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안형준 MBC 사장이 내부 구성원들에게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해임 소식을 알리며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압박으로부터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사장은 21일 '문화방송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5개월 전 사장 취임 직후 제일 먼저한 일은 사랑하는 동료 고 이용마 기자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을 사장실 벽에 건 것"이라며 "공정방송을 위해 희생한 동료의 소중한 뜻을 한순간도 잊지 않고 지켜가기 위한 다짐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 사장은 "4년 전 바로 오늘, 우리는 소중한 동료이자 훌륭한 기자를 잃었다. 고 이용마 기자의 4주기가 되는 오늘, 방통위는 MBC 대주주인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의 해임을 강행했다'며 "방통위가 KBS와 EBS 이사진에 이어 방문진 이사진에게도 압력을 가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일련의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 회사는 이에 대한 여러 대응 방안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고 이용마 기자는 2012년 MBC '공정방송 사수'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이명박 정부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해고됐으며 복막암 판정을 받아 별세한 해직언론인의 상징이다.
안 사장은 "돌아보면 MBC가 위기를 맞게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MBC는 그동안 전 직원의 하나 된 헌신으로 잃어버렸던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왔다"며 "MBC가 지금까지 쌓아온 위상이 외부의 공세와 압박으로 쉽게 흔들리지 않을 만큼 견고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가 서로 믿고 단결하여 슬기롭게 이 시기를 헤쳐나간다면 공영방송 MBC를 지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안 사장은 "앞으로도 제 자리를 지키며 맡은 바 임무와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여러분도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흔들고 공적 역할을 위축시키려는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시청자와 국민을 바라보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방통위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은 비공개 회의를 열고 권 이사장을 해임했다. 야당 추천 김현 방통위원은 사전 협의와 보고 없이 진행되는 불법적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며 심의·의결에 불참했다. 방통위는 권 이사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 방통위 검사·감독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해임 절차에 착수했다.
김 대행 체제 두 달여 만에 공영방송 이사 '4+1'명이 해임됐다. 5인 합의제 기구 방통위는 김 대행과 이 위원, 단 2명의 찬성표로 KBS 윤석년 이사와 남영진 이사장, EBS 정미정 이사,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을 해임했다. 다음 달 방문진 김기중 이사에 대한 해임 전 청문이 열린다. 김 대행 임기는 23일 종료된다.
방통위는 권 이사장 해임 사유로 ▲MBC 관리·감독 의무 해태 ▲MBC 사장 후보자 부실 검증 ▲MBC 사장 후보자 특별감사 관련 방문진 이사 참관인 파견 ▲감사원 감사방해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을 제시했다.
이에 권 이사장은 ▲MBC 경영손실은 이사장 부임 이전에 일어난 일 ▲이사장 재임기간 MBC 영업이익 2021년 684억 원, 2022년 566억 원 ▲MBC 사장 선임은 시민평가단 평가와 이사회 논의 결정 ▲사장 선임의 책임이 있는 방문진의 이사 파견 ▲방문진 보유 자료 감사원 제출 등의 반박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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