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총리급 연봉 사수 의지에 반발한 간부들의 보직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실·국장 6인에 이어 팀장 17인, 지역사무소장 4인도 보직사퇴서를 제출했다. 방통심의위 구성원들은 “부역자를 자처할 사람은 더 이상 없다”면서 류 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31일 ▲이용배 홍보팀장 ▲김영진 운영지원팀장 ▲박정호 방송심의기획팀장 ▲이성우 지상파방송팀장 ▲강연구 종편보도채널팀장 ▲김성수 전문편성채널팀장 ▲문성철 연구분석팀장 ▲최승호 통신심의기획팀장 ▲권도윤 법질서보호팀장 ▲구진욱 사회법익보호팀장 ▲홍상민 정보문화보호팀장 ▲김소영 권리침해대응팀장 ▲정상우 권익보호기획팀장 ▲박선희 저작권침해대응팀장 ▲김혜란 피해접수팀장 ▲구본영 긴급대응팀장 ▲이종성 청소년보호팀장 등 팀장 17인이 2025년 1월 1일자로 보직사퇴서를 제출했다.

25명의 팀장들 중 절반 이상이 보직사퇴에 동참했다. 성호선 부산사무소장, 이용수 광주사무소장, 김도성 대구사무소장, 최은희 대전사무소장, 김영선 강원사무소장 등 지역사무소장 전원이 보직사퇴했다.

2024년 3월 28일 류희림 사퇴 촉구 결의대회' 모습 (사진=방심위지부)
2024년 3월 28일 류희림 사퇴 촉구 결의대회' 모습 (사진=방심위지부)

전날 기획조정실장 등 실국장 6인은 2025년 1월 1일자로 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예산 삭감으로 100여 명이 사용하는 사무실 임대 계약을 해지하면서 총리급 연봉 사수하려는 류 위원장에 대한 반발이다.

국회는 류 위원장의 편파 심의·월권심의·표적심의 등을 거론하며 방통심의위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국회 상임위원회는 류 위원장의 연봉 5000만 원과 상임위원, 사무총장 연봉 등 총 2억 4200만 원을 삭감해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사용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았으나  본회의 의결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은 삭제됐다.

류 위원장의 연봉은 국무총리급인 1억 9538만 원이다. 월정직책급 등 제수당을 포함하면 2억 2000만 원에 달한다.  방통심의위원장에게 2800만 원 상당의 업무추진비가 별도로 주어진다.

그러나 류 위원장은 '부대의견'이 법적 강제성이 있지 않다거나, 위원장 연봉은 방통심의위원 9명이 동의해야 삭감이 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본인의 연봉 삭감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방통심의위는 대통령 추천 류희림 위원장, 강경필·김정수 위원 3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류 위원장 체제의 방통심의위 사측은 국회에서 삭감된 예산을 사무실 임대료, 직원 교육 훈련비 등 복리 예산을 대규모 감액 편성해 구성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사측은 서울 목동 방송회관 2개층 임대 계약을 해지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방통심의위 구성원 250여 명 중 100명가량의 인력이 재배치되는 것이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는 성명을 내어 “류희림 씨는 본인의 고액 연봉을 기어코 사수할 태세”라며 “그의 돈에 대한 집착은 과연 40억대 자산가로서 손색이 없다”고 비판했다.

방통심의위지부는 “이제 측근들마저 돌아섰다. 류희림 부역자를 자처할 사람은 더 이상 없다”면서 “셀프탄핵 내란수괴범을 본받아 실국장 대행의 대행을 내세우는 코미디를 보고 싶지 않다. 250여 명 방심위 구성원들에게 류희림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예의는 즉각 사퇴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독립기관장 급여를 이런 식으로 정치권 압력으로 삭감한다면 누가 소신껏 일하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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