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같이(가치)노동조합이 인사청문회를 끝낸 박장범 사장 후보자에 대해 “구성원 누구도 공정하고 제작자의 판단을 존중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정권은 반길 인물이지만 KBS에는 가장 부적합한 인물”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KBS 같이노조는 21일 성명을 내어 “누구나 우려한 것처럼 인사청문회는 ‘파우치 논란’으로 얼룩졌다. 박 후보자는 오랜 세월 지나서도 이름보다는 ‘파우치’로 기억될 것”이라며 “불신과 불안, 박 후보자는 그 위에 서 있다. ‘파우치는 팩트’라며 본인이 내뱉은 맥락을 애써 부정하고, 그러면서도 스스로 확신 없는 모습을 사흘간 되풀이했다”고 비판했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후보자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이어진 인사청문회에서 KBS 현안과 관련해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박 후보자는 박민 사장 체제의 경영진이 무력화시킨 ‘임명동의제 복구' 여부에 대해 “방송법상 인사권 침해 요소가 있고, 절차상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KBS 같이노조는 “진짜 팩트는 ‘파우치’ 이외에 박 후보자를 설명할 다른 말이 없다는 것”이라며 “9시 뉴스의 앵커를 맡는 동안 KBS 뉴스의 신뢰도와 시청률은 곤두박질쳤다. 정권에 아첨한 사람이 사장 자리를 꿰찼다는 게 시청자들의 보편적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성’과 ‘제작자율성’을 되뇌는 박 후보자의 말이 허공에 맴도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며 “자의적으로 과거의 불공정 보도를 사과하고는 정작 본인은 앵커멘트에서 팩트를 왜곡하거나 맥락을 파괴해 공정성을 훼손했다. 현재 KBS 구성원 누구도 박 후보자가 공정하고 제작자의 판단을 존중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BS 같이노조는 “정권의 나팔수를 자처하는 사장의 말로는 진영을 막론하고 비참했다. 초유의 위기 속에 1년간 우왕좌왕한 KBS가 박장범 후보자의 ‘조그마한’ 능력과 비전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의문만 남은 청문회였는데, 부적격 인사가 불러올 참사가 우려될 뿐”이라고 했다.

박장범 앵커가 KBS 사장 후보로 임명제청 된 후 구성원의 반대성명 (출처=언론노조 KBS본부)
박장범 앵커가 KBS 사장 후보로 임명제청 된 후 구성원의 반대성명 (출처=언론노조 KBS본부)

언론노조 KBS본부는 20일 성명에서 “공영방송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대해 어떠한 철학도 가지지 않은 인물, 정권에 아부하며 공영방송을 기꺼이 제물로 바칠 인물,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 수 있는 인물, 그 적임자가 파우치 박장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정권은 반길 인물이지만, 국민으로부터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는 KBS에는 가장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KBS본부는“구성원들은 결단을 내렸다”며 “취임도 전에 레임덕으로 지금과 같은 상태로는 사장으로 취임하더라도 어떠한 리더십도 행사하기 힘들다. 더이상 욕심부리지 말고, 파우치 박장범 후보자는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의 95.40%가 박 후보자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33년차 18기부터 막내인 50기까지 총 30개 기수, 495명의 기자들이 '박장범 반대' 기명 성명을 발표했다. KBS 기자협회, PD협회 등 직능 단체도 박 후보자에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대통령실의 KBS 사장 선임 개입 의혹’과 관련해 오는 25일 KBS 이사회 현장검증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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