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윤 대통령의 ‘방송4법’ 거부권 행사를 요구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에 대해 “방송장악을 정당화하고 ‘윤석열 시즌2’로 일관한다면 총선 대패에 이은 민심 이반과 집권 여당 참패는 정해진 미래”라고 경고했다.
30일 방송4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를 21명으로 늘리고 ▲공영방송 이사 추천 단체를 다양화하고, 방통위법은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위원 4인 이상으로 규정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즉각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방송4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통령실도 방송4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상황이다.

전날 한동훈 당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송4법과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방통위원장 부위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는 지금까지처럼 더불어민주당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MBC를 비롯한 방송을 계속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 대표는 “오히려 우리 정부는 공영방송의 사장을 비롯한 집행부에 대해 상당 기간 허용해 줬다”며 “문재인 정부 당시 몇 개월 만에 MBC, KBS 사장이 바뀌었는지 회고해 보라. 저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30일 언론노조는 성명을 내어 “집권 여당의 새 대표가 공영방송을 집권하면 ‘먹는’ 대통령의 전리품으로 여기는 상황 인식은 민주주의 퇴행과 언론자유의 파괴, 방송장악을 둘러싼 극한 대립과 거부권 정치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가늠자”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배신의 정치’를 들먹이며 ‘윤심’을 거역한 후보라는 대통령 충복들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과반 이상 표를 얻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의 의미를 잊었냐”면서 “한 대표의 당선은 국민의힘 당원 다수가 윤석열식 국정운영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자, 시대착오적 입틀막과 언론탄압, 방송장악과 결별하라는 보수 내부의 요구였다”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극우와 독재가 아니라 합리적 보수가 되라는 뜻”이라며 “한 대표가 이런 변화의 요구를 무시하고 이진숙 같은 극우 인사를 싸고돌며 윤석열식 방송장악을 정당화하고 ‘윤석열 시즌2’로 일관한다면 총선 대패에 이은 민심 이반과 집권 여당 참패는 정해진 미래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총선에서 2년 전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 320만 명이 여당 지지를 철회했고, 일주일 전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은 대통령 충복에게 등을 돌렸다”며 “현실을 직시하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집권 보수 정당의 ‘정상화’가 없이는 암울한 국민의 삶이, 망가질 대로 망가져 가고 있는 대한민국 언론 자유와 미디어 생태계가 복원될 수 없다”면서 “보수 정당은 늘 현장 언론 노동자들의 저항의 역사를 ‘장악’으로 매도하는 데 급급한데, 이는 군사독재와 보수 정당 집권기를 관통해 온 반헌법과 불법의 방송 장악에 대한 언론인들의 반작용일 뿐이며 윤석열 정권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국가적 불행”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보수의 눈에도, 진보의 눈에도 서로가 ‘방송장악’을 말하는 현실은 극단화된 정치가 그대로 이식될 수밖에 없는 현행 방송법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면서 “‘너도 했으니 나도 한다’는 논리는 보복일 뿐 정치가 아니다. 방송법 개정과 방송독립 요구에 무조건 동의하라는 것도 아니고, 보수 정당의 대안을 제출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전 한 대표의 말처럼 ‘우리 당의 이익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방송과 언론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집권여당의 대안을 제시하라. 방송4법에 대한 여당의 대안 제시와 적극적인 협의 자세야말로 추락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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