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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이사 정치권 추천, 국민의힘 진술인도 반대황근 "공영방송 탈정치화는 내 소신"…'공영방송위원회-이사회' 2원체제 제안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2.24 13:47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공영방송 지배구조 공청회에서 국민의힘 추천 진술인 황근 선문대 교수가 '공영방송의 탈정치화'는 자신의 소신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 산하에 '공영방송위원회' 또는 '수신료위원회'를 두는 방식의 개선안을 제시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지배구조에서 착안한 안이다. 

황 교수는 감시·규제는 정부 규제기구가 맡고, 경영은 이사회가 맡도록 하는 '2원체제 지배구조'로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편할 경우, 방송사 내부 구성원 다수를 이사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는 공영방송 이사에 대한 정치권 추천 명문화와 '노동이사제' 반대를 주장하는 국민의힘 안과 배치된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방송지배구조 관련 공청회'에서 황근 선문대 교수가 발언하는 모습 (사진=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된 '방송지배구조 관련 공청회' 의견진술 자료를 보면, 황 교수는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각각 발의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이 '정치적 독립'이라는 목표에 있어 모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거의 모든 법안들이 공영방송에 대한 여·야의 이해득실에 바탕을 두고 거버넌스를 개편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법개정 목적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공영방송을 더욱 정치화시키거나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총평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주요 쟁점은 그동안 관행으로 이뤄진 정치권의 공영방송 이사 추천권을 배제할지 여부다. 현행법상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고, 방문진과 EBS 이사는 방통위가 임명한다. KBS 사장은 이사회가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MBC 사장은 방문진이 임명하고, EBS 사장은 방통위가 임명한다. 하지만 정치권은 관행에 따라 여야 7대4, 6대3 등 비율로 공영방송 이사를 추천해왔다. 

정필모 의원이 발의한 4개 법률 개정안(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통위설치법)은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을 이른바 '국민위원회'로 추천·선출하는 내용이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은 KBS 이사회 구성을 KBS, KBS 구성원, 학계, 시민단체 등이 추천하는 인사로 50% 이상 구성하고, KBS 사장추천위원회를 국민 50%와 KBS 구성원 50%로 구성하는 안이다. 

국민의힘은 정치권 추천을 명문화하는 방식의 재배구조 개선안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 구성 시 국회 여야 7대6 추천 비율로 이사진을 구성하고, 사장 추천 시 이사회 3분의 2 이상의 동의(특별다수제)를 얻도록 하는 안이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KBS 이사회 구성을 여당이 6명, 제1야당이 6명, 방통위가 3명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하고, 2년마다 이사의 3분의 1씩을 교체하는 내용의 '임기 교차제'를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황 교수는 민주당 정필모 의원의 '이사후보추천 국민위원회'안은 방통위의 여·야 안배구조가 그대로 재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실익보다 문제점이 많고, 국민의힘 박성중·허은아 의원안은 국회 교섭단체가 공영방송 이사를 직접 추천하는 형태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교수는 발의된 법안들이 공통적으로 공영방송 이사의 수를 13명~15명으로 늘리고 있는 데 대해 이사 추천을 정파적으로 안배하는 현행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의미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의 '시민단체·내부구성원 추천'안이나 '방통위 이사추천위원회'는 사실상 여당에 유리하고, 국민의힘의 특별다수제(3분의 2이상 동의)는 집권여당이 독자적으로 사장을 임명할 수 없도록 해 "이사 숫자를 늘리는 것은 사장 임명과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한 정파적 이익 말고는 국민 입장에서 어떤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황 교수는 공영방송 이사 구성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황 교수는 허은아 의원 법안과 정청래 의원 법안에 대해 수정 의견을 제시했다. 허은아 의원 안에 대해서는 방통위 추천 몫 일부에 대해 지역성 등의 특수성을 필수적으로 반영토록 하고, 정치권 추천 이사 중 일정 비율에 여성·지역성을 의무적으로 반영하는 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정청래 의원안에 대해서는 영국과 같이 공영방송에 대한 감시·규제와 경영책임을 분리하는 '2원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한다는 전제 하에 내부 구성원을 이사에 다수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KBS·MBC·EBS 등 공영방송 사옥

결론적으로 황 교수는 방통위 산하에 가칭 '공영방송위원회'나 '수신료위원회' 같은 감시·규제기구를 설립하고, 각 공영방송사의 이사회와 역할을 분담하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황 교수는 "공영방송은 정치적·상업적 이해로부터 독립되어 국민들에게 공익적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송을 의미한다"며 영국 BBC 사례를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영국은 2017년 법 개정에 따라 'BBC트러스트'를 해체하고 BBC에 대한 규제와 감시는 방송통신 규제기구인 오프콤(Ofcom)이, 경영책임은 'BBC 이사회'가 갖는 2원구조로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황 교수는 "2017년 출범한 ‘BBC이사회’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변화에 맞추어 경제전문가와 내부구성원 비중이 크게 높아져 공영방송의 경영적 측면을 크게 보강했다. 반면 BBC에 대한 감시·규제는 Ofcom이 전체 미디어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체계적으로 수행하도록 했다"며 "실제로 공영방송 거버넌스 개편 이후 BBC는 온라인미디어 환경에 적극 대처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이제 공영방송은 다른 미디어들과 별개로 독립되어 존속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해있다. 공영방송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신뢰와 투명성 그리고 공정성과 고품질 콘텐츠를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거버넌스 문제뿐 아니라 공영방송을 제대로 규율·지원할 수 있는 가칭 ‘공영방송위원회’와 ‘수신료위원회’의 구성이 필요하다. 그래야 공영방송 거버넌스가 지금같은 정쟁의 장에서 벗어나 합리적 논의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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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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