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오가는 차량 무게를 13톤 이하로 통제하면서부터 서울역고가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미 아현고가도로가 2014년 3월에 철거됨으로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서대문 고가차로는 2015년에 철거 관련 예산이 반영되어 사실상 철거가 확정된 상태다. 실제로 2011년 서울역고가를 정밀진단 했을 때 D등급이 나왔다. 이는 고가철거가 단순히 경관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의 문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1970년에 건설되었으니 40년 넘게 도심부로 차량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던 고가도로 체계의 한 축으로 서울역고가는 사라지는 것 역시 자연스럽다.그래서 서울시에서도 매년 철거를 위한 예산이 편성했는데 서울역북부역세권 개발 사업과 연동하여 2015년까지 서울역고가를 철거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
두 번째 호출임에도 반응이 아주 뜨겁다. 에 이어 나온 드라마 얘기다. 6회 째를 지나는데 벌써 자체 시청률 경신 행진이란다. 나 역시, 열심히 챙겨보고 있다. 가 깔고 있는 자락은 과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인다. 주인공의 남편 찾기에서부터 HOT에서 서태지 혹은 이상민으로 바뀐 팬덤, 동성에 설레는 한 청년 등등 하나하나 과 는 대구(對句)를 이룬다. 드라마 내내 거의 쉬지 않고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으로 지금 여기가 90년대라고 환기하는 정도는 에서 더 심해진 것 같다. 그때 그 세대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를 보는 개인적인 흥미 외에 문득 궁금해진 건 거기에 등장하는
더러 정권에서 인사 정보를 언론에 흘리는 경우가 있다. 무슨 장관 후보자로 누구를 물망에 올리고 있다는 식이다. 해당 인사에 대한 언론과 여론의 반응을 미리 떠보자는 것이다. 언론계 안팎에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조선일보의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아들’ 보도는 그러나 궤가 아주 다르다. 여기저기서 제기되는 권력 핵심부와 조선일보의 팀플레이 ‘정황’이 신빙성도, 설득력도 꽤나 있어 보인다. 9월 14일자 한겨레신문 사설 제목처럼 “검찰총장을 ‘권-언 공작’으로 쫓아내는 정권”의 풍모가 물씬 풍긴다.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여러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는 그래서일 것이다. 어째서 조선일보는 채 총장이나 아이의 어머니를 상대로 한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본인의 입장도 듣지 않고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아들 숨겼다”
속내야 미루어 짐작하지만 그래도 굳이 궁금할 때가 있다. 덩치 큰 신문들을 보면 가끔 그렇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20일자 신문들이 모두 국정조사를 다뤘다. 애초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댓글 공방’으로 치부하고 싶은 신문들은 ‘촛불 시민’ 외면하듯 비슷한 태도를 보인다. 보도를 안 할 순 없으니 그냥 싸잡아 중계하는 거다. 제하 기사의 조선일보처럼, 제하 기사의 동아일보처럼 말이다. 진실까지 바라진 않더라도 최소한 쟁점과 시비 정도는 가려줘야 할 것 같은데 이런 식이다.검찰의 경찰수사 왜곡과 국정원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왜곡근데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참 적극적이다. 잠자던
열대야가 한창이던 지난 18일 ‘오늘 밤은 잠을 좀 잘 수 있으려나’하던 차에 채널이 KBS-2TV 에 걸렸다. ‘초심-경찰서 기자실 72시간’이란 제목처럼 경찰 출입기자들을 다룬 것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그 생활은 별 달라진 게 없나보다.갓 들어온 수습을 비롯한 서른 전후의 젊은 기자들. 그들은 경찰서에서 쭈그려 자고 새벽 4시, 5시 ‘마와리’를 돌고 선임한테 보고하고 어찌어찌 취재를 하며 매일매일 깨지고 더러 물을 먹는다. 멘트 하나 따기 위해 발품을 팔고 결정적인 팩트를 확인하지 못해 기사 출고를 주저하기도 한다.그들 앞에 놓인 세상과 언론당사자들이야 고생스러워도 ‘좋을 때’라고 하고 싶다. 그래도 발로 뛰어가며 기본을 배워가는 혹은 기본에 충실할 수 있는 시기 아닌가.
개인적인 경험담 하나. 필자는 2005년부터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임기 5년차인 2007년이었다. 일이 없는 것도 아닌데, 이전에는 없던 새 일이 떨어졌다.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기록물을 이관하는 작업이었다. 물론 그 자체로 전례가 없던 일은 아니다. 근데 실무자 입장에선 좀 심하다 싶었다. 사정은 이랬다.참여정부 청와대 업무시스템 ‘이지원’이 정착되기 전인 임기 초에는 더러 문서로 업무를 보고하고 정리했던 모양이었다. 기록을 이관하는 과정에서 임기 초 노무현 대통령의 일정기록은 있는데 이와 관련한 담당 비서관실의 보고자료 등이 누락된 경우가 나왔다. 대통령기록관에 알맹이 없이 일정기록만 이관할 수 없으니 관련 자료를 찾아 채워 넣으라는 지시였다.솔직히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한 기록물 1088만 여건 가운데 비밀기록이 한건도 없다고 한다. 참여정부가 이관한 비밀기록은 9,700여건이었다. 최대 15년간(사생활 침해와 관련된 것은 30년) 공개할 수 없도록 한 지정기록물도 24만 건으로 참여정부 34만 건보다 10만 건이 줄었다. 이명박 정부가 업무를 그렇게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해서 비밀기록이 단 한건도 없고 지정기록도 팍 줄었을까. 민간인 불법사찰만 떠올려 봐도 그럴 리는 만무해 보인다. 기록을 남기지 않았거나 파기했거나, 둘 중 하나겠다. 당연한 귀결이다. 그런 세상을 그들이 만들었으니까. 2008년 촛불시위 와중에 나온 기록물 유출 시비시계를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 기록물 유출 시비가 일던 2008년으로 돌려
박근혜 정부에서 ‘5·16 쿠데타’는 금기어가 되려나보다. 3월 1일자 한겨레신문 , 경향신문 기사를 보면 그렇다. 기사에 따르면 서남수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2월 28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5·16을 군사정변으로 보느냐, 혁명으로 보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양해를 바란다”고 했다. ‘1961년 5월 16일 박정희가 이끄는 군인 세력이 군사정변을 일으켰다’는 역사 교과서 대목을 인용해 물어도 답을 피했다고 한다.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도,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 후보자도 마찬가지였다. 지곤조기(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시즌2인가.
미디어스의 윤여준 전 장관 인터뷰 기사를 인상 깊게 봤다. (관련 기사- “50대는 끝까지 민주당의 변화를 기다렸다”, “정치와 멀어질수록 정치는 당신을 괴롭힐 것이다”)그의 말 가운데 이런 대목이 나온다.인간은 자기가 살아온 과거 체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같은 의미로 박근혜 당선인에게도 원형적인 체험이 있다.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청와대에서 자라났다. 그걸 인간이 벗어나기 어렵다. 인간적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거기에 머물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과연 그럴까. 혹은, 결국 그럴 것인가. 18대 대통령 취임식을 맞는 언론 보도를 보니 ‘33년만의 귀환’이라고 한다. 33년. 우리사회도 서른세 해만에 다시 박 대통령을 맞았다. 박근혜정부 시대의 언론은 어떤 모습일까. 특별한 기대는 없지만, 그래
검색하다 라는 기사 제목이 나와 뭔가 싶었다. 1월 23일자 문화일보 기사였다. 이렇게 시작한다.“어휴! 저도 잘 아는데요….”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당선인 측의 주요 관계자로부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오후 4시 발표’ 관행과 관련한 언론의 불만과 일각의 문제제기를 보고하자 이 같이 말한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박 당선인 본인도 언론의 사정을 잘 알지만, 비판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만의 ‘프로세스’를 계속할 수밖에 없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어휴! 저도 잘 아는데요” 했다더라?나름 제목으로 뽑은 발언인데도 그나마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는 것이고, 여기에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며 해석을 더했다. 참, 애쓴다 싶다. ‘밀봉 브리핑’, ‘불통
4년 전인 2009년, 종합편성채널(종편) 출현으로 이어진 ‘미디어법 저지 투쟁’이 한창이었다. 민주통합당도 민주당 시절 국회에서 열심히 싸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종편언론으로 거듭난 신문들이 성질을 냈다. 2009년 5월 18일자 동아일보 사설이다.미디어 관계법안은 세계적 흐름에 맞추어 신문·방송 등 미디어 간 장벽을 없애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산업을 육성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콘텐츠와 정보통신을 융합한 신(新)산업에서 일자리 수만 개가 새로 생겨나면 젊은 인재들에게 꿈을 펴는 일터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난해 ‘광우병 PD수첩’이나 2004년 탄핵방송처럼 일방적인 편파 왜곡 보도를 쏟아내는 일부 공영방송의 여론 독과점 구조를 해체해 실질적인 여론
새 정부 출범에 앞선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놓고 언론의 불만이 적지 않은 거 같다. 윤창중 대변인 인선을 시작으로 입길에 오르기 시작하더니 ‘밀봉 브리핑’, ‘깜깜이 인수위’, ‘비밀 인수위’, ‘오만과 불통’, ‘언론통제적 발상’ 등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를 보면 다들 이런저런 지적과 함께 인수위 운영이 공개, 공유, 협력을 정부 운영의 핵심가치로 삼겠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철학에도 배치된다고 덧붙인다. 공개, 공유, 협력. 좋은 말이니 언론관계에도 구현되면 좋은 일이겠다. 언론관계에 대한 당선인의 좀 더 구체적인 발언은 없었을까.2007년 대선주자 박근혜의 약속그래서 좀 찾아봤다.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소개할만한 대목이 있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였던 2007년 6월 1일 한국신문
대선 다음날 꼬박 하루를 ‘은둔형 외톨이’처럼 보낼 때였다. TV를 켜놓고 이리저리 채널 돌리며 ‘보도’를 피해가는 와중에 무슨 종편 하나가 잠시 걸렸다. 다음 채널로 넘어가는 2초 안팎의 시간동안 눈에 박힌 화면이 선명했다. 또 무슨 점술인을 불러낸 모양이었다. 진행자가 “이런 결과가 나올지 예견했나요?”라고 물어보던 참이었다. 참 가지가지 한다. 덕분에 대선이 아닌, 언론을 생각하게 됐다. 이전 자료를 뒤적이다가 2007년 2월 2일자 한겨레신문에 실린 칼럼을 다시 봤다. 당시 이윤재 코레이 대표가 쓴 칼럼의 한 대목은 이렇다.이 시대, 언론의 자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언론권력의 상대화 곧, 언론의 보도 내용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고 믿는 사회적 상상력을 갖는, ‘언론으로부터의 자유’일 것이다.그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이번 대선을 다루는 언론들이 말이다. 미디어스 기사
경향신문은 3일자 신문에 기사에서 현행 공직선거법 문제를 거론했다. 선거법 108조 2의 2항 ‘정책·공약에 관한 비교평가 결과의 공표 제한 등’의 후보별 서열화 금지 조항이 언론의 공약 평가를 차단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선거법 108조 2의 1항은 ‘언론기관이나 단체가 정당·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에 관하여 비교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표할 수 있다’고 명시한 반면 108조 2의 2항에는 ‘후보자 등별로 점수 부여 또는 순위나 등급을 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서열화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종편신문이 대선후보 종편정책 점수 매긴다면경향신문은 이를 두고 “비교평가는 할 수 있다면서 누가 더 개혁적이고 현실적인 공약을 제시했는지에 대한 우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TV토론이 있던 11월 21일. 개인 사정으로 온종일 뉴스 하나 안보다가 저녁 10시에 TV를 켰다. SBS, MBC는 드라마, KBS1TV에는 부엉이가 나오는 다큐가 방송 중이었다. “뭐지, 이건?”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봤더니 기사가 떠있다. 이런 식으로 한건하나, 싶었다. 덕분에 11시15분부터 시작한 심야토론 잘 봤다. 공영방송으론 안 봤다.뉴스를 뒤져보니 밤 10시 KBS1TV 단독중계에서 다시 11시15분 공동중계로 돌아서는 과정에 우여곡절이 있었고 KBS 고위 임원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KBS는 애초 단독중계 합의 자체가 없었다고 밝혔다. 당사자들이 있으니 뭉개지 말고 진상규명했
때는 20XX년 모월 모일. 기자는 파격적인 언론정책으로 지구상의 관심을 모아온 어느 나라를 찾았다. 각국에서는 이 나라의 언론정책을 두고 정말 까놓고 투명한 것인지, 막나가는 짓인지 격론이 일고 있었다. 기자는 이 나라의 ‘기관매체관계부’ 담당자를 전격 인터뷰했다. 질문엔 얼마든지 답하겠다는 점을 전제로, 자신과 나라 이름만 이니셜로 처리해달라는 이 담당자의 요청을 수용했다. 해서, 이 나라의 명칭은 CJD-KM 정도로 밝혀둔다.- 인터뷰에 응해준 점 감사드린다. 먼저 ‘기관매체관계부’에 대한 설명부터 해 달라. 언론관계를 전담하는 부처로 이해하면 되겠나?“아니, 우리 정부는 투명하게 한다. 말 그대로 기관매체와 ‘관계하는’ 부처다. 우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들과 관계한다.”- 구체적으로 설명
7월 30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김재철 MBC 사장의 인터뷰가 참으로 인상 깊다. 제목도 거침없다. “나는 반드시 노영방송의 관행을 끊어야 한다고 믿었다. 이번 파업에서도 다들 사장이 굴복할 줄 알았을 거다. 내가 일관되게 원칙대로 대응하니 간부들이 따라왔다.” 김 사장의 발언도 거침없다. “MBC의 새 역사를 쓰는 데 내가 초석이 되고 싶다”며 기염을 토했다.MBC의 새 역사라. 이 대목에 꽂혔다. 굳이 인터넷에서 용비어천가 해석본을 검색해가며 별스런 품을 다 들였다. 후일 제2창사, MBC의 새 역사를 두고두고 칭송할 용비어천가를 만들어 보고픈 맘이 동했기 때문이다. ‘재철판(板) 용비어천가’라 해야 하나. 용비어천가 몇
사족 먼저.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의 대선출마 선언을 이야기하려는데 문득 궁금해졌다. 대부분의 언론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표기한다. 굳이 전직을 표기해주는 이유는 뭘까. 그냥 ‘의원’으로 하면 인물에 비해 너무 약소한 표기라고 알아서 판단한 건가.암튼, 박근혜 의원의 출마선언문을 읽으면서 눈에 들어오는 대목이 하나 있었다. 복지수준과 조세부담에 대한 국민대타협을 추진하겠다는 문장이었다. 알려졌다시피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수준으로, 매우 낮다. 너도나도 복지 강화를 외치지만 그럼에도 증세 문제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이런저런 대선주자들도 부자감세 철회 정도의 언급에 그치지 않던가. 그런 마당에 복지수준과 조세부담에 대한 국민대타협을 추진하겠다는 발언은 꽤 인상적이었
MBC에서 파업 중인 후배 L에게파업 150일이 넘었구나. 욕본다. 굳이 이렇게 안부 전하는 건 순전히 너네 회사 광고 덕분이다. 기사 보고 나도 굳이 찾아봤거든. 그 신문광고. 광고내용 가지고 더 뭐라 안하련다. MBC 노조가 트위터 날렸더구나. “보스를 허경영으로 만들어놓고, 글씨는 읽기 싫게 만들고, 레이아웃은 왜 이리 허접한지” 이런 내용 말이다.전적으로 동감했다. 기껏 광고비 다 풀어 넣고는 막판에 광고제작비 아끼려고 무슨 찌라시업체에 맡긴 건지 그냥 신문사 광고국에 맡긴 건지 참. 방송사가 주로 영상편집이니 지면편집엔 약하겠거니 쳐도 명색이 대한민국 공영방송사에서 내는 광고인데 이게 뭔가 싶었다. 툭하면 밖에서 화형식 한답시고 불태우고 하는 분들이 낼만한, 딱 그런 수준 아닌가.내가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