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SBS를 비롯한 지역민영방송 노조들이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를 공영방송·보도전문채널로 한정한 방송3법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자 "일단 넣고 보자는 식으로 진행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노조 SBS본부, CJB·G1방송·JIBS·JTB·KBC·KNN·TBC·TJV·UBC지부(민방 노조)는 8일 <갈리치기 임명동의제 담은 방송3법, 졸속 통과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민방 노조들은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이어가고 있다”며 “7월 1일 일부 언론사만 갈라치기로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를 적용시킨 ‘방송3법 단일안’을 서프라이즈처럼 공개하더니, 닷새 뒤인 전체회의도 군사작전처럼 밀어붙여 법안을 처리했다. 이제는 마지막 문턱인 국회 본회의 통과도 7월 내 끝내겠다고 자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과방위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의 ‘방송3법 단일안’을 상정, 표결을 거쳐 찬성 11표, 반대 3표로 가결 처리했다. 이번에 처리된 민주당 과방위 방송3법 단일안은 공영방송과 보도전문채널(KBS·MBC·EBS·YTN·연합뉴스TV)에 한해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를 명문화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전체회의 말미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의 경우 보도 기능이 있는 방송사에는 모두 적용하는 것이 원칙에 부합한다고 저도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공영방송과 보도전문채널에만 적용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민영방송과 종편들이 이 법의 취지를 존중해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를 내부 편성규약 등으로 도입해 주길 강력하게 요청한다. 앞으로 제도적으로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의 확대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과방위원장은 “이 법이 법사위와 본회의를 거쳐 온전히 시행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방노조는 최 과방위원장 발언에 대해 “모든 해답이 들어있는 발언이다.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법제화는 모든 언론 종사자들의 숙원인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대다수 언론사에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슨 쪽지예산 집어넣듯, 보도전문채널만 적용시킬 논리가 부족하니, KBS-MBC-EBS도 일단 넣고 보자는 식으로 애들 장난처럼 진행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방노조는 “5개 방송사만 갈라치기로 적용되는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는 나머지 언론사 소속 노동자를 사지로 내모는 독소조항”이라며 “노사 합의로 시행된 ‘사장 임명동의제’를 마음에 안 든다고 걷어 차버린 SBS 사측에겐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도 없앨 좋은 구실 하나를 던져줬다. 임명동의제는커녕 방송을 사유화하고 백주대낮에 노조위원장을 두들겨 패는 지역 민영방송사 사측엔 더 날이 잘 드는 망나니 칼 하나를 쥐어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방노조는 “이번 졸속 법안 처리를 보면 한편의 블랙코미디”라며 “기자회견문 문구 하나까지 상의하던 언론노조 집행부는 그 중차대한 법 개정 사항을 사전에 알았으면서도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과방위 소위 통과 하루 전에야 법안 내용을 알게 돼 깜짝 놀라 민주당 의원에게 따졌더니 ‘왜 몰랐냐’는 꾸지람만 들어야 했다”고 전했다.
민방노조는 “6일 내내 차별적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는 독소조항이라고 외쳤더니, 그제서야 최민희 위원장은 우는 아이 떡 하나 물려주듯 ‘여러 상황을 고려했다’는 말 한마디 남겨 두고 법안을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지금이라도 원칙으로 돌아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 전까지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를 최소한 지상파 방송사만이라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SBS본부와 지역민방노조협의회는 이날 오후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회의에 참석해 민주당과 방송3법 논의 과정에서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적용 대상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 항의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정기획위원회에 임명동의제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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