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틀째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흔들기에 나섰다. '이재명 연수원 동기 친구'에 이어 '이재명 모친상 방문 자랑' 주장이 나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문형배 소장이 이재명 친분설에 해명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헌재 결정을 부정할 것이라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비해 불복 여론을 조성하는 모양새다. 대응을 자제하던 헌재는 문형배 대행이 이재명 대표 모친상에 문상을 가지 않았고, 조의금을 내지도 않았다고 공지했다. 

22일 헌재는 문자 공지를 통해 "권성동 원내대표의 '2020년 이재명 대표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문형배 대행이 상가에 방문했다'는 취지의 발언은 명백히 사실에 반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문형배 대행은 이재명 대표의 모친상에 문상을 한 적이 없으며, 조의금을 낸 사실조자 없다는 점 알려드린다"고 했다.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문형배 대행 등 헌재 관계자들과 만나기 위해 헌재를 찾았다. 하지만 헌재 측이 외부 일정을 이유로 만남을 거부하면서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헌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형배 대행이 이재명 대표와의 친분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며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면 재판(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제척 내지 기피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감사원장, 법무부 장관 등의 탄핵심판을 대통령 심판보다 먼저 하거나 같이 해야 하지만 헌재의 재판 일정을 보면 대통령 탄핵 심판만 성급하게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이면에는 문형배 대행의 편향된 가치관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문형배 대행은 이재명 대표와 절친이고 누구보다 가깝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문형배 대행은 평소 정부여당 비판을 많이 하고, 이재명 대표와의 친분을 굉장히 과시했다"며 "2020년 이재명 대표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상가에 방문했고, 이를 자랑삼아 헌재 관계자들에게 얘기할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해명을 하지 못하면 헌재의 결정에 대해서도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문형배 대행을 겨냥한 '이재명 친분설' 공세를 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문형배 대행이 이재명 대표와 과거 연수원 시절 동기로서 노동법학회를 함께하며 호형호제하는 매우 가까운 사이라는 것은 법조계에 파다한 이야기"라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문형배 대행이 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이자 대통령에 대한 실질적 탄핵소추인인 이재명 대표와 절친이라면 헌재 소장 대행으로서 탄핵심판을 다룰 자격이 과연 있겠나"라며 "헌재가 명확히 답변하지 않고 외면한다면 헌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한국법조인대관을 보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정형식 헌법재판관과 사법연수원 17기 동기다. 정형식 재판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임명한 재판관으로, 현재 대통령 탄핵심판의 주심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 표걸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6일 정혁식 재판관의 처형 박선영 전 의원을 진실화해위원장에 임명했다. 

정형식 재판관은 지난해 12월 2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차 변론준비기일에서 '왜 대통령 탄핵 사건을 제일 먼저 진행하냐'는 피소추인 측 항의성 질문에 "대통령 탄핵 사건이 다른 어떤 사건보다 중요하다"고 일축했다. 정형식 재판관은 "탄핵심판은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과 다르다. 헌법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사법연수원 동기인 서성건·최거훈·차기환 변호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이다. 권성동 원내대표 주장대로라면 집권여당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의 주장을 받아 헌재를 흔드는 여론전을 펴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

또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중앙대 법학과 2년 선후배 사이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80학번, 이재명 대표가 82학번이다. 사법연수원 기수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17기, 이재명 대표가 18기다. 지난해 12월 18일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는 "고시 공부를 같이 한, 옆방 쓰던 선배님"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먼저 하라고 손짓하자 이재명 대표는 "선배님 먼저 하십시오"라고 웃으며 양보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비공개 대화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배우자가 과거 대학생 시절 이재명 대표 미팅을 주선해 준 이야기가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권성동, 불복용 헌법재판관 좌표찍기 "이재명 연수원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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