, KBS아메리카 대표이사, KBS 미디어 사장, 경기콘텐츠진흥원 비상임이사를 지냈다. 권오석 지원자는 EBS가 뉴미디어 환경과 공적재원 삭감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며 국내외 콘텐츠 유통회사를 경영해 본 경험으로 EBS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다고 했다.
류남이 지원자는 1991년 EBS에 입사해 통합시스템구축 편성제작TF총괄, 웹기획·마케팅 총괄, 기획예산부장, 온라인교육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류남이 지원자는 "EBS가 직면해 있는 절대절명의 문제를 내부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소통하고, 지혜와 힘을 모아 그리고 외부 관계자의 협력을 이끌어 내어 해결해 나가고자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김덕기 지원자는 1985년 KBS PD로 입사해 KBS대구방송총국장, KBSN 감사, 경상북도 문화예술진흥원장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KBS에서 진행된 '2023연도 경영평가'의 단장을 맡았다. 김덕기 지원자는 청소년들에게 자유민주의의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형성이 필요하다면서 "자랑스러운 근·현대사를 균형있게 조명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한다"고 했다. 김덕기 지원자는 자신이 관여한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이승만다큐 3부작>을 꼽았다.
김승동 지원자는 CBS에서 경제부장, 대구본부 보도국장, 경남본부장, 마케팅본부장, 논설위원실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8월부터 연합뉴스 대주주 뉴스통신진흥회의 이사로 일하고 있다. 김승동 지원자는 EBS를 흙수저 자녀들을 위한 교육방송, 100세 시대 평생교육 방송으로 만들기 위해 사장에 지원했다고 했다.
박치형 지원자는 1989년 EBS에 PD로 입사해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대우교수, 고려대 문화창의학부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지형 지원자는 "30여 년 동안 PD, 기자, 정책기획, 부사장 등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공영방송으로서 EBS가 지난 교육적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깊이 이해하고 실현해왔다. EBS가 교육 공공성을 강화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글로벌 교육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했다.

미디어스는 지난 8일 신동호 이사 사장 내정설을 보도했다. 신동호 이사는 사장 공모 시기 EBS 이사회 사무국에 두 차례에 걸쳐 경력 증명서를 신청하고 떼어갔다. MBC 출신인 신동호 이사의 인맥으로 같은 MBC 출신인 이진숙 방통위원장, 최재혁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거론된다. 최재혁 비서관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MBC 아나운서 국장을 맡았다. 신동호 이사는 2013년부터 최재혁 비서관 후임으로 MBC 아나운서 국장을 이어받았다. 이진숙 위원장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MBC 기획조정본부장을 지냈다. (관련기사▶2인체제 방통위, EBS사장 알박기에 신동호 내정설)
신동호 이사는 부당노동행위 가담 전력이 있다. 신동호 이사가 MBC 아나운서국장 시절 A아나운서를 부당전보 한 사실이 법원 판결로 확정됐다. 2015년 6월 MBC 이사회에서 A아나운서 등 아나운서국 직원 3명에 대해 '반드시 빼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신동호 이사는 A아나운서를 '편성제작본부 아나운서국'에서 '미래전략본부 매체전략국'으로 전보시키는 인사발령 요청서에 결재했다. A아나운서는 2012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파업에 참여했으며 세월호 보도 참사를 비판한 예능국 PD에게 내려진 징계에 항의하는 글을 사내 게시판에 게재했다.
신동호 이사는 정치권 활동 이력이 있다. 신동호 이사는 2020년 3월 5일 MBC를 퇴사하고, 같은 달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4번에 이름을 올렸다. 미래한국당이 비례 번호를 조정하면서 신동호 이사는 당선권 밖인 30번대로 밀렸다. 이후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신동호 이사는 2인 체제 방통위의 의결을 통해 EBS 이사에 임명됐다. 지난 2023년 10월 이동관 위원장·이상인 부위원장 2인 체제 방통위는 신동호 EBS 보궐이사를 임명했다. 2인 체제 방통위 의결의 불법성은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과 본안 소송 등에서 인정되고 있다. 방통위를 5인의 상임위원으로 구성해 정치적 다양성을 반영하는 것이 방통위설치법의 입법 목적이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는 신동호 이사의 사장 내정설은 2인 체제 방통위의 '공영방송 알박기'의 증거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EBS지부는 지난 9일 성명에서 "신동호 이사의 사장 내정설이 불거졌다. 2인 체제 방통위가 졸속으로 EBS 사장 선임 절차를 강행하는 이유가 결국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알박기' 시도임이 드러나고 있다"며 "위법한 2인 체제 의결로 EBS를 정치판으로 만들려는 속셈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했다.
언론노조 EBS지부는 "이미 3인 의결 방통위 설치법이 본회의를 통과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장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이진숙·김태규 2인 체제 방통위는 이틀 뒤 열릴 전체회의 안건에 ▲EBS 사장 선임계획 ▲KBS 감사 임명 안건을 추가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방통위 의사 정족수를 '위원 3인 이상'으로 규정하는 방통위설치법 개정안을 의결한 날이다. 방통위설치법 개정안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2인 체제 방통위는 지난달 28일 EBS 사장 선임계획 등의 안건 의결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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