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구성원들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넘겨받은 류희림 위원장 ‘민원사주 의혹’ 조사에서 박종현 감사실장이 당장 손을 떼야 한다면서 독립기구를 설치해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종현 감사실장이 ‘민원사주 의혹’ 조사 대상이라며 기피를 신청했다.
권익위는 지난달 8일 류 위원장의 진술과 참고인들간 진술이 일치하지 않아 ‘민원사주 의혹’ 사건을 방통심의위에 이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23일 ‘민원사주 의혹’ 신고자 A 씨가 류 위원장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신고한 지 약 6개월 만에 내린 결론이다.

방통심의위는 권익위의 사건 이첩에 대해 60일 이내 조사를 마치고 10일 이내에 그 결과를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현재 방통심의위는 공식적으로 ‘조사 개시’를 선언하지 않았으나 감사실장(이해충돌방지담당관)이 자신의 명의로 참고인에게 질의서를 전달했다고 한다.
방통심의위 내부에서 ‘민원사주 의혹’ 졸속 종결 움직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종현 감사실장은 지난해 9월 류희림 위원장 취임 이후 약 한 달간 방통심의위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겸직했다. '민원사주' 민원은 지난해 9월 4~6일 집중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지부는 26일 성명을 내어 박 감사실장을 향해 “류희림 씨의 회피의무 위반혐의를 인지했음에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이해충돌 사안을 묵인 또는 방조한 직무유기의 정황이 있다”며 “당장 조사 과정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다.
방통심의위지부는 “감사실은 지금껏 감사 대상이 사무처에 한정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면서 “위원장을 대상으로 조사가 불가능한 주체인 감사실이 사건을 처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더군다나 감사실장은 ‘민원사주’ 시기에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겸임하고 있었기에 조사대상에 포함돼야 할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박 감사실장이 방송심의국을 포함한 사무처 전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겸직하면서 류 위원장의 이해충돌 관련 보고를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어 회피 사유가 명백하다는 것이다. 방통심의위지부는 이날 박 감사실장에 대한 기피신청서를 제출했다.

방통심의위지부는 “직원 149명의 기명 신고자를 대표해 방통심의위 셀프 조사 중단과 외부인으로 구성된 조사기구 구성을 요구한다”며 “조사기구는 류 씨가 인사권을 무기로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인사들로 구성돼야 한다. 야당 추천 심의위원 및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포함한 조사기구를 조성하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방통심의위가 배포한 ‘남북정상회담 관련 현안모니터링 보도자료'와 관련해 외부 개입설 논란이 불거지자 당시 강상현 위원장은 진상조사 및 재발 방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조사를 야당 추천 상임위원에게 일임했다. 강 위원장 본인도 스스로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방통심의위지부는 류희림 위원장을 향해 “권익위 스스로 조사 권한 부족을 시인하며 실질적 권한이 있는 기구에서 제대로 조사하라고 사건을 송부한 상황”이라며 “지금껏 민원사주 및 이해충돌 사실을 부인해온 것이 떳떳하다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 기구로부터 성실히 조사에 응하라. 조사기구 구성 또는 조사 과정에 개입할 경우 해당 조사가 원천 무효일 뿐 아니라 새로운 범죄 혐의가 추가되는 것임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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