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0.7.5 일 01:02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대한민국 국회는 인종차별에 찬성합니다[2주에 한번, 이주이야기] 테러방지법에 출입국관리법까지 개악… 혐오와 차별로 먹고사는 국회, 이주민 권리 빼앗다
박진우 / 이주노조 활동가 | 승인 2016.03.04 18:17

여러분은 인종차별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아마 이러한 질문을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는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법을 만든다는 국회의원들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멀리 갈 것도 없이 작년 12월 18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연탄 봉사활동 중에 흑인학생에게 “너는 연탄색깔 하고 얼굴 색깔이 똑같네”라고 말해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또한 최근에는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중국동포를 대거 수용할 것을 주장하여 마치 중국동포들이 아이를 낳으러 오는 것 마냥 비하발언을 하여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논란은 잠시였을 뿐, 김무성 대표는 여전히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29일 더불어 민주당의 박영선 비대위원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대한민국살리기나라사랑운동본부(대표 이영훈 목사)가 주최하고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표 전광훈 목사)가 주관한 3당 대표 초청 국회 기도회에 참석하였다. 바로 이 자리에서 김무성 대표는 “차별금지법과 동성애법, 인권 관련법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원하시는 대로 방침을 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은 한술 더 떠 “특히 동성애법은 자연과 하나님의 섭리에 어긋나는 법이다. 이런 법에 더불어민주당은 한기총의 모든 목사님들과 뜻을 같이한다” “여러분이 우려하시는 차별금지법과 동성애법, 이슬람과 인권 관련법을 저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말씀드립니다”라는 등의 차별적인 발언을 더욱 강하게 반복하였다. 새누리당이야 원래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던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은 도대체 무엇인가? 더군다나 박영선 의원은 본인 스스로가 지난 2013년에 당시 민주당이 발의한 차별금지법 공동 발의자 중 한명이라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인가?

이에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장애인등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은 3월3일 오전10시 국회 앞에서 “보수 기독교계의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에 동조하는 새누리당 김무성/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하였고 본인도 이 자리에 참석하였다. 여러 발언들이 있었지만 이중에서도 경계를 넘는 아시아여성들 터네트워크 대표인 정혜실 선생님의 발언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수많은 이주노동자들 중에서도 무슬림을 콕 집어서 마치 이 사람들이 테러위험세력 인것처럼 호도하고 있는데 이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다. 수많은 무슬림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경제의 가장 밑바닥을 책임지고 있고 이미 귀화해서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들을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인가?
   

지금의 상황은 비단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않겠다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한국사회에서 인종차별을 더욱 강화시킬 테러방지법과 출입국관리법 개악안이 3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미 작년 파리테러 사건 이후에 국내 무슬림 이주노동자에 대한 탄압이 매우 강화되었다는 것은 지난 글에서 밝힌 바 있다. ▶바로 읽기: <10년2개월만의 ‘합법’ 판결, 이제는 ‘권리찾기’다>

테러방지법의 가장 주요한 대상은 이주노동자가 될 것이고 출입국관리법 개악안은 이미 오랫동안 이주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독소조항들을 그대로 반영한 채 통과되어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침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주공동행동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글 끝에 첨부).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자. 여러분은 인종차별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너무나도 당연히 답이 정해져있는 질문 같아 보이지만 오히려 한국 거대 양당의 태도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 기본이 아니라 차별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는 법, 이미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목소리는 국내외에서 쏟아지고 있다. 유엔 시민적 정치적 권리규약위원회(ICCPR)은 이미 작년 11월 포괄적 인종·성차별금지법 제정을 한국정부에 권고하는 최종 심의보고서를 채택한 바 있다. 한국의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모여 2010년 12월부터 차별금지법제정연대라는 이름으로 포괄적인 차별금지를 실현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조만간 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을 준비하면서 성소수자단체들을 중심으로 “Rainbow vote” 무지개정치를 만들자는 활동을 시작했다. 장애인단체들도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당이라는 이름으로 2016년 총선에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아직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이주민의 숫자가 많지 않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주민들을 대변하는 이주민정당이 만들어지기를 강력히 바래본다.

 


이주민 차별과 통제 강화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악 규탄한다!

지난 3월 2일 테러방지법과 함께 인권을 억압하고 이주민 차별과 통제를 강화할 또 하나의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졸속으로 통과했다. 바로 출입국관리법 개악안이다. 애초 정부 발의안 중 영장도 없이 마구잡이로 공장 등에 난입해 이주노동자를 단속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은 빠졌지만, 나머지 개악 내용은 대부분 그대로 통과됐다.

통과된 개악안은 첫째, 이주민들을 강제 추방할 수 있는 요건들을 확대하고, 관련 사항들의 처벌기준도 강화했다. 기존 형법에 관련 조항이 있음에도 출입국관리법에서 별도로 각종 체류허가 신청 시 허위서류를 제출한 외국인을 강제 추방할 수 있게 했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했다. 강제 추방은 이주민의 삶을 뿌리째 흔드는 매우 심각한 처벌이다. 그런데 한국어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들이 출입국 관련 서류에 실수로 잘못 기재하더라도 강제 추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도 이주노동자들은 고용주의 추방 위협 때문에 임금체불이나 폭언∙폭행을 당해도 문제제기 하기 어렵다. 강제 추방 요건이 확대되는 것은 이주민들을 위축시켜 부당한 일을 당해도 감내하게 하는 효과를 낼 것이다.

외국인등록증을 타인에게 불법 제공하는 행위도 강제 추방 대상이 됐는데, 그렇게 되면 외국인등록증을 강제로 사업주에게 압류당한 노동자들이 피해를 당하게 할 위험도 있다.

둘째, 이번 개악은 출입국 관리 공무원이 운송업자에게 승객의 예약정보를 사전에 받아 탑승권 발급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다. 이전 출입국관리법도 정부가 자의적인 기준으로 원치 않는 외국인들의 출입을 막아 문제가 돼 왔다. 그런데 앞으로는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이나 난민들이 한국 땅을 밟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2010년 G20을 앞두고 출입국 단속을 강화하며 국제농민단체 비아캄페시나 대표와 네팔노총 사무총장을 등을 ‘테러 혐의 외국인’이라며 입국 금지시킨 바 있고, 이주노조 미셸 전 위원장 등 이주노조 활동가들도 여러 차례 입국이 불허됐다. 급하게 출신국을 빠져 나오느라 입국에 필요한 서류를 제대로 갖추기 힘든 난민들은 입국이 더욱 어려워진다.

정부는 “테러범 원천 차단”을 명분으로 들지만, 한국에서 테러 위협이 높아졌던 때는 한국 정부가 무고한 사람들을 커다란 고통에 빠트리고 수많은 난민들을 양산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원하고 한국군을 파병했을 때였다. 정부는 국경 통제 강화로 이주민들을 고통에 몰아넣을 것이 아니라 잘못된 대외정책부터 되돌아 봐야 한다.

셋째,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들도 강화됐다. 이번 개악은 출입국관리공무원이 행정 편의를 명분으로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관계기관에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광범한 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게 했다. 그 대상에는 범죄 경력, 주민등록 정보, 가족 관계, 외국인의 자동차 등록 정보, 납세 증명서 등이 포함된다. 이는 개인 정보의 자기 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개인정보보호법>의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높다.

이번 법률 개악은 무엇보다 정부가 이주민을 잠재적 범죄자 혹은 테러리스트 취급하며 진행했다는 것이 우려스럽다. 정부가 나서서 이주민에 대한 편견을 부추기며 차별과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한국에서도 인종 차별을 더욱 부추기는 효과를 낼 것이다.

이주공동행동은 출입국관리법 개악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주민들의 권리를 위해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다.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노동자연대, 사회변혁노동자당, 녹색당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서울경인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아시아의창, 연구공간 수유+너머,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인권단체연석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진, 조계종노동위원회,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이주인권센터]

박진우 / 이주노조 활동가  pjwwj@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관련기사 icon스끼다시 내 인생 icon쉬운 해고의 가장 손쉬운 대상, 이주노동자 icon이주노동자 겨냥한 고강도의 ‘노동개악’ icon10년2개월만의 ‘합법’ 판결, 이제는 ‘권리찾기’다 icon크리스마스에는 모든 이에게 축복을 icon한국 노동법의 가장 큰 차별,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icon내가 만난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 icon내일입니다, 시청으로 모입시다! icon누가 이 이주학생에게 험한 말을 가르쳤을까? icon이번 주말, 한국사회 4%를 만나자 icon코리아는 ‘초단기 계절 불법파견’ 봉고차가 될 건가 icon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할 때 M맨을 불러줘! icon한국이라는 ‘사장님’… 가면 갈수록 ‘더 나빠요’ icon세계가 울어버린 시리아 난민 아기의 죽음, 한국에는 없을까? icon십 년 기다렸는데, 노동청은 노동자도 대법원도 뭉개고 휴가 갔다 icon이주노조 합법화 위해 싸우다 쫓겨난 동지들에게 icon오렌지님,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icon이주민에게 메르스는, 안내조차 없는 ‘공포’ icon함께 부른 노래, 사랑이 혐오보다 강하다! icon네팔에 닥친 재앙, 가족 생사조차 몰랐던 이주노동자들 icon지하철에서 세상을 뒤흔들고 싶은 나만의 방법 icon금요일이 돌아올때까지, 해왔던 그대로 그렇게 하자 icon십 년째 못 이룬 '코리안 드림', 헌법 지키고픈 이주노조 icon급작스럽지만 익숙한, 이주노동자 친구와의 ‘이별’ icon쿠마르형에게 “공장서 듣는 말 다 써오라” 해봤습니다 icon오! 꿈의 나라 롯데월드에도 차별이 있다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임진수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0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