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막내 기자들이 “앵커가 뉴스를 사유화해 사장 자리를 얻어내는 사이, 현장에서 부끄러움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했다”면서 ‘조그마한 파우치’ 박장범 사장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KBS 기자들의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다.
KBS 50기 기자들은 25일 기명 성명을 내어 'KBS는 못 하잖아요'라는 말을 요즘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다며 “10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 유족뿐만이 아니었다. ‘KBS에서 이런 주제는 못 다루지 않냐’고 묻는 수많은 취재원에게 우리는 ‘보도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답할 수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50기 기자들은 “부끄러웠다. 질문은 기자의 역량을 드러낸다고 배웠는데 대통령 신년 대담에서 박장범 앵커가 던진 질문은 함량 미달이었다”면서 “기사보다 공들여 쓰라고 배운 앵커 멘트는, 취재기자가 납득할 수 없는 문장으로 바뀌곤 했다. 본질과 무관한 ‘파우치냐 백이냐’ 논쟁을 지켜봐야 했던 시청자들에게 ‘KBS라서’, ‘KBS니까’라는 말은 전혀 다른 의미로 변하고 있었고, 그 선봉에 박 앵커가 있었다”고 말했다.
50기 기자들은 박장범 사장 후보자를 향해 “지난 1년간 KBS 뉴스는 공정했나, 앞으로는 공정할 거라고 자신할 수 있나, 현직 앵커인 당신이 사장직에 지원하면서 현장 기자들이 땀 흘려 취재한 결과물을 전달하는 ‘뉴스9 앵커직’이 ‘사장 지망생’ 자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50기 기자들은 ‘데스크 기능을 강화해 중립성을 훼손할 경우 문책하겠다’는 박 후보자의 ‘경영계획서’를 거론하며 “사장이 되면 지금보다 더 용산 입맛에 맞는 보도만 하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 참사를 추모하는 스티커 하나 용인하지 못하던 회사가 용산의 줄을 탄 앵커의 사장 도전은 너무도 쉽게 용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50기 기자들은 “시청자 눈에 KBS는 치열하게 취재하고 감시하는 언론이 아닌, 치열하게 줄 서고 눈치 보는 언론으로만 비칠까 두렵다”면서 “앵커가 뉴스를 사유화해 사장 자리를 얻어내는 사이, 우리는 현장에서 부끄러움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했다. 제보가 줄고 신뢰도는 하락하는 사이, 지역국에서는 수신료 항의 전화에 응대하는 법까지 배워야 했다"고 토로했다. 50기 기자들은 "뉴스 가치를 따지기보다 데스크 입맛에 맞을지를 먼저 가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0기 기자들은 “언론은 소외된 곳을 비춰야 한다고 배웠지만 지금은 그런 보도가 왜 연기되는지 취재원에게 해명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더 이상 이런 배움은 거부한다”면서 “공영방송의 가치가 훼손되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 박장범 앵커는 후보직과 앵커 자리에서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박장범 사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면 12월 10일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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