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류희림 체제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의결한 '과징금' 제재가 위법하다는 첫 본안 판결이 나왔다. 

방통심의위 구성원들은 “권력비판 언론에 대한 입틀막 심의에 혈안이 된 류희림 체제 방심위의 폭주에 제동을 건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면서 “정부는 입틀막 정치심의의 주범 류희림에게 소송 비용을 청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행정법원 제7부(재판장 이주영 수석부장판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PD수첩> ‘대선 D-1, 결정하셨습니까’(2022년 3월 8일 방송분)에 부과한 1,500만 원의 과징금 제재조치를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방통위가 방통심의위의 제재를 집행하기 때문에 관련 소송의 당사자가 된다. 방송사들이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방통심의위 제재 효력 정지’ 가처분 30건 모두 인용된 상태에서 나온 첫 본안 판결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는 같은 날 성명을 내어 “이번 판결을 권력비판 언론에 대한 입틀막 심의에 혈안이 된 류희림 체제 방심위의 폭주에 제동을 건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지부는 ‘사실관계가 왜곡됐다’ ‘핵심 부분이 날조됐다’ ‘MBC가 가짜뉴스 재생산에 동조했다’ 등 <PD수첩>의 과징금 제재 사유를 거론하며 “무엇이 왜곡인가 가짜뉴스인가, 녹취록 원본과 편집본 모두 ‘윤석열 검사가 대출브로커 조우형을 봐줬다’는 내용이다. 편집된 부분 역시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는 맥락이었음에도, 류희림 방심위는 커피를 누가 타 줬느니 하는 지엽말단을 물고 늘어지며 의혹 제기를 봉쇄하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뉴스타파 인용보도에 대한 심의는 류희림 씨의 가족 및 지인 민원에 근거한 것으로, 심의 절차에 이해충돌법 위반이라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면서 “대선 후보에 대한 정당한 의혹 제기를 ‘가짜 뉴스’로 몰아붙이기 위해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한 ‘가짜 민원’을 제기한 류희림 씨는 진작 대국민 사과를 하고 방심위원장 직에서 물러났어야 하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 붙어 있는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 사퇴 촉구 현수막' (사진=미디어스)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 붙어 있는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 사퇴 촉구 현수막' (사진=미디어스)

방통심의위지부는 “오늘 법원의 판결은 류희림 방통심의위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류희림 방심위의 제재조치 30건의 효력이 집행정지된 상태이고, 이번 판결로 1건이 (제재가)취소됐다. 앞으로 추가적인 집행정지 및 취소 판결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통심의위지부는 “민주주의의 보루로서 사법정의를 확인한 판결이 반가운 동시에, 류희림 한 사람 때문에 심의 시스템의 붕괴는 물론 국민 세금으로 불필요한 소송비용이 탕진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이제라도 정부는 입틀막 정치심의의 주범 류희림에게 소송 비용을 청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이 방통위로 제출받은 ‘소송 관련 예산 편성 및 집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방통위는 올해 8월까지 소송 비용으로 3억 9,160만 원을 집행했다. 방통위는 소송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지난해 일반수용비에서 6,221만 원의 예산을 전용했고, 올해는 유류비 2,200만 원, 운영비 1,900만 원을 전용했다. 지난해와 올해 전용된 예산만 2억 2,000만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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