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작고하였고 민중예술의 선구자로 기억되고 있는 판화가 오윤은 1979년 동인을 창립하였으며 동인 창립미술전을 여는 문제에 대하여 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물이 흐르다보면 바위에 부딪치기도 하고 깊은 소가 있으면 잠시 고요 있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강물은 끊임없이 굽이치며 흘러간다는 것이지요.”(“시대의 불꽃16-오 윤”, 김문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출판)강물의 본질이라는 것이 굽이치며 흐르는 것이다. 특히 지형이 복잡하고 산림이 많은 한국의 강은 산과 마을을 에둘러서 흐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생물 다양성의 해이다. 생물 다양성이 증진되거나 보전되려면 서식환경이 다양하고 우수하여야 한다. 한국의 강은 여
외환위기와 개인주의언젠가 프레시안에 모 대학교수가, 그것도 진보적이라고 별칭이 붙은 교수가 외환위기 시기에 대학을 다녔던 세대가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지는 점에 대해서 그들을 탓할 것이 아니라 이해해야 한다고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청년 실업 문제로 취직난에 허덕여 그들이 개인적 삶에 대한 집착을 강하게 보이는 면을 두고 오직 그들에게만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글을 읽는 순간 이 대학교수가 오늘날의 대학생들에게서 환심을 사고자 하고 있지는 않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적 위기 상태에서는 개인주의적 태도를 가지는 것도 용납할 수 있다는 말인가! 오늘날의 대학생들도 외환위기 시절 대학생들 못지않게 자기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지만 나
채 꽃펴보지 못한 젊음들이 의무와 법의 강제란 이름으로 집총했다가 차가운 물속에서 하나 둘 스러져 갔다. 익히 예상은 했지만 사고 이후 한동안 뿌옇게 부유했던 죽음은 함미가 인양되고 주검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더 이상 부인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실체가 되었다. 그들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죽어야 했던가. 그 물음에 대답해야할, 그들을 차출했던 국가는 아무런 말이 없다. 그런 와중에 침몰 사고의 원인과 정부의 대처에 대한 온갖 의혹과 정치적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보수 신문은 사건 초반부터 별다른 근거도 없이 북한 공격설을 제기하며 안보를 상업화하는데 여념이 없다. 익히 예상했던 대로다. 반면 진보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안보 상업주의의 대척점에서 북한 연계설의 여론 확장을
인터넷에서 전자메일을 하루만 정리하지 않아도 금방 수십 통, 수백 통의 메일이 넘쳐난다. 이 가운데는 사적인 것은 거의 한건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중요한 약속이나 챙겨야 할 사안은 더욱 신속하고 간편한 문자로 확인하고 있으니 말이다. 전자메일은 어느덧 나 같은 정보지의 물결이다. 내용을 확인하는 것도 업무의 과정인지라 일일이 메일을 열어서 검색을 하는데 눈에 띄는 자료가 있었다. 전주영생고등학교(교장 임석윤) ‘푸른바람’에서 사랑의열매 전라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원배)에 이웃사랑성금 35만원을 기부하였다. 금번 성금은 전남 목포대학교에서 주관한 ‘신재생에너지 경진대회’에서 영생고 3학년 유원영 등 5명의 학생이 ‘푸른바람’ 이름의 팀으로 참가하여, ‘풍
지난 12일 KBS는 부사장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단독중계하려는 SBS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KBS가 중계권 갈등을 법정으로 끌고 가면서 SBS의 단독중계로 일단락될 듯 보였던 중계권 갈등이 다시 불붙는 양상이다. KBS는 같은 날 저녁 메인뉴스와 스포츠뉴스를 통해 자사의 입장을 쏟아냈다. KBS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SBS의 독점 중계권 획득은 지상파 3사 간 합의의 파기라는 불법적, 비도적적 행위로 이뤄졌다.둘째, KBS는 공동중계를 위한 협상에 최선을 다했지만 SBS는 비합리적 요구를 내세우며 의도적으로 협상을 지연시켰다.셋째, SBS의 독점중계로 인해 시청자는 채널 선택권을 잃게 되었고
철지난 이야기가 되겠지만 영화 ‘공자’에 대해 거론하고 싶다.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현대중국에 관심이 많고 학생들에게 논어를 강의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공자 역에 주윤발이 캐스팅되었다는 외신 보도를 접한 이후부터 줄곧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려왔다. 홍콩 느와르 영화 속에서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기관총을 난사하던 주윤발이 분한 공자가 현대중국에서 어떻게 그려질까. 1940년에 공자가 영화화된 적은 있었지만 그 당시와 현재 중국에서 공자의 위상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공자에 대한 평가는 욱일승천의 기세로 높아지고 있었기에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막상 영화가 완성되어 상영하게 되었을 때 공교롭게도 아바타가 절찬리에 상영되고 있었다. 공자 당시에 아바타가 상연되었더라면 공자도 보러갔을 것이
기억은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인가를 기억하는 행위는 과거와 지금이 같은지 다른지 비교하게 하고, 그 사이 수많은 시간의 물결과 주름을 알아보게 한다. 여행은 낯선 시간 속으로의 떠남이다. 여행자는 낯선 시간의 물결과 주름을 기억 속에 담는다. 그 기억을 통해 여행을 떠나기 전 그리고 여행 중의 자아 그리고 돌아오고 난 뒤의 자신을 비교한다. 연극으로 여행의 기억을 담은 이들이 있다. 극단 플레이위드의 여섯번째 작품으로 대학로 마방진 소극장에서 오늘 (4월 14일) 막을 내리게 될 가 그렇다. 잘 쓴 여행담을 듣는 것은 참으로 즐겁다. 연극 는 솔직 담백한 여행담을 무대에서 전개한다. 극이 진행되는 약 1시간 20분 동안 그냥 웃으며 박수 치고 공감을 던지고 하며 눈물
최근 모 심야 음악프로에서 크라잉넛이 출연했다. 데뷔 15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 무대였다. 그들이 15년차 밴드라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언제나 풋풋하고(?) 엉뚱한 청춘 같은 그들이 이미 30대 중반의 중견 밴드라는 건 한편 그들보다 약간 연배가 위인 스스로의 나이를 재확인시켜주는 것 같아 쓸쓸하기조차 했다. 그래도 뭐, 간만에 그들의 공연을 TV 화면을 통해서라도 보니 반갑고 좋았다.사적으로 크라잉넛을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에 대한 느낌은 언제나 말 안 듣는 동생들 같다. 그것은 처음으로 접했던 그들의 공연 때 각인된 어떤 ‘인상’ 때문일 것이다. 더프는 군에서 막 제대한 직후인 1997년 초에 그들의 공연을 처음 보았다. 그들이 클럽 ‘드럭’에서 무대에 서기 시작한 것이 1995년 무렵이고 옐로
1937년 12월 13일 중국 양쯔 강 남동쪽 연안에 있는 도시 난징(南京)으로 진격한 일본군은 예하 부대에 다음과 같은 지침을 내린다.- 모든 전쟁 포로를 처형한다. - 처형방법: 포로들을 12명씩 나눠 총살한다.당시 일본군의 작전개념은 가는 곳마다 모두 죽이고 모두 빼앗고 몽땅 불태운다는 의미의 ‘삼광작전’이었고, 그런 일본군에게 포로 처형은 식량 부족과 혹시 모를 보복의 우려를 단숨에 해결해주는 수단이었다. 난징에 입성한 일본군은 곧장 무장하지 않은 중국의 민간인 포로들을 상대로 끔찍한 살육을 자행하기 시작했다. 총을 쏴 죽이거나 칼로 목을 베는 건 기본이었고, 산 채로 포로를 묻거나 불에 태우고 사지(四肢)를 절단했는가 하면, 사나운 개의 먹이로 던져주기까지 했다. 산 사람을 고문하는 방법
촛불을 들고 외친다.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 그렇다. 이번 싸움은 MBC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다. 누구로부터 지켜내려는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권력으로부터 지켜내려는 것이다. 이라는 말을 낳을 정도로 방송 개입에 대한 강도가 거센 지금의 권력으로부터 지켜내려는 것이다. 원래부터, MBC가 마뜩찮았던 현 정권이었다. 어느 언론보다 BBK와 다스 관련 의혹을 상세히 보도한 방송이 MBC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일하던 시절에도 '교통카드 사업자 선정 배경', '청계천 개발 비리 의혹' 등 '이명박 시정(市政)'의 어두운 부분들을 파헤쳐 온 방송이 MBC였다. 그러던 MBC가 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까지 경고하고 나섰고, 그 이후 촛불민심이 크게 확산돼 갓 출
와이낫의 ‘파랑새’와 씨엔블루의 ‘외톨이야’ 사이의 표절 논쟁이 한창 지난 지금, 다시, 표절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당시 격한 논쟁이 오고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고, 이제 사태는 법정으로 옮겨졌다. 1년 이상이 소요되는 긴 싸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대중적 관심이 사그라든 시점에, 정보공유연대의 주최로 4월 8일 표절을 주제로 한 조그만 세미나(이달의 토크: 창작과 표절 그 미묘한 지점)가 진행됐다. 한물 지나간 주제로 뒷북이나 치려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자리는 치열했던 논쟁을 차분히 되짚어 보며, 표절문제에서 핵심적이지만 정작 논쟁 속에서는 누락됐던 어떤 것들을 드러내고 이야기 하는 자리였다. 지난달 와이낫은 ‘외톨이야’의 작곡가를 상대로 저작권침
천암함 참사를 지켜보며 우리 국민들은 깊은 슬픔과 함께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서해는 우리 국민이 친근하게 여겨온 바다였다. 동해에 비하여 해안에 밀려오는 파도는 높지 않았다. 서해낙일은 부드러웠고 육지 앞에 펼쳐져 있는 섬들은 가까웠다. 많은 시들은 어머니 젖가슴으로 비유하며 서해의 갯벌을 노래하였으며 조석간만의 차이는 때로는 섬까지 걸어서 갈 길을 열어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번 참사를 통해 알게 된 서해는 공포였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수심에도 불구하고 거대하고도 세찬 힘으로 휩쓸어가는 조류가 있고 무시무시한 사리라는 것이 있으며 5분이면 목숨을 빼앗을 정도로 찬 바다가 바로 서해였다. 서해라서가 아니라 서해 역시 바다라서 무서운 것이었다. 바다의 무서움을 새삼 깨달은 것과 비견하여 군의 무능력은
지방선거에 나선 각 후보들은 여론조사가 경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조사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운다. 결과의 유불리에 따라 극한 반응도 마다지 않는다. 특히 광주처럼 특정정당의 지지세가 압도적인 곳에선 당내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러다보니 별 일이 다 생긴다. 각 언론사가 발표하는 여론조사결과는 이미 보도 하루 전날 오후쯤이면 각 경선캠프로 알려진다. 후보진영에선 결과가 미칠 유불리에 따라 “신문 더 구할 수 없느냐”부터 “살살 써달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게 마련이다. 이 정도는 ‘어필’로 넘어간다. 그런데 “기사를 빼달라”는 단계가 되면 ‘언론통제’가 된다. 물론 개인적 친분관계가 있으면 농반진반으로 ‘좀 빼줘’할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 취재원이
박종훈 감독의 표현을 빌자면 소위 'LG의 문제'라는 것이 터졌다. 시즌 개막 단 일주일 만이고, 여태 2승 밖에 올리지 못한 이른 시점이다. 무엇보다 우선, 표현이 참 재밌다. 박종훈 감독이 무엇을 일컬어 'LG의 문제'라고 한 것인지를 더 찾아보니, 그것은 "개성이 강한 선수들의 성향"이라고 한다. 참 애매하고도 모호하여 알다가도 모를 그래서 더욱 재밌는 표현이다. 'LG의 문제'라는 표현은 누구도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거나 혹은 파악할 순 없는 표현이다. 하지만 야구를 좀 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즉각적으로 그 표현이 갖는 뉘앙스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이데일리의 야구 기자인 정철우 기자가 네이트 에 기고한 "LG가 정신력이 문제라고?"라는
이영돈 PD.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프로그램의 MC로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낯익은 인물이다. 최근 이 PD는 이른바 ‘룸살롱 술파티’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 PD는 지난 2월초 휘하의 중간 간부들을 데리고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음란 술파티’를 벌였다. 이 PD가 파티를 벌인 술집은 소위 강남의 잘나가는 ‘하드코어 업소’로 알려졌다. 정의감에 불타는 어조로 사회적 불의를 꾸짖던 이 PD여서 시청자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그런데 이 사건과 관련하여 KBS 내부의 권력다툼이 배후에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건이 알려진 초기 ‘외주사의 술값 대납설’이 함께 퍼진 것. 이 PD는 사건자체는 인정했지만, 외주사의 술값 지불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때문에 KBS 내부에서는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2008년 초여름은 광우병 쇠고기를 반대하는 촛불로 뜨거웠다. 10대부터 노년층까지 시민들은 광화문에 꾸역꾸역 모였다. 21년 만에 100만명이 군집했다. 그러자 곳곳에서 분석과 해석이 난무했다. '저들의 군집화를 이끈 동력이 과연 무엇일까'가 관건이었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과 달리 이번 촛불은 군사정권과 같은 명확한 투쟁의 대상이 없지 않느냐'가 고민의 시작점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그리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분석의 틀을 금세 찾아내 공격 대상을 정하고 탄착점을 포착했다. '분명 저들을 이끈 배후가 어디엔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었다. 대통령은 "저 양초들은 누구 돈으로 샀고 누가 주도하는지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집회를 '주도'했을 것이라고 판단한 '좌파' 시민단체를 색출했고
대형 참사 보도를 접할 때마다 항상 떠오르는 의문이다. 우리나라 주류 언론은 정상인가?언론이 대형 참사를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은 당연하다. 대부분의 참사는 구조적 결함에 인재(人災)적 요인이 결합해 발생하기에 언론이 이를 적극적으로 파헤쳐 여론을 환기하는 것은 지당하다. 천안함 침몰 보도도 이 맥락에서 크게 문제 삼을 일은 아닐 수도 있겠다.그럼에도 의문은 쉬 가시지 않는다. 신문과 방송이 며칠째 주요 지면과 시간을 이 단일 이슈에 할애하는 게 올바른 편집권과 편성권의 행사일까?의미 있는 의제를 끄집어냈다면 모르겠다.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면 으레 등장하는 '~카더라' 식의 추측과 '~라면' 식의 예단이 천안함 침몰 보도에도 주를 이루고 있다. 물론 그 일차적 책임은 사고 원인 등에 대한 정부당국
오늘도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강의실에 들어섰다. 항상 그래왔듯이 학생들은 교단에 누가 있던 관계없이 친구들과 즐겁게 조잘거리기도 하고, 휴대폰으로 통화하기도 하고, 졸린 눈을 비비며 수업을 준비하기도 한다. 나도 잠시 아스라이 멀어져간 소중했던 과거를 회상해 본다. 이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과거와 너무나 달라져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강의 시간에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고민 고민 하지만 준비된 멘트를 구사해서 효과를 거둔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것은 학생들이 체감하기에는 시대적인 상황, 의식, 삶의 수준 등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일 게다. 최근 고려대 김예슬 학생의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선언이 충격적으로 다가왔지만 파장
예전에 진보라는 말은 ‘빨갱이’, ‘좌익’과 동의어였다. 그래서 진보라는 말을 함부로 쓰지도 못했다. 그런데 오늘날 진보라는 말은 진부하다고 할 만치 여기저기서 쓰고 있는 말이다. 그런데도 진보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잘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진보, 그것은 ‘유령’인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손’인가?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산물인 ‘민족주의’에 집착하는 주사파도 진보라고 하며, 심지어 노무현 정권도 진보라고 이름을 갖다 붙인다. 다른 한편 일반 대중들은 대통합민주쉰당이 딴나라당보다 개혁적이고 진보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진보라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진보라는 말이 ‘중산층’, ‘서민’(우리는 이들을 보통 민중이라 부른다)과 밀접한 연관이
한 고등학생이 있었다. 학생은 공부를 못했다. 아니, 공부를 아예 안했다. 그는 자신이 왜 꼭 대학에 가야하는지에 대한 회의와 의문에 빠져있었다.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 판단할 틈도 주지 않고 무조건 밤새워 공부해 좋은 대학 갈 것을 강요하는 학교와 사회의 질서를 용납할 수 없었다. 그가 볼 때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으로 꽉 짜여진 학교 생활이란 기계 같은 사회의 부속품을 양산하는 공장에 불과했다. 그는 스스로를 자발적 불량품이라 불렀다. 불량품이 돼서라도 기계 밖으로 튕겨져 나오고 싶었다. 그리고 한 대학교 신입생이 있었다. 그는 세칭 ‘삼류대’에 입학했다. 재수까지 하며 명문대학을 가고자 했지만 결국 실패한 그는 원치 않았던 학교의 학생이 된 스스로의 처지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같이 입학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