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면회 온 국민의힘 지도부에게 ‘헌법재판관이 편향됐다'는 주장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는 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을 면회했다. 이 자리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동행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는 개인적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나 의원은 윤 대통령 측 제안으로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회를 마친 나 의원은 기자들에게 “현재 여러 가지 국회의 상황이라든지 특히 헌법재판소의 재판 과정에서 편향적인 부분, 헌법재판관들의 편향적인 행태에 대한 우려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최근 국민의힘은 특정 헌법재판관의 과거 SNS 활동 내역, 가족의 시민단체 활동 이력 등을 문제삼으며 편향됐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정계선 헌법재판관에 대한 기피신청이 기각되자 회피촉구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나 의원은 ‘이번 면회가 당의 공식입장이냐’는 질문에 “저는 어쨌든 국회의원으로서 접견을 오게 된 것”이라며 “권 원내대표, 권 비대위원장 두 분의 입장은 제가 대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정당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고 한다. 나 의원은 “대통령은 그동안 (야당의)줄탄핵을 비롯한 예산 삭감 등 의회 독재로 국정이 마비되는 것을 바라볼 수 없어 이런 조치(비상계엄)를 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내란 사태를 일으킨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야당을 향한 경고성이라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에게 '당이 하나가 되어 2030 청년을 비롯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역할을 당부했다'고 한다. 나 의원은 “(윤 대통령이)여러 국제 정세, 세계 경제 관련해 대한민국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의 윤 대통령 면회에 대해 조선일보가 “중도층에 계엄 옹호 세력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하는 상황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尹 면회 가는 국힘 지도부, 중도층이 어떻게 보겠나>에서 “윤 대통령은 헌법 요건에 안 맞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혐의, 국회 활동을 막으려 한 혐의 등으로 탄핵 심판을 받고 있다. 내란 혐의로 기소돼 형사 재판도 받아야 한다”면서 “이런 국면에서 대통령실 참모도 아닌 국민의힘 지도부의 면회가 타당한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층과 무당층은 ‘정권 재창출’보다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응답을 더 많이 했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대통령 관저에 몰려가고 지도부가 단체 면회 가는 모습이 중도층에게는 계엄 옹호 세력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이 대표 비판 외에는 다른 민생이나 대안 제시를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가 아니라 중도층에게 폭넓게 신뢰를 회복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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