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방통위원이 오는 14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남영진 KBS 이사장, 정미정 EBS 이사를 해임한다. 

당초 관측된 일정(16일)보다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해임 시간표가 앞당겨졌다. 김효재 직무대행의 임기는 오는 23일이다. 전체회의 일정·안건 확정에 야당 추천 김현 방통위원과의 사전협의는 없었다. 

11일 김현 위원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전체회의 일정과 안건이 확정됐나'라는 질문에 "월요일(14일)에 한다고 통보받았다"고 답했다. 김현 위원은 '14일 남영진 KBS 이사장과 정미정 EBS 이사에 대한 해임이 이뤄지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또 이날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 이사에 대한 해임 청문회가 열린다.

남영진 KBS 이사장, 정미정 EBS 이사 (사진=KBS, EBS)

남영진 KBS 이사장은 10일 방통위에 김효재 직무대행에 대한 기피신청서를 제출했다. 기피 신청은 방통위설치법 제14조 제3항 '위원에게 심의·의결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행사할 수 있는 권리로 방통위 의결을 통해 결정된다. 

방통위는 14일 전체회의에서 남영진 KBS 이사장 기피 신청에 대한 심의·의결도 진행한다. KBS 이사회 사무국은 남 이사장의 기피 신청 취지에 대해 "김효재 직무대행이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 설치 취지에 어긋나게 독단적으로 남 이사장 해임 절차를 주도하면서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위법을 저질렀으며 김 위원이 지난달 5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이미 편향된 신념을 드러내고 있어 공정한 판단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 여러 가지라고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5일 김효재 직무대행은 TV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을 처리하면서 "오늘의 KBS가 수신료를 달라고 국민에게 말할 자격이 있는지, 염치는 있는지 국민이 묻고 있다. KBS는 공공자산인 전파를 구성원 이익 극대화에 사용하고 특정 정파에 유리한 방송을 제작하는 방송사로 인식됐다"고 말했다. 

김현 위원은 '14일 전체회의 일정·안건에 대해 방통위원 간 협의가 있었나'라는 질문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현 위원은 "날짜와 시간을 가지고 왔는데 제가 할 수 없는 시간"이라며 "그래서 저는 일정 문제 때문에 못한다고 말한 상태"고 전했다. 

방통위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감사원 감사 결과, 방통위 검사·감독 결과, 법원 판결 등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공영방송 이사들에 대한 해임 절차를 밟고 있다.

방통위는 남영진 KBS 이사장의 법인카드(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자체 조사한 결과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해임 절차에 착수했다. 보수성향의 KBS 노동조합은 남영진 이사장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남영진 이사장이 2021년 연말과 연초 지역에서 수백만 원 대의 확인되지 않은 물품을 수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로 구입했고, 또 여의도 인근 중식당에서 150~300만 원에 육박하는 식대를 지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남영진 KBS 이사장은 "2021년 8월 이후 업무추진비 집행률은 2021년 38.3%, 2022년은 63.8%"라며 "이미 모두 공개된 내용을 마치 새로 파헤친 것처럼 호도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남영진 KBS 이사장은 KBS노조가 문제삼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해 ▲이사회 사무국 직원 등에게 곶감 선물 ▲2022년 10월 26일 이사회 후 집행부 등 20여 명과 함께한 만찬 비용 ▲2022년 12월 28일 이사회·집행기관·센터장·관계직원 등 30여 명이 함께한 송년회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방통위는 정미정 EBS 이사 해임 사유로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사건, EBS 명예실추와 국민 신뢰저하 초래를 들고 있다. 검찰은 2020년 TV조선 재승인 점수 고의 감점 혐의를 적용해 정미정 EBS 이사를 기소했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정미정 EBS 이사는 방통위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점수 조작 혐의는)검찰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심사 점수는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수정됐다"면서 "단지 기소되었다는 이유로 EBS 이사 해임 결정을 내리는 것은 헌법상의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한편, 방통위는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에 대한 해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방통위가 해임 처분 사전통지서에서 적시한 권태선 이사장 핵심 해임 사유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공공기록물 폐기 및 무단 유출) ▲감사원법 위반(감사방해 및 감사지연) 등이다. 감사 과정에서 방문진이 MBC로부터 감사원이 요구하는 자료를 받아 내 제출하지 않은 게 공공기록물관리법·감사원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방통위가 통지서를 보낸 시점에 권태선 이사장은 감사원 소환조사를 받고 있었으며 현재까지 감사원의 방문진 감사는 종료되지 않았다. 감사원 감사 내용이 감사 기간 중 방통위 문건에 적시된 상황이다.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방문진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부패방지법 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는 위법·부당한 감사였지만, 방문진은 공공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적극 협조해왔다"며 "그런데도 MBC 자료를 방문진이 대신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감사방해 혐의로 얘기하고 있다. 방문진이 MBC에 대해 자료협조 요청을 했지만, MBC가 자료 제출하지 않으니 (감사원에)직접 받으라고 한 게 감사방해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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