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임기 반환점을 돌기 전에 최저치인 20%를 기록하자 조선·중앙일보 등 보수언론에서 '레임덕'(권력누수 현상)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보수정권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대구지역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국민의힘 미래권력인 한동훈 대표의 지지율도 동반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정 갈등과 의료대란이 핵심 원인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의료계를 '반개혁 카르텔'로 규정했으며 한덕수 국무총리는 의료개혁을 '심지 굳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개혁다운 개혁도 안 하면서 반개혁 저항을 탓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20%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취임 후 최고치인 70%다. 윤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는 '의대 정원 확대' 18%, '경제/민생/물가' 12%, '소통 미흡' 10%, '독단적/일방적' 8%,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6%, '외교' 4%, '김건희 여사 문제' 3%, '통합·협치 부족' 3% 순이다. (10~12일 성인 1002명 대상 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19일 조선일보는 사설 <尹 지지율 20%, 심각하게 받아들여야>에서 "이대로 가면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 만약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지면 국정 동력엔 급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일선 공무원은 움직이지 않으려 할 것이고, 거대 야당이 국회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운신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저조한 지지율로는 국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혁도 추진하기 어렵다"며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막판에 지지율이 10~20%대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윤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조선일보는 "기회만 있으면 '국민은 늘 옳다' '국민 뜻을 받들겠다'고 했다. 그런데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은 대통령이 여전히 국민 뜻을 모르고 있으며 변한 게 없다고 평가한다"며 "왜 민심이 떠나고 있는지 통절한 자성이 없다면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보수진영 미래 권력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지지율도 윤 대통령과 함께 '동반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기사 <당정 갈등, 지지율 하락… 리더십 돌파구 찾는 韓>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끌어내지 못한 한 대표의 리더십 위기를 거론했다. 조선일보는 "총선 직전인 지난 3월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조사에서 한 대표 지지율은 24%였지만 9월 같은 회사 조사에선 14%였다"며 "친윤 주류 의원들이 여전히 방관하면서 한 대표의 원내 장악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한 대표로선 윤 대통령과의 관계 재설정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한 여권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의료계는 여전히 대통령실 사회수석과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 이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는 양측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4자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열흘이 지나도록 어느 쪽의 입장 변화도 이끌어 내지 못하면서 여권에선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섰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기사 <‘추석 민심’ 대구도 “가장 안 좋다”···20% 국정 지지율 체감한 국민의힘>에서 "지역 여론이 몇 년 사이 가장 안 좋은 상황"이라는 대구 지역 국민의힘 의원 발언을 전했다. 해당 의원은 "추석 민심은 여론조사에 나오고 있는 지표가 거의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며 "우리 당을 지지했거나 윤 대통령을 아주 강하게 지지했던 분들조차도 한결같이 '최근에는 좀 실망이 크다', '이제 기대를 접었다'는 이야기들을 하실 정도"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적극적인 (여당) 지지층들은 이재명, 조국 얼굴을 안 봤으면 좋겠다는 것이 바람이었는데 총선에서 참패했고 그런 것들이 보기 싫으니까 (정부·여당은) 도대체 뭐 하는 거냐 참 무능하다는 비판이 제일 많다"면서 "의료와 관련된 갈등이 굉장히 장기간 지속되고 있으니까 정부가 빨리빨리 해결 못 하냐는 목소리들도 많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김건희 씨 공개활동에 대해 "당연히 영부인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그냥 ‘보는 것 자체가 싫다’는 의견도 많다"며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좀 많다. 지역 여론은 좀 따가웠던 것 같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국정 쇄신 더는 외면할 수 없는 ‘대통령 지지율 20%’>에서 "전례 없는 폭염과 끝 모를 불황,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 등 팍팍한 민생 현안부터 연금·노동·교육 개혁과 저출생 극복 등 국가적 과제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국민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라며 "명절 밥상머리에서 뭐라도 나아질 기미가 보였다는 얘기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대신 추석 차례상 기본 나물인 시금치 한 봉지가 1만원까지 치솟은 충격적인 물가와 의사 공백 사태로 아파도 제때 치료받을 수 없다는 우려가 그 자리를 채웠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오만·불통·독선적 이미지에 대한 반감이 의·정 갈등에 집약돼 표출되면서 민심은 더 싸늘해졌다"며 "이런 판국에 연휴 직전 핵심 참모가 '대통령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상남자 스타일'이라고 칭송했다는 보도와, 명품백 사건 등에 사과 등 아무런 입장 표명도 없던 김건희 여사의 공개 행보 재개가 악화한 민심에 불을 질렀다"고 잘라 말했다.

중앙일보는 윤 대통령의 20% 지지율을 '레임덕 마지노선'으로 거론했다. 중앙일보는 "굳건한 지지층인 70대 이상(긍정 37%-부정 48%), 보수층(38-53), 대구·경북(35-57) 민심도 등을 돌렸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후반 ‘최순실 스캔들’로 17%(2016년 10월)를 찍으며 내리막길로 치달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임기 마지막 해에 20%가 붕괴(17%, 2012년 8월)하면서 레임덕을 피해 가지 못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지난 13일 윤 대통령이 국민통합위원회 성과보고회에서 "지금 곳곳에서 반개혁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 "개혁다운 개혁이 진행되지 않는데 무슨 저항이 있다는 건가"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데는 ‘반개혁 저항’보다는 정책 혼선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썼다.
동아일보는 19일 사설에서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연금, 교육, 노동 3대 개혁을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했지만 임기 절반이 되도록 어느 것 하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4대 개혁 중 유일하게 속도를 내는 분야가 의료다. ‘반개혁 카르텔’도 의사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재정적 정치적 부담이 큰 과제들은 제쳐두고 갑자기 의대 증원을 밀어붙였다. 구체적인 선결 과제 이행 계획을 내놓고 절차를 밟아 증원했더라면 의사들 저항이 이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의료개혁을)괴롭더라도 차근차근 밀고 나가야 가슴 아픈 뉴스가 사라진다"는 18일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정조준했다. 한 총리는 연휴기간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지난 명절 대비 크게 줄었다며 "심지 굳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19일 사설 < ‘응급실 뺑뺑이’로 얼룩진 추석, 정부는 ‘고비 넘겼다’ 자찬>에서 "연휴 기간 내원 환자가 올 설에 비해 20% 이상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추석 연휴 대형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는 경증환자의 본인부담금을 대폭 올린 데다 '열이 많이 나거나 배가 갑자기 아픈 것, 어디가 찢어져서 피가 많이 나는 것은 경증'이라는 정부의 겁박에 시민들이 의료서비스 이용을 자제한 탓이라는 걸 모르는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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