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공정함이 시대정신이라는 주장이 넘쳐흐른다. 대통령도 이 주장을 받았다. ‘국민들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보다 정시가 더 공정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대학 입시에서 정시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내놓았다. 학종만큼이나 정시 역시 투자 가능한 자원이 넘치는 부유층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에서 이 방향 전환은 거의 해롭다고 느껴질 정도이지만, 일단 그 점은 잠시 접어두고 ‘국민들이 공정함을 원한다’는 말에 대해서만 얘기하자.정시 비중 확대 정책이 발표되자 가장 먼저 들썩인 건 다름 아닌 사교육 시장과 부동산 시장이었다. 점수 하나로 줄 세우는 정시가 중요해지는 만큼 얼마나 좋은 학원을 다니느냐가 당락을 좌우하게 된다는 오래된 믿음이 다시 작동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학원이 뛰면 부
[미디어스] 정치권 뉴스를 보면 늘 걱정이다. 방구석에서 걱정한다고 뭐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정치권이 온갖 황당한 일을 해도 어떻게든 세상은 굴러가지만, 하여간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자유한국당은 조국 전 장관 의혹 국면에서 모처럼 활약을 했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는 모양이다. 검찰 출신 의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더니 나경원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를 받는 의원들에게 공천에서 가산점을 부여하겠다는 주장을 꺼내는 데에 이르렀다. 황교안 대표는 안 될 게 뭐 있느냐는 듯 하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슬쩍 물러나는 듯한 태도다.패스트트랙 관련 수사를 받아야 하는 의원들은 다시 공천을 받을 수 있을까? 첫째로 나경원 원내대표의 주장이 공천심사위원회 등의 기구에 반영된다는 보장은 없다.
[미디어스] 영화 ‘부당거래’에 나오는 장면이다. 검사가 부장검사 방에 들어가서 중요 사건을 재수사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경찰이 ‘배우’를 썼다는 거다. 부장검사는 근거가 뭐냐고 묻는다. 검사는 그렇지 않아도 구속된 피의자를 만나고 왔다며 “자기도 자기 입으로 그러드만. 자긴 범인 아니라고”라고 한다. 화가 난 부장검사는 서류를 집어 던지며 “이 자식이 낙하산 타고 들어오더니 기어이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나!”라고 소리를 지른다.물론 영화를 끝까지 보면 이 검사의 주장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장면이 ‘코미디’일 수 있는 이유는 검사가 대는 근거가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범인이 스스로를 범인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 당연한 얘기가 대한민국 언론
[미디어스] ‘조국 사태’는 정권의 위기였다. 정경심 교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등 여진이 이어지겠지만 이게 결국 집권세력에겐 독이 될까, 약이 될까? 위기가 새로운 기회로 이어진다면 말 그대로 전화위복일 것이다. 그러나 후퇴의 핑계가 될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및 국정 운영 방향 등을 설명하는 시정연설에 나섰다. ‘공정성’과 ‘경제’가 중요한 키워드로 다뤄졌다. 최근 정치 현안이 조국 전 장관 문제였고 또 예산안의 처리를 요구하는 연설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내용을 잘 뜯어보면 우려가 되는 점이 없는 게 아니다.먼저 ‘경제’와 관련해서는 재정확장의 필요성이나 당위를 설명하는 데 연설의 많은 분량이 할애됐다. 특히 대외환경
[미디어스] 다들 검찰 개혁을 말하는 시절이지만 솔직히 말해 공허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다들 자신에게 유리한 대로만 상황을 해석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세태가 만들어내는 정치적 진공 상태가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까 걱정이다.정치권의 논의는 공수처 찬반으로 모아지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중 공수처 설치법을 우선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크게 두 가지 이유다. 바른미래당 내 옛 바른정당계를 포함한 보수정치권이 공수처 설치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른미래당 소속인 권은희 의원 안을 중심으로 한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이 첫째다. 만일 권은희 의원 안에 근접한 내용으로 합의가 이뤄지게 되면 본회의 표결에서 공수처 설치 찬성파가 다수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다.둘째는 조
[미디어스] 포탈라궁에서 멀지않은 약왕산 절벽, 불화(佛畫) 가득한 천불애(千佛崖)를 지나 ‘옴마니밧메훔’ 육자진언이 새겨진 마니석이 켜켜이 포개진 더미에 다다라, 절로 침묵에 잠겨 가만히 머리를 조아렸다.부처님을 그려놓은 얇은 판석 가득 찬, 탑 모양의 높다란 붉은 철골 구조물을 돌아 나지막한 계단으로 내려오다 기념품점 앞에 멈췄다. 진열대에 놓인 여러 공예품 가운데 유독 한 물건에 시선이 멎었다.유기향로다. 단단한 몸체에 적당한 무게감,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모양새를 갖췄다. 놋쇠가 머금은 금속광이 은은하게 드러났다. 세련된 자태에 매료된 마음을 채 숨기지 못하고 가게주인에게 가격을 물었다. 370위안이라 한다. 한국 돈으로 6만원이 넘는다. 드디어 흥정이 시작되나 싶었는데 점장은
[미디어스] 과연 정치검찰의 시대는 가버린 것일까? 17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무감각이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한 발언들을 보면 실제로 그런 것 같다. 정치적 감각이 있다면 할 수 없는 발언들을 계속했다.이 정권보다 이명박 정권이 검찰 중립을 더 잘 보장해줬다는 취지의 답변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현 정부 중 어느 정부가 그나마 중립적인가”란 질문은 최소한의 정무적 감각이 있다면 최대한 답변을 피하는 게 옳았다. 하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은 당시 중수부 과장, 특수부장 등을 거치며 외압을 받았던 일이 별로 없었다고 주장했다.이명박 정권의 검찰은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다. 정파적 보복으로 볼 수 있는 수사의 연속으로 전직 대통령이
[미디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결국 사퇴했지만 여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크게 나누면 여의도 안과 밖의 문제다. 여의도 안의 문제는 한 마디로 선거와 연관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조국 전 장관의 사퇴가 각 당이 총선 대응 체제로 돌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이낙연 국무총리의 거취 문제에 관한 보도가 이런 상황을 보여준다.이철희 의원은 평론가 출신으로 원내에서도 주로 참모 역할을 자임해왔다. 초선 의원이 정치 전반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386 용퇴론’ 등을 제기하는 것은 물갈이니 인적쇄신이니 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여당 내 공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이낙연 국무총리가 방일 후 사임을
[미디어스] 장외집회도 일단 마무리 됐다고 하니 조국 장관 문제는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온 것 같다. 언론은 “공은 여의도로 넘어왔다”고들 평가하고 있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고 이 문제가 다가오는 총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 역시 큰 만큼 조국 장관의 구체적인 퇴진 시나리오도 나온다. 언론이 보도하는 집권 여당의 출구전략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관련 법안을 애초 예상 시점보다 앞당겨 이번 달 말에 처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검찰개혁이 완료됐다는 명분을 확보하고 조국 장관의 명예로운(?) 퇴진을 보장하면 된다는 것이다. 일부 보수언론은 법안 처리 이후 조국 장관 관련 수사는 공수처가 맡게 될 것이라고도 보도하고 있다. 이 경우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가 문제가 될
[미디어스] 송강호는 말했다. (향숙이) 이쁘지?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동네바보는 억울하게 지하실에서 고문을 당하고 범인으로 몰린다. 화성연쇄살인 중 모방범죄로 판단된 8차는 유일하게 범인이 체포된 사건이다. 과거 뉴스영상을 보면 8차 사건의 용의자는 경찰서에 줄무늬가 들어간 반팔 티셔츠를 입고 앉아 있다. 당시 방송화면에서 모자이크 처리를 했는지 알 길은 없다. 현재 공개되고 있는 방송화면은 희뿌옇게 처리해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했다. 언론에서 그는 윤 씨라고 한다.DNA 분석결과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범인과 일치하는 이가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라고 전해졌다. 경찰이 조사를 하고 있으니 앞으로 진위 여부가 밝혀질 것이다. 과거 영상에서 그는 경찰 옆에 초록 점퍼를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앉아 있
[미디어스] ‘유튜브 언론인’의 활약이 눈부시다. 몇 차례의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공영방송인 KBS를 그야말로 쥐락펴락 한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과연 이 상황이 바람직한 것인지 짚어봐야 한다.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이 주장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조국 법무부 장관이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을 관리했던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경록 씨의 KBS 인터뷰 사실이 거의 실시간으로 검찰에 알려졌다는 것이다. 둘째는 KBS가 김경록 씨를 인터뷰 해놓고 이 내용을 검찰 시각을 뒷받침하는 기사의 근거로 썼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사실은 KBS와 검찰 간의 부적절한 유착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유시민 이사장 주장의 핵심이다.KBS는 의혹 제기 직후 뉴스 보도를 통해
[미디어스] 2019년 9월은 ‘산업재해의 달’로 기억될 만한 한 달이었다.9월 2일 오전 11시경. 작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김용균씨의 사망사고를 조사한 ‘김용균 특조위’가 국무조정실에 ‘진상조사 결과 종합보고서’를 전달했다. 이 보고서에는 산업재해 사고를 막기 위한 22개 권고안도 함께 담겨 있다. 이 보고서를 전달받은 국무조정실 차영환 제2차장은 관계부처 회의에서 중요하게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같은 날 오후 5시경. 서울시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 선로에서 광케이블 보수공사를 진행하던 40대 안전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그는 하청노동자였다. 다음 날 오전 11시경. 경기도 화성시에서 삼성물산의 반도체 생산 라인을 건설하던 30대 노동자가 5층 높이
[미디어스] 집회의 계절이 다시 왔다고 해야 할까? 실제 누군가는 “10월은 집회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했다고도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두고 양쪽에서 벌이는 장외투쟁의 광경은 실로 가관이다. 언론은 헬기와 드론까지 띄워 ‘스펙터클’을 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도, “대의정치의 실종”을 말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그러나 이 상황은 ‘대의정치의 실종’이라기보다는 어떤 정치의 결과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광화문’과 ‘서초동’의 집회 지지 세력이 서로에게 던지는 말들을 보면 그렇다. 양쪽 모두 상대를 조직된 집단이 동원된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양쪽 모두 ‘동원’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숫자의 인원을 불러 모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대중적 에너지가
[미디어스] 최근에 포털과 관련한 사회 이슈가 부각되면서 국정감사장에 포털 관련 증인 출석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국정감사장에 포털 운영사 대표와 이사회 의장이 심심치 않게 증인으로 불려 나오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대표가 국정감사장에서 증언했다. 매년 차이는 있지만, 올해의 화두는 실시간 검색어(이하 실검) 논란이었다. 포털이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검색과 뉴스를 연계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포털사마다 명칭은 다르지만 ‘급상승 검색어’와 ‘실시간 이슈검색어’ 등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실검은 PC나 스마트 기기의 포털 메인화면이나 서브화면에 서비스되고 있는 관심 검색어를 순위로 분류한 것이다. 실검은 초기에는 주요한 네티즌들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현 시점에서 관심
[미디어스] 지금 상황을 두고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을 배출했고, 그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모두 자기 선호에 따라 임명했는데 왜 자기들끼리 사생결단을 하고 싸우고 있느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오는 ‘윤석열 대통령 독대 요청설’과 이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 비슷한 생각이 든다. 집권세력들이 지금 뭐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검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쪽 인사들이 주장하는 사건의 전모는 이렇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처음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심각하다고 봤고 따라서 임명에 반대했다. 이 뜻을 알리고자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대통령에게 ‘임명불가’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 이게 뜻대로 되지 않자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
[미디어스] 엄혹한 시기였던 80년대의 집회 시위 규모는 몇 만이냐 몇십만이냐의 문제였다. 이제는 100만이냐 200만이냐를 셈하며 논쟁하는 시대가 됐다. 세상이 좋아진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 복잡한 심경이다.어쨌든 ‘조국 수호’의 피켓을 들고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가 2016년 촛불집회 이후 최대였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 정도 되면 집회 참가 인원이 몇십 만인지 아니면 몇백 만인지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기상청이 예상 적설량을 10센티미터 이상라고 하면 그저 눈이 엄청나게 많이 온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과 비슷한 얘기다.보수세력은 ‘관제집회’를 말한다. 집회 참가자 다수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로 생각된다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대선을 거치며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자들
[미디어스] 다들 조국 얘기는 지겹다고 하는데 정치권은 조국 얘기만 하니 글로 정치평론하는 사람도 덩달아 조국 얘기만 쓸 수 밖에 없어 답답하다.26일 국회 대정부질문은 ‘조국 질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거의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얘기만 오갔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장관을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겠다며 최대한 ‘장관’이란 말을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자를 돌려 등을 보이며 앉기도 했다. 질문은 실종되고 추궁과 호통 뿐이었다.이들은 중간에 의원총회를 한다는 이유로 이주영 국회부의장으로 하여금 정회를 선포하게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국회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이주영 부의장의 사과 및 사퇴를 요구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의원총회를 열겠다고 한 것은 조국 장관이 자신의 집
[미디어스] 요즘 중앙일보는 386세대론을 다룬 ‘창간기획’을 연재하고 있다. 386세대가 가진 고유의 특성 덕에 오늘날 한국 사회 기득권 장악에 성공했고 그게 심각한 정치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지면에서도 수차례 지적한 바 있듯 이 역시 서로 다른 성격의 문제를 ‘386’이란 하나의 틀에 끼워 넣고 있다는 점에서 여러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같은 세대는 같은 시대적 경험을 하기 때문에 비슷한 세계관과 정서를 갖게 되는 게 사실이다. 386세대의 경우 민주화 투쟁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당시 싸우던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는 부채의식을 갖는 경우가 많다. 고학력 엘리트에 가까운 계층일수록 이런 정서가 흔한 것 같다.그런데 이런 식의 일반화는 386뿐만이 아니라 모든
[미디어스] 형이 확정되지 않은 용의자의 이름을 공개해도 되는가? 이제는 더 이상 아무도 묻지 않는 듯한 이 질문이 다시 떠올랐다. 33년 만에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특정된 놀라운 사건이 그 계기다. 언론들은 여지없이 이 특종에 달려들었고, 홍수처럼 쏟아진 보도들은 망설임 없이 용의자의 실명을 노출시켰다.그간 경찰과 언론은 ‘용의자 실명 공개’라는 이슈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를 강조하면서 ‘그래도 된다’고 대답해 왔고, 반면 공개해선 안 된다는 쪽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과 이중처벌 금지의 문제를 들면서 ‘그러면 안 된다’고 대답해 왔다. 어느 쪽 입장이건, 지금까지의 논쟁은 대체로 용의자가 진범이라는 자백과 증거가 확고하다는 전제 위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국민의 알
[미디어스] 삭발과 장외투쟁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게 그간 보수언론의 충정어린 조언이었다. 그런 주장을 받아들인 것일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민부론’을 주장하는 자리를 만들어 무대에 올랐다. 언론의 표현을 빌자면 마치 ‘스티브 잡스’처럼 최근 유행하는 무선 헤드셋 마이크를 끼고 청바지를 입은 채였다. 황교안 대표 뒤편에 비친 프리젠테이션의 디자인은 구태한 수준 그대로지만 어쨌든 뭔가 어울리지 않는 노력을 하는 모습이 짠해 보이는 면도 있다.아무튼 황교안 대표가 들고 나온 ‘민부론’이란 이름은 ‘국부론’의 변형으로 보인다. ‘국부론’은 애덤 스미스가 1776년에 내놓은 저서로 원제는 ‘국부의 성질과 원인에 관한 연구’이다. 즉, 국부(國富)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밝히고 이를 증대시키려면 어떻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