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국민이 KBS다. 용산방송 거부한다”는 구호와 함께 ‘박민 사장 체제 1년’ 고발로 단체행동의 시작을 알렸다.
18일 언론노조 KBS본부는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단체협약 쟁취 공영방송 사수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KBS본부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 이후 실시된 첫 집단행동이다. KBS본부의 이번 집단행동은 지난 2017년 총파업 이후 7년 만이다.

결의대회에 언론노조 KBS본부 소속 본사 27개 구역과 지역 12개 지부에서 600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 조기호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등이 함께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사장 선임 절차 중단을 위한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쏟아지는 폭우에 우비를 챙긴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은 깃발을 들고 자리했다. 결의대회 현장에 ‘권력으로부터 독립, 국민만이 주인이다’ ‘용산방송 거부하고 돌아가자 국민방송’ 현수막이 걸렸다. KBS본부는 “국민이 KBS다. 용산방송 거부한다”는 구호로 결의대회 시작을 알렸다.

박상현 KBS본부장은 “지난 1년간 KBS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현업에 계시는 분들이 더 잘 아실 것”이라면서 “자격없는 새 이사들이 KBS를 용산 방송으로 계속 만들기 위해 새 사장 선임을 강행하고 있다. 1년 동안 KBS를 망쳐왔던 박민, ‘조그마한 파우치’의 박장범, ‘김건희를 뉴스에서 지운’ 김성진 이들이 KBS의 미래를 그릴 수 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박 본부장은 “KBS가 국민의 방송이 되는 것은 미래 일인 것 같지만, 미래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부터 우리가 국민의 방송을 만들어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 1년간 박민 사장 체제의 ▲수신료 대응 실패 ▲제작시스템 파괴 ▲보도 참사 ▲대규모 조직개편 등을 고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강나루 시사보도구역 중앙위원은 ”명태균 사례만 봐도 9월 초에 최초 보도가 나왔는데 <뉴스9>은 한 달 뒤에 처음 나왔다”며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사안, ‘남한 뉴스’에 관심 있는 시청자는 우리 뉴스만 봐서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강 중앙위원은 올해 한국기자협회 조사에서 KBS 신뢰도가 급락한 것을 거론하며 “박민 사장으로 바뀌고 나서 타사 기자들이 ‘TV조선 뉴스 따라갈 거다’라고 비아냥거렸는데, TV조선보다 더 심하다”면서 “다른 매체들이 모니터링할 때 KBS 기사는 모니터링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현안을 따라가지 못하는 보도들 위주이기 때문에 타사 기자들도 긴장하지 않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강 중앙위원은 “무엇보다 박민 사장이 우리가 KBS라는 공영방송을 지탱하고 있는 구성원으로서 갖고 있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뺏어간 게 가장 크다”라고 강조했다.
수신료국 소속 김형준 조합원은 KBS가 수신료를 직접 징수하는 비율은 2%뿐이지만 징수 체계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면서 “KBS가 징수하는 수신료는 사전에 금융기관과 협조가 안 돼, KBS에 직접 수신료를 납부하는 사람들은 2,500원을 내기 위해 매달 은행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조합원은 “사장이 지난해 11월 효율적 수신료 분리고지 안착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들었는데, 무슨 활동을 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시스템 개선을 위한 예산도 배정됐는데 업무 분장이 안 돼서 아직 한 푼도 못 쓰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이렇게 준비를 개판으로 해놓고 징수 업무를 강행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 조합원은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민원 업무도 떠맡아, 매일 야근을 하고 있다. 경영진은 직원들의 몸으로 때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라이브> 제작을 맡았던 김문식 편성국 중앙위원은 “박민 사장 취임 첫날 프로그램 폐지와 진행자 교체가 이뤄졌다. KBS 역사상 유례없는 폭력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8월 15일 ‘이승만 미화’ 다큐 <기적의 시작> 방영과 관련해 “7월, 김건희 씨가 하와이에 가서 이승만 관련 교회도 방문하고, ‘이승만이 재조명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한달 뒤에 <기적의 시작>이 방송된 것이다. 사측도 ‘무조건 반영해야 한다’ 외에 반영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중앙위원은 “이들은 말로 들어서 될 사람이 아니지 않냐”며 “각 분야에서 KBS를 최대한 단기간에 장악해서 파괴하려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좋은 말로 하면 안 된다. 1년 동안 벌어진 시간을 반추하면 3년은 KBS를 지하 밑으로 추락시키기 충분하다. 이 중한 상황에 대해 구성원들이 더 큰 목소리를 외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투쟁결의대회 이후 KBS본부는 ‘국민이 KBS다’ ‘용산방송 거부한다’는 피켓을 들고 여의도역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이후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힘내라 공영방송 구하자 KBS> 시민문화제에 참석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관련기사
- "'KBS이사 효력정지 가능성 높아져…사장 선임 중단하라"
- "용산 낙하산, 파우치, 보도참사" KBS 최종 사장 후보
- KBS구성원, 박민 권익위 추가 신고…경영계획서 대리작성 의혹
- KBS 구성원, 박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신고…왜?
- KBS 구성원들, '연차투쟁'으로 쟁의행위 시작
- KBS, 명퇴·무급휴직 난리통에 간부 업추비 대폭 인상
- '박민 조직개편 반발' KBS 팀장 릴레이 보직사퇴
- KBS 양대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태업, 파업 등 다앙한 투쟁방식"
- 언론노조 KBS본부 '쟁의 찬반투표' 가결…찬성률 93%
- "친윤·여사 낙하산, KBS 망치기 경쟁하는 꼴"
- 전례없는 보수 정부 KBS 보궐사장 연임…설마 박장범?
- 연이은 '박민 연임 반대' 90%대 KBS 내부조사 결과
- 기미가요 방송 잊은 박민, 연임 도전의 변
- KBS 사장 지원자, '연임설' 박민 포함 달랑 4명
- '박민 조직개편' 반발한 KBS 제작본부 팀장들 '보직사퇴'
- KBS 구성원 "선무당이 조직개악안 강행…심판의 시간"
- 여권 KBS이사들, 구성원 대다수 반대 '조직개편안' 강행 처리
- KBS 양대노조, '무능경영 박민 심판' 쟁의행위 투표 실시
- "'연임설' 박민 불신임 98.75%, 공영방송 KBS 파괴 덕이죠"
- KBS 기자협회 구성원 91% "우리 뉴스 불공정"
- "직원들이 동의한다"던 박민 KBS 사장, '불신임' 98.75%
- KBS 23일 총파업 돌입 "위법적 사장 선임 무효"
- KBS "수신료 위기에 파업"…구성원들 "위기 만든 주인공 누구?"
- 군사작전 방불케 하는 KBS 차기 사장 선출
- 박장범, 박민 조직개편 부정적…수신료 분리징수는 한마음
- 박민, '지원서'도 대리작성 의혹…KBS이사장 "수신료 징수율 대단한 공적"
- 박민 연임 꺾은 '조그마한 파우치' 박장범
- 야권 KBS 이사들 "박장범 임명 제청 즉각 법적 대응"
- KBS 이사 4인, '박장범 임명제청'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 "박장범, 제2 제3의 '파우치 대담' 자명"
- “‘파우치 앵커’ KBS사장 선출, 김건희 방송으로 가는 결정적인 장면"
- KBS기자들 "박장범,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못박아
- KBS 저연차 45기 기자들 "'파우치 앵커' 박장범 사퇴하라"
- KBS 막내기자들 "부끄러움 먼저 배우게 한 박장범 물러나라"
- 지면 장식하는 박장범 키워드 ‘쪼만한 백’ '아부 보도' '용산 방송'
- KBS 현장 취재기자들, 기수별 '박장범 거부' 성명 쏟아내
- KBS PD협회 "정권 아부, 사적 욕망밖에 없는 '파우치 박' 사퇴하라"
- KBS 고연차 기자들 "후배·동료 한목소리 박장범 반대…사퇴하라"
- 20년차 이상 KBS기자들 "파우치 사장 용인 못해"
- '박장범 선배' KBS 기자들도 "염치 아는 기자면 멈춰라"
- 술친구가 못다 한 KBS 조직개편, 파우치가 바통 터치?
- "모든 KBS 기자들, 정권의 방송 거부…박장범 막을 것"
- 박민 "박장범, KBS 조직개편 공감...시행 의지 밝혔다"
- "박장범 ‘정확한 사실만' 보도? ‘북한' 뉴스 검증 가능했나요"
- KBS 야당 반장-박장범 인청단 "답변 안하기 전략" 문자
- KBS서 그치지 않는 박장범 사퇴 요구 "정권 나팔수 말로는 비참"
- '수신료 통합징수법' 과방위 소위 통과…박장범은 환영할까
- KBS 기자들 "특보 시청률, 종편보다 낮아…국민 외면 시작됐다"
- TV수신료 통합징수 통과됐지만 공포까지는 미지수
- "최상목, 윤석열 정권 방송장악에 힘 보태나"
- 김의철 전 KBS사장이 전한 해임 이후…"KBS 포기 말아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