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국민 10명 중 9명이 공영방송 3사 사장 선임 시 시민사회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10명 중 8명은 공영방송 이사추천에서 시민사회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한 ‘공영방송 사장 선출 방식 관련 국민 여론조사’ 결과가 24일 발표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야당보다 여당 추천 인사가 많은 이사회에서 사장을 임명 제청하거나 추천'하는 현 KBS, MBC의 사장 선출방식에 대해 국민 10명 중 6명이 부적절하다'(63.5%)고 평가했다. '적절하다'(29.9%)는 응답의 두 배가 넘는다.

(자료제공=전국언론노동조합)

같은 응답자를 대상으로 공영방송 사장 선출 시 시민평가단의 참여에 대해 묻자 89.5%가 찬성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8.2%에 그쳤다. 여야 추천 이사회의 사장선출이 “대체로 적절하다”고 응답한 이들(25.1%)조차 시민참여에 대해 찬성한 셈이다.

사장 선출 시 시민평가단 의견 반영 방식으로 ‘이사회가 추천하는 최종 후보 결정에 시민평가단의 평가 결과를 일부 반영’(35.6%)하거나 ‘평가 결과로 이사회가 추천하는 최종 후보를 결정’(31.2%)하자는 응답이 66.8%로 다수였다. ‘별도 평가 없이 사장 후보들의 계획을 공개 청취해야 한다’는 응답은 30.7%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수동적인 의견청취가 아닌 공영방송 사장의 설명 책임을 요구하는 답변이라고 해석했다.

공영방송 이사추천 시 시민사회 참여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80.2%, 반대는 12.1%로 나타났다. 찬성 응답자 802명을 대상으로 '적합한 이사회 구성 방안'을 묻자, 응답자 89.3%가 ‘시민사회 추천 이사로만 구성’하거나 ‘시민사회 추천 이사가 여야 추천 이사보다 많’거나 ‘같아야 한다’고 답했다. 언론노조는 “여야 추천 이사와 시민사회 추천 이사를 동일한 비율로 해야 한다는 의견은 정당의 이사추천에 대한 인정이 아닌 시민사회의 참여와 견제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를 기획한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협력실장은 “이번 여론조사는 정당이나 언론노조의 관점이 아닌 시민의 관점에서 해석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권의 인사 추천이 더 이상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 ▲대의기관으로서 각 정당이 갖는 정당성이 공영방송 문제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 ▲공영방송 사장선출 과정에서 시민참여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그동안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정치권의 관행적 기득권 나눠 먹기로 진행되어 온 공영방송의 이사와 사장 추천 과정이 국민들로부터 이미 레드카드를 받았음이 여실히 증명된 것”이라고 평했다.

윤 위원장은 “한국 언론 역사에서 개혁의 핵심 과제는 수십 년 전부터 정치와 자본으로부터 언론의 독립성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의 문제였으며, 촛불 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다 가도록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자리를 정치적 전리품으로 간주하며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탐욕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여야 모두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방식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진정한 언론개혁의 길을 열지 않으면 다가오는 대선에서 강력한 정치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여야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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