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공영방송 3사 현직 야권 이사들이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진숙, 이하 방통위)의 차기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 야욕에서 비롯된 '이진숙 사태'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이 탈법과 졸속으로 얼룩졌다며 정부를 향해 원천무효를 촉구했다.
7일 KBS, 방송문회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 EBS 이사 15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법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원천무효"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 방문진 권태선·강중묵·김기중·김석환·박선아·윤능호 이사, KBS 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조숙현 이사, EBS 유시춘·문종대·박태경·조호연 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위법하고 졸속적인 공영방송 이사 선임으로 우리 사회가 큰 혼란과 갈등을 겪고 있다. 민주주의의 버팀목인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절벽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고, 국회의 불가피한 방통위원장 탄핵에 따른 정치·사회적 진통도 커지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이진숙 사태'가 근본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 야욕에서 비롯됐다고 규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올바르게 해결할 출발점은 윤석열 정부가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무효화하는 것뿐임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우리는 KBS의 위법적 이사진·사장 교체를 통해 윤석열 정부가 공영방송을 어떻게 장악하고 망가뜨리는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내팽개치는지 분명하게 지켜보고 있다. MBC에서 이런 사태가 재연되는 것은 국민에게 너무나 큰 불행"이라고 했다.
방통위 이진숙 위원장은 '2인 체제'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했다. 방통위는 KBS 이사 7인을 추천하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6인을 임명했다. 나머지 KBS 이사 4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3인을 추천·임명하지 않은 방식으로 기존 야권 추천 이사들이 직무를 수행하게 했다. 공영방송 이사 구성을 완료한 셈이다.
지난달 31일 약 2시간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김태규 부위원장 호선 ▲이진숙 방통위원장 기피신청 각하 ▲83명의 공영방송 이사 후보자 심사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이 의결됐다. KBS·방문진 이사 후보자 83명에 대한 심사가 약 1시간 만에 이뤄졌다. 후보자 1인당 심사시간이 1분이 채 되지 않는다.

공영방송 3사 이사들은 "언론과 국회의 현안질의, 방통위 현장검증 등을 통해 이번 이사 선임 과정에 탈법과 졸속으로 얼룩졌음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했다. 이들은 "헌법적 가치인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통령과 국회가 방통위원 5명을 공동으로 구성하고, 다양한 검증과 논의를 통해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하는 것이 법의 취지이자 상식임에도 '이진숙 체제'는 이를 완전히 무시했다"며 "지원자의 자질과 적격성 여부에 대한 공정하고 실질적인 심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진숙 위원장은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않으니 윤석열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공직윤리는 도대체 어느 지경에 있는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또 11명의 KBS 이사 가운데 7명만, 9명의 MBC 이사 가운데 6명만을 선임한 이유를 알 수 없다. 두 방송사의 야권 성향 이사 11명 가운데 4명(방문진 권태선·김기중·박선아, KBS 조숙현 이사)만 특정해 후임자를 정한 것 역시 아무런 기준이나 근거가 없다"며 "공영방송 이사로 지원했다가 졸속한 선임 과정 때문에 탈락한 많은 후보자들의 경우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권리, 평등권, 이사 임명 기대권 등이 심각하게 침해됐음이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불법적인 선임이 불러온 ‘국가적 혼란’은 기실 윤석열 대통령의 이진숙 위원장 임명 강행에서 예고된 것"이라며 "이진숙 위원장은 대전MBC 사장 시절의 수억 원대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비롯해 ▲시대착오적 언론관 ▲극우 편향적 가치관 ▲반민족적 반민주적 역사인식 등으로 ‘부적격 백화점’임이 확인됐다. 시민사회가 '지금까지 본 적이 없고 앞으도로 만나기 어려운 역대 최악의 공직 후보자'라고 반대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6일 원로 언론인들은 MBC를 지키기 위한 시민 모임을 제안했다. 군부독재 정권 시절 해직된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소속 원로 언론인들은 "또 다시 자유언론의 깃발이 꺾이고 벼랑 끝에 처하게 된 참담한 현실을 목도하며 가만히 있을 수는 없게 되었다"며 "MBC를 지켜내는 것이 저희들 평생의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고 뜻있는 시민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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