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지금과 같이 탄핵심판이 계속되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대한 결심’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의 ‘하야’를 거론하고 나섰다.

13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헌재는 헌재법을 위반해 재판을 진행하고 있고, 결론을 정해놓은 것처럼 신속하고 위법, 불공정한 심리를 계속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변호사는 “빠른 결정보다는 신속하고도 공정한 심리, 정확하고도 정치적 중립성을 견지한 심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 결정에 대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어야만 헌재 존재에 의의가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과 같이 탄핵심판이 계속되면 대리단은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중대한 결심’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공교롭게 ‘헌법재판소 비판’ 보도를 이어온 조선일보가 윤 대통령의 ‘하야’를 꺼내 들었다. 이날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칼럼 <탄핵 對 기각 두 선택지밖에 없나>에서 “선고일이 다가올수록 탄핵 찬반 시위대의 규모가 커지고 목소리가 격앙돼 가는 것을 보면서 (윤 대통령)탄핵 심판이 문제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가슴을 누른다”고 했다. 

양 주필은 “만약 탄핵이 기각된다면 대규모 반발 시위가 벌어질 것은 불문가지”라면서 “이번에 실체를 분명히 보여준 탄핵 반대층도 이를 좌시할 리 없다. 양쪽 거대 군중이 충돌하는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13일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 갈무리
13일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 갈무리

양 주필은 “미국에선 그 후 네 번 대통령 탄핵 시도가 있었지만 실제 탄핵으로 이어진 일은 없다. 세 번은 상원에서 부결됐고 닉슨은 의회 표결 전에 사임했다”면서 “미국은 대통령 탄핵 논란을 모두 정치적으로 수습한 것”이라고 했다. 

양 주필은 “닉슨은 그야말로 온갖 불법을 다 저지른 사람이었지만 하야 뒤 정치적으로 사면받았다”며 “야당은 이를 시비하지 않았고 대규모 군중 시위도 없었다. 만약 미국에서도 대통령 탄핵 심판이 헌법재판소와 같은 법정에서 이뤄졌으면 다른 결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주필은 “대통령 탄핵과 같은 거대한 정치 문제를 재판관 8명이 떠안았다”면서 “유권자 기준으로 탄핵 찬반 양쪽에 각각 2000만명 안팎 국민이 운집했는데 8명이 그 무게를 지는 것이 온당한지 의문이다. 이 사태는 법 조항 위반 판단을 떠나 정치적으로 해결하고 수습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양 주필은 “윤 대통령이 먼저 책임을 깨끗이 인정해야 한다”면서 “민주당도 과정은 다르나 결과는 같을 수 있는 정치적 해결책에 열린 자세로 나왔으면 한다. 그러면 헌법 재판도 출구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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