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정부·여당이 '내로남불'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10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보내는 서한 형식의 한겨레 칼럼에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정파성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이뤄지는 공영방송의 전반적인 퇴행을 바로잡자고 외친 건 야당 시절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게 '라디오 방송역사의 신기원'인 건 맞지만, 그건 라디오를 정치적 도구로 쓰던 과거 역사로의 퇴행이라는 점에서의 신기원일 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 차례에 걸쳐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장을 앉히기 쉬운 현 공영방송사 사장 선임권을 개혁해서 그 권한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던 걸 잘 기억하실 거다. 정권 잡은 후에 달라지는 내로남불, 지긋지긋하지도 않나"고 물었다.

정 의원은 지난달 22일 '뉴스공장' 편파성 논란과 관련해 "김어준의 천재성 때문에 마이너 방송에 불과한 TBS '뉴스공장'에 청취자들이 열광하는 것 아닌가"라며 "청취율 1위가 증명하지 않는가. 라디오 방송 역사의 신기원"이라고 주장했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사진=연합뉴스)

강 교수는 70억원의 '뉴스공장' 수익을 뒷받침하는 정부 지원과 현 TBS 지배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강 교수는 '뉴스공장' 수익 상당 부분은 정부·지자체·공공기관 광고와 협찬으로 만약 TBS가 '친야 정치팬덤' 프로그램을 만들어 '청취율 1위' 기록을 세운다면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은 광고·협찬비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재단법인화를 통해 서울시로부터의 독립을 이뤘다고 평가받는 TBS 지배구조에 대해 "현 사장 선임은 독립 이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이른바 '알박기'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교통방송 경영진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는 청사진을 밝히는 게 옳다"면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했던 전문가인 정 의원께서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애써주시면 고맙겠다"고 썼다.

강 교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의 중요성 못지 않게 방송인들의 '공정방송' 의지 역시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강 교수는 지난달 14일 UPI뉴스 칼럼 '문제의 핵심은 김어준이 아니다'에서 KBS·MBC·EBS 등 공영방송 3사 노동조합의 지배구조 개선 촉구에 대해 "뜨거운 지지를 보낸다"면서도 "방송인들 스스로 할 일은 없는가"라고 물었다.

강 교수는 "문 정권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끝내 외면하면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고 친정권 방송만 할 생각인가"라며 '김어준 논란'의 핵심은 TBS의 담당 PD와 간부, 사장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정파적 이익을 위해 무책임한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하고 사회적 약자를 모욕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 진행자가 있다면, 그리고 그런 행태가 반복된다면, 우리가 우선적으로 문제삼아야 할 대상은 진행자가 아니라 담당 PD들"이라고 했다. 이어 "청취율 1위의 '효자 상품'인 데다 대통령을 포함해 정권 실세들이 사랑하는 진행자인지라 통제권을 발휘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래도 괜찮은 것인지 따져 물어야 한다. 담당 간부들과 사장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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