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원로 언론인들,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MBC 지키자 시민모임'이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 이사 임명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을 사법부가 꾸짖어달라는 청원에 1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시민 청원에서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 사례로 KBS가 적시됐다. KBS가 '땡윤' '이승만 찬양' 방송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19일 자유언론실천재단,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정의기억연대, 정의자유해병연대, 미디어기독연대 등은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식적 언론장악 폭주를 사법부가 멈춰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와 행정6부는 각각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진숙, 이하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임명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심문을 진행한다. 시민모임은 심문에 앞서 담당 재판부에 1만여 명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시민모임은 "방통위는 대통령 추천 2인, 국회 추천 3인으로 구성되는 합의제 행정기구임에도 불구하고 7월 31일 2인(이진숙·김태규) 전체회의를 열어 방문진 이사 9인 중 6인을 이사로 선임했다"며 "불과 1시간 30분 만에 52인의 KBS 이사 후보와 31인의 방문진 이사 후보 중 7인의 KBS 이사, 6인의 방문진 이사를 졸속으로 선임했다"고 비판했다.
시민모임은 "합의제 행정기구의 법적 취지를 위반한 처분이며 공영방송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 지배간섭을 초래해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라며 "헌법 규범에 근거한 언론 자유와도 배치되는 반헌법적 조치"라고 했다.
시민 1만여 명은 탄원서에서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선임은 절차적으로도 중대한 결함이 있는 위법한 행정행위"라며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제대로 된 서류심사와 심층적 면접심사 등 마땅히 거쳐야 할 심사절차가 생략된 졸속한 위법행위,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다. 편의점 알바생도 이렇게 뽑지는 않는다"고 했다.
시민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언론이 사적 자본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속칭 사주권력과 정치권력, 자본권력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정치·자본권력으로부터 독립해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공영방송의 역할이 소중한 이유"라고 했다.

시민들은 ▲KBS 지배구조 교체 ▲YTN 민영화 ▲TBS 민영화·구조조정 착수 등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공영방송 해체를 가리켰다. 특히 시민들은 KBS를 윤석열 정부 언론장악의 대표 사례로 꼽았다.
시민들은 "법인카드로 꼬투리를 잡아 KBS 이사장을 해임시키고 뒤이어 사장을 갈아치운 KBS는 관제방송, 땡윤방송이라는 따가운 비판과 분노의 대상이 됐다"며 "현 정부에서 임명한 분이 장으로 있는 영화진흥공사조차 '객관성이 결여된 다큐멘터리로 독립영화 인정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불인정'한 이승만 다큐를 비싼 값에 사들여 어떻게든 방송하려는 KBS가 한국사회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했다.
KBS는 광복절 당일 일본 기모노와 기미가요가 등장하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하고, 태극기를 거꾸로 든 캐릭터를 송출했으며, 이승만 찬양 다큐 '기적의 시작'을 특별편성해 '친일·뉴라이트 방송' 파문을 일으켰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KBS 올림픽 기념 방송 '파리의 영웅들'에 깜짝 등장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시민들은 "마지막 남은 공영방송 MBC를 우리사회가 지켜주지 못한다면 우리세대는 후대로부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못난 세대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후대의 평가보다 더 두려운 것은 견제받지 않은 권력과 사회적 강자들의 횡포 하에 수많은 평범한 시민들의 삶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권분립의 정신을 살려서 권력을 남용하는 대통령과 행정부를 사법부가 준엄하게 꾸짖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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