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이 밝았다. 지난 글(▷링크)에서 밝혔듯이 이번 글은 2016년에 예상되는 이주노동자와 관련한 전망을 내다보고 그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함께 이야기해보자는 차원에서 작성되었다. 다들 예상하는 것처럼 2015년에 이어 2016년 역시 세계 경제와 그에 따른 한국경제의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 14일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치인 3.2%보다 0.2% 낮은 3.0%로 발표한 것처럼 연초부터 이어진 중국 증시 폭락, 미국의 금리 인상, 유가의 지속적인 하락 등 경제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마치 2008년 세계 경제위기가 발발하였을 때 가장 먼저 해고된 사람들이 이주노동자였던 것처럼 올 한해 역시 이주노동자에 대한 탄압과 착취가 보다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을 예상케 한다.

2016년 이주노동자 신규도입규모는 약간 늘고 방문취업제는 현행 유지

2016년 E-9(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 신규도입 규모 5만8천명, 방문취업제의 경우 30만 3천명을 유지한다고 한다. 올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기존의 15개 국가에서 새롭게 라오스가 추가된다는 것이다. 또한 인원도 작년에 비해 3천명 가량 증가하였는데 이는 국내경제 상황 여부에 따라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조선, 해운, 철강 산업처럼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거나 기초 뿌리산업에 해당되는 여러 제조업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의 해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차원에서는 ‘2016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계속해서 증가하는 비전문 노동인력(E-9)에 대한 과도한 유입방지와 관리, 체류비용 충당을 위한 ‘사업주 고용분담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속적으로 우수 외국인력을 유치하고 비전문인력을 통제하겠다는 정부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이기도 한데 오히려 사업주들은 고용분담금을 이주노동자의 임금에서 공제하는 등 노동자에게 전가할 우려가 높다. 실제로 많은 사업주들이 이주노동자를 데려오는데 비용이 든 것을 이유로 사업장 이동을 허락하지 않거나 임금을 삭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정부정책은 이러한 경향을 더욱 강화시킬수 있을 것이다.

이주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최저임금을?

또한 작년에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지속적인 발언속에서 밝혀진 것처럼 정부와 여당은 최저임금에 대한 산입범위 조정, 지역·업종별 차등화 등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올 상반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위와 같은 개악이 시도될 경우 첫 번째로 임금이 삭감될 대상은 이주노동자일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지난 글에서도 밝힌 것처럼 법무부의 초단기 계절이주노동자 도입시도 역시 봄과 가을에 걸쳐 확대된 시범사업을 시행하려고 하는 바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가장 열악한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는 더욱 후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이주민은 범죄자다? 이주민 희생양 삼기를 일삼는 정부와 주류언론

이미 유럽에 여러 나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이주민에 대한 차별, 혐오 경향이 더욱 더 강화될 수 있고 이는 한국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미 한국내에서도 조선족 동포나 무슬림 이주노동자 등 특정 이주민 집단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시선이 상당히 강화되어 있고 정부와 주류언론은 이주민에 대한 사건사고를 최대한 자극적으로 터뜨리면서 이러한 경향을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일어난 파리테러 사건 이후로 무슬림 이주노동자들을 포함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단속되어 추방되었다. 그 뿐만 아니라 무슬림 이주노동자들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간주하는 공포분위기 조성을 통해서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밝힌것처럼 연내에 테러방지법을 제정하고자 하는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문제점 외에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난민들에 대한 처우 문제, 여전히 국회에 계류중인 이주아동권리보장법안 문제,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에 대한 문제 등 이미 187만명에 달하는 한국내 이주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올 한 해 역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때일수록 10년만에 합법화된 이주노동조합에 더욱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조직되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날이 심각해지는 인종차별과 무슬림 억압에 대해서 반인종주의적인 인식을 확산시켜 나가고 정부의 최저임금 개악 등에 맞서 더욱 많은 사회단체, 노동조합등을 포함한 사람들과 함께 투쟁하는 것이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역시 향상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현재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문제 역시 조만간 한국사회가 대면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임을 인식하고 중장기적인 사회통합 방안을 함께 논의해나가는 것이 절실하다고 느끼는 요즈음이다.

끝으로 1985년 마이클 잭슨, 라이오넬 리치 작사 작곡한 ‘We are the world’라는 노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노래의 후렴구는 팝송을 잘 모르더라도 한번쯤을 들어보았을 만큼 유명하다. 다사다난한 2015년이 지나고 올 한해 역시 희망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지금 이순간 만큼은 더 나은 세상을 꿈꿀수 있는 내 자신을 상상해본다.


박진우_ 2012년부터 이주노동조합의 상근자로 일을 하고 있다. 어릴때부터 대안학교 선생님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고 있어서 언젠가는 이주아동 대안학교 선생님을 하겠다는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일을 한지 3년이 되어가지만 외국어를 못해서 무조건 한국어로만 상담을 하고 있다. 이주노조가 반드시 합법화되서 한국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이주노동자들의 튼튼한 조직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개인적으로 몸무게가 계속 늘어서 movement(운동)가 아닌 exercise(운동)를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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