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조선일보가 국민의힘 지도부의 윤석열 대통령 면회에 대해 “‘개인적 면회’라는 설명을 누가 믿겠나”라면서 “중도층에게는 계엄 옹호 세력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한국 정치의 한 축을 이뤄온 거대 보수정당이 어쩌다 한 줌 극단 세력에 끌려다니는 신세가 됐는지 개탄스럽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3일 오전 11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대통령을 면회할 예정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면회에 대해 “개인적인 차원으로 가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 차원에서의 공식 면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당 지도부 투 톱이 나란히 가는데 ‘개인적 면회’라는 설명을 누가 믿겠나”라고 반문했다. 조선일보는 3일 사설 <尹 면회 가는 국힘 지도부, 중도층이 어떻게 보겠나>에서 “윤 대통령은 헌법 요건에 안 맞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혐의, 국회 활동을 막으려 한 혐의 등으로 탄핵 심판을 받고 있다. 내란 혐의로 기소돼 형사 재판도 받아야 한다”면서 “이런 국면에서 대통령실 참모도 아닌 국민의힘 지도부의 면회가 타당한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12.3 내란 사태’ 이후 급락했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의 점령군 행세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감으로 회복세를 보이지만 이는 반사 이익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층과 무당층은 ‘정권 재창출’보다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응답을 더 많이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대통령 관저에 몰려가고 지도부가 단체 면회 가는 모습이 중도층에게는 계엄 옹호 세력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기본소득 재검토’ ‘52시간 근무제 예외 검토’ 등 민주당의 최근 우클릭 행보를 거론하며 “선거에서 승패를 좌우할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이 대표 비판 외에는 다른 민생이나 대안 제시를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가 아니라 중도층에게 폭넓게 신뢰를 회복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같은 날 사설 <지도부까지 구치소 찾는 여당, 내란수괴와 한 몸 되려는가>에서 “‘인간 대 인간의 관계’ 운운하며 내란 수괴를 굳이 찾아가겠다는 공당 지도부의 처신은 정치윤리가 허용하는 선을 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31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향신문은 “국민의힘은 윤석열이 체포될 때만 해도 지도부 차원에서는 거리를 뒀으나 점차 ‘윤석열 정당’으로 퇴행하는 듯 보인다”면서 최근 국민의힘이 헌법재판관을 비방하는 것을 사례로 들었다. 경향신문은 “권·권 투톱’의 윤석열 면회는 속셈이 뻔하다. 윤석열의 극단적 선동에 일부 극우 지지층이 호응하며 당 지지율이 상승하자, 이들이라도 그러모아 조기 대선 등에 대비하겠다는 계산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대다수 국민 눈에는 국민의힘이 보수정당 정체성을 잃고 ‘내란 수괴’의 인질이 되고 있는 것으로 비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한국 정치의 한 축을 이뤄온 거대 보수정당이 어쩌다 한 줌 극단 세력에 끌려다니는 신세가 됐는지 개탄스럽다.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탄핵 심판과 수사를 방해하고 폭도들의 서울서부지법 난동조차 비호하는 등 최소한의 시시비비조차 가리지 않은 것이 자승자박이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당의 건전한 보수 정체성마저 극우에 침식당하며 보수 정치의 붕괴를 재촉하는 결과를 몰고 올 공산이 크다”며 “국민의힘의 자정 기능이 작동해야 할 비상 국면이다. 지도부의 윤석열 면회 방침에 ‘무책임’하다며 강하게 반발한 김재섭 조직부총장 같은 이들이 뜻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서울역에서 권 비대위원장이 설 인사를 하려하자 한 시민이 자리를 뜨고 있다. (사진=서울의소리 유튜브 영상 갈무리)
지난달 24일 서울역에서 권 비대위원장이 설 인사를 하려하자 한 시민이 자리를 뜨고 있다. (사진=서울의소리 유튜브 영상 갈무리)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인 김재섭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만나는 일정에 ‘개인적 차원’이라는 변명하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국민의힘의 공식적인 입장인 것처럼 비칠 것이고, 무책임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임기 중에는 참모로서 듣기 좋은 소리만 하다가, 대통령이 구속되고 나서야 새삼스럽게 인간적 도리를 다하기 위해 대통령을 만난다는 건 비겁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비상계엄으로 조성된 내란적 상황으로 인해 크게 상처 입은 민주주의와 국가 통합성의 회복을 위해선 정치권이 극단 세력과 철저히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면서 “국민의힘은 공당으로서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책무가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내란 수괴와 한 몸이 된 정당이 존재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경향신문은 “권·권 투톱은 당의 존재 이유를 허무는 망동을 멈추고, 하루속히 내란 세력과 절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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