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후보자 시절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되면 SNS 활동을 자제하겠다던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최근 이종찬 광복회장을 비난하는 글을 연이어 공유했다. 

이 위원장은 과거 SNS을 통해 ‘5.18 폄훼’ ‘이태원 참사 기획 의혹’ 등 여러 차례 극우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현재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정치적 중립을 약속한 이 위원장이 '뉴라이트 옹호' 게시물을 공유한 것은 명백한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31일 방통위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31일 방통위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진숙 위원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제3노조(이하 제3노조)의 성명 <이종찬은 건국의 현장에서 무릎 꿇고 반성해야 한다>를 공유했다. 제3노조는 MBC 내 보수성향 소수 노조다.

제3노조는 해당 성명에서 “이종찬(광복회장)이 불참하겠다며 위세를 부리지만, 우리는 그가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할 자격조차 없다고 본다”며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진 사람이 갈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제3노조는 “1919년 건국설은 2019년 좌파들이 들고 나왔다가 슬며시 치웠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북한이 상해 임시정부 법통을 부정하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광복회장이라는 사람이 다시 그 이설을 고집하는 게 참으로 낯설고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12일에도 이종찬 광복회장을 비판하는 제3노조의 글을 SNS에 공유했다. 해당 글에서 제3노조는 “(이종찬 광복회장은) 1948년에 건국했다는 건 일본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해주는 일이라고 비판한다. 표현이 점점 거칠어져 ‘밀정’이라고 하더니 어제는 ‘반역자’라고 말했다”며 “졸지에 이승만, 김구, 조소앙이 밀정·반역자가 될 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3노조는 “이종찬 광복회장이 무슨 생각을 하든 자유이지만, 부디 북한 근처에는 가지 마시기를 충고드린다”며 "북한은 우리와 체제가 달라서 말로 하지 않으니 조심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11일에는 “권태선 이사장이 이끄는 현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의 MBC 관리 감독은 파탄 상태라 할 것이다. 방문진 이사들이 임기가 끝난 뒤에도 계속 자리에 있겠다고 우기는 건 파렴치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제3노조 관계자의 글을 공유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사진=이정헌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정헌 민주당 의원(사진=이정헌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14일 입장문을 내어 "(이 위원장이 공유한 게시물은) 모두 최근의 역사 논쟁에서 뉴라이트 계열 (독립기념)관장의 주장을 옹호하고, 광복회를 비판하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며 ”청문회에서 정치적 중립을 약속한 이 위원장이 '뉴라이트 옹호' 게시물을 공유한 것은 명백한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방통위원장이 특정 노조를 노골적으로 편 들고, MBC 보도에 불만을 드러내며 방송장악 의도를 품고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후보자 시절인 지난달 25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극우 성향 SNS 게시물에 대한 지적을 받자 “앞으로는 제가 특히 공직에 임명이 된다면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 표시를 하는 것에 조금 더, 손가락 운동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과거 SNS에 여러 차례 극우적 시각을 드러내 논란이 일었다. 이 위원장은 ▲‘홍어족의 광주사태 악용’ 댓글 ▲‘KBS 본관을 박정희 센터로’ 댓글 ▲‘한국인은 때려야 말을 듣는다’ 댓글 등에 공감을 표시했으며 ‘MBC·KBS가 더 많은 청년을 이태원으로 불러냈다’는 이태원 참사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국회는 이 위원장을 공영방송 이사 불법 의결 등의 사유로 탄핵 소추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14일 개최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