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안현우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민희)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선 전 중단됐던 이른바 방송3법 단일안을 마련, 상임위 처리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과방위 민주당의 방송3법 단일안은 정치권의 공영방송 이사 추천권을 50% 가까이 못 박아, 정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방송3법 논의가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미디어스 취재 결과, 5일 오후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KBS, MBC, EBS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혁하는 방송3법 단일안과 처리 시기를 논의했다. 오는 10일 법안심사2소위(소위원장 김현)에서 방송3법 단일안을 처리한 후 전체회의를 열어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방송계에서는 새 민주당 원내지도부 선출 전 과방위 의결을 통해 방송3법 단일안을 되돌릴 수 없게 만들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을 보내고 있다. 6·3 대선 전 과방위 처리를 반대했던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임기가 오는 13일 종료된다.

방송3법이란 KBS·MBC·EBS 지배구조 추천 주체를 다양화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를 표방하고 있다. 그동안 여야는 법적 근거 없이 공영방송 이사회를 7대4(KBS), 6대3(방송문화진흥회, EBS) 구도로 추천해왔다. 특히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었던 문재인 정부 시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최선안을 찾겠다는 이유로 중단된 사례가 있다.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을 되돌리는 데 있어 시간 문제뿐만 아니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발의된 방송3법은 총 13개다. 민주당 과방위가 논의 중인 방송3법 단일안의 골자는 정치권의 공영방송 이사 추천을 절반 가까이 보장하는 내용이다. KBS 이사 15명 중 7명, 방송문화진흥회(MBC대주주)·EBS 이사 13명 중 6명을 국회가 추천하도록 하고 나머지 이사는 학계, 법조계, 시청자위원회, 공영방송 종사자 대표가 추천한다.
5일 민주당 과방위 정책조정회의에서 논의된 방송3법 단일안의 골자는 변화가 없다. 다만 국회 교섭단체 추천의 경우, KBS는 7명 미만으로, 방문진 EBS는 6명 미만으로 조정하는 안이 제안됐으며 논의 과정에서 KBS 6명, 방문진·EBS 5명으로 조정하는 안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민주당 추천 몫은 KBS 4명은 변동이 없고 방문진·EBS는 4명에서 3명으로 1명 줄어든다. 하지만 조정안 논의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재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방송3법과 비교해 국회 추천 몫이 늘었다. 지난해 8월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 국회 본회의 재표결 끝에 폐기된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 수를 21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화했다. 국회 교섭단체가 5명, 방통위가 선정한 미디어학회가 6명, 시청자위원회가 4명, 방송직능단체(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6명을 추천하도록 했다. 국회 추천 몫이 전체 공영방송 이사 수의 4분의 1 이하라는 얘기다. 과방위의 방송3법 공청회에서 제시된 언론시민사회 의견은 국회 추천 몫 '3분의 1 이하'였다.

EBS는 지배구조 개선의 결과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행사해왔던 사장 임명권이 그대로 유지됐으며 교육부와 교육단체의 이사 추천권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단체 추천은 교총과 전교조가 각각 1명 행사한다. EBS 관계자는 “현재는 EBS 사장 임명권이 방통위원장이 행사하고 있고 예산 또한 방통위와 교육부의 승인 없이는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방통위나 교육부 출신 고위 관료들이 사장, 감사, 이사 등 주요 보직에 반복적으로 임명되어 왔고, 이제는 이런 낙하산 인사가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교조와 교총이 1명씩 행사하는 방식에 대해 “겉보기에는 균형을 맞추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교육적 전문성과 공익성보다 이념적 대립 구도를 반영하는 공간이 되면, 정책 논의가 정치적 갈등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며 “협의와 조정보다는 표 대결과 대립을 전제로 한 구조다. 이사회가 생산적 논의보다 정쟁의 장이 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4일 유뷰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방송3법 단일안에 대해 ‘언론노조, 일부 (방송사) 사측 등과 논의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하지만 방송3법 단일안에 대한 실체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물론 '파우치' 박장범 사장의 KBS 경영진이 논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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