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이사회가 박민 사장 체제의 경영진이 강행한 ‘조직개편’ 시행일을 차기 사장 임명 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0일 KBS 이사회 안건으로 보고사항 ‘2025년도 예산편성 방향(안)’과 의결 안건 ‘직제규정 개정안’이 공지됐다. 의결 안건 ‘직제규정 개정안‘의 골자는 지난달 25일 이사회가 강행 처리한 조직개편 시행일을 기존 11월 4일에서 사장 선임 후인 12월 16일로 연기하는 내용이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면 12월 10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KBS 이사회 (사진=KBS)
KBS 이사회 (사진=KBS)

해당 조직개편은 박민 현 KBS 사장이 추진했으며 구성원 대다수의 반발을 사고 있다. 골자는 ▲시사프로그램 제작 보도국 이관 ▲기술본부 대규모 축소 등이다. 특히 제작1본부 산하 시사교양국은 사실상 해체되며 신설되는 교양다큐센터 소속이 된다. 교양다큐센터는 사장 직속 기구다. 해당 조직개편에 반발해 제작본부 1팀장단과 기술본부 및 제작기술센터 팀장 53명이 보직 사퇴했다. 

현재 박 후보자는 박민 사장의 조직개편 방향성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KBS 이사는 29일 미디어스에 “박장범 후보자가 큰 틀에서 조직개편안을 수용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조직개편과 연동된 2025년 예산편성 보고도 이뤄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 이사는 “문제는 박장범 사장 후보자가 ‘박민 표 조직개편안’을 그대로 승계한다는 것"이라며 "이 사람이 갖고 있는 조직적 비전이 무엇인지 검증이 안 됐다. 만약 사장이 된다면 적어도 조직 구상에 대해 깊이 고민한 다음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남의 생각을 그대로 시행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성원 대다수가 박민 사장의 조직개편안을 반대하는 것도 있지만, 이사회가 단순히 조직개편 시행일만 고쳐주는 것도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박민 현 KBS 사장과 박장범 사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KBS)
박민 현 KBS 사장과 박장범 사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KBS)

앞서 박 후보자는 사장 면접에서 박민 사장의 조직개편과 관련해 “(조직개편에 대해)기본적으로 존중을 해야 하지만, 방송은 현업이 우대받아야 한다”며 “그런 사람들이 일을 잘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 진짜 조직개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조직을 너무 줄였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특히 기술본부를 너무 줄였는데 구성원의 사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조직개편 시행 시기가 유동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장이 되면)시행 시기는 이사회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야권 성향 KBS 이사 4인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한 KBS 이사회의 ‘박장범 사장 후보자 임명제청’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기일이 다음 달 13일로 잡혔다. 

야권 KBS이사 4인은 지난 23일 이사회의 박장범 사장 임명제청 의결 이후 입장문을 내어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의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가 위법적으로 임명한 7명의 이사들에 의해 위법이 거듭된 것”이라며 “방통위에 의해 위법적으로 구성된 KBS 여권 성향 이사들의 박장범 사장 후보자 선출은 원천무효”라고 규탄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