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민원사주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에 불출석하자 방통심의위 국정감사를 다음 달 21일 별도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30일 국회 과방위는 ‘방통심의위원장의 청부 민원과 공익신고자 탄압 등에 대한 진상규명 청문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증인으로 채택된 30명 중 17명이 불참했다. 불출자 중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한 증인은 14명이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위원장과 야당 위원들이 국정감사 증인출석 요구 변경의 건에 대해 찬성 표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위원장과 야당 위원들이 국정감사 증인출석 요구 변경의 건에 대해 찬성 표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출석자는 ‘민원사주 의혹’ 당사자인 류희림 위원장을 비롯한 김정수·강경필 방통심의위원, 황성욱 전 방통심의위 상임위원(현 KBS 이사), 최철호 전 선거방송심의위원(현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등이다. 

류 위원장은 지난 25일 불출석 사유 8가지를 늘어놓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청문회 제목부터 공정하지 않다 ▲이번 청문회는 경찰 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증인으로 채택된 민원인들이 진정한 공익제보자다 ▲방통심의위의 정치적 중립·직무 독립성을 지키려는 사명감이 있다 ▲‘민원인 불법 사찰 카르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방통심의위의 고유 일정이 산적해 있다 ▲국회의 ‘공익신고자 탄압’ 규정은 사법부의 판단을 부정하는 느낌이다 등이다.

류 위원장 불출석에 ‘국정감사 계획서 변경’ 안건이 상정, 처리됐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2024년 국정감사 계획서 변경의 건을 추가로 상정한다”고 밝혔다. ‘국정감사 계획서 변경’ 안건은 다음 달 7일 예정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심의위 국정감사에서 방통심의위를 떼어내 같은 달 21일 별도로 실시하는 내용이다.

최 과방위원장은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을 비롯한 꼭 나와야 할 증인이 일방적으로 출석하지 않았다"면서 "앞서 과방위가 방통심의위 국감을 다음 달 7일 방송통심위원회와 진행하기로 한 것은 오늘 청문회가 제대로 진행되면 추가로 날짜를 잡을 필요가 없기 때문인데, 주요 증인이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통심의위를 단독으로, 국정감사 일정을 하루 더 잡기로 사전에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과방위 여당 간사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감사 20일 기간 동안 절반 이상이 방송 이슈”라며 "청문회 일정에 차질이 있다고 국정감사 일정까지 다시 바꾸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국감 일정 변경으로)과학기술 정책·연구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한 53개 기관의 (국정감사를) 하루에 몰았는데, 최소 이틀은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텔레그램 불법유해정보 확산과 관련해 텔레그램 측과 협의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류 위원장인 한 시간 뒤에 개최되는 '청부 민원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는 불출석했다.(사진=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텔레그램 불법유해정보 확산과 관련해 텔레그램 측과 협의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류 위원장인 한 시간 뒤에 개최되는 '청부 민원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는 불출석했다.(사진=연합뉴스)

야당 감사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부 민원을 (고발한)공익제보자들이 스스로 얼굴을 공개했다”며 “이 정부에서는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기는커녕, 류 위원장의 고발에 따른 압수수색을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것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인데 방통심의위원장이 오늘 출석하지 않았다는 점이 국정감사 계획서를 변경하게 된 결정적 이유”라고 말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방통심의위 청문회는 공익제보자가 예상되는 불이익을 감소하고 기자회견까지 한 와중에 실시된 것”이라며 “류희림 위원장뿐 아니라 박우귀 방통심의위 특위위원 불출석이고, 류희목 영남선비문화수련원 사무총장(류 위원장 동생)이 지금까지 무응답이다. 제가 알기로는 이분들은 청부민원 1, 2호”라고 지적했다.

최 과방위원장은 “대한민국 언론을 바로 세우고 방송의 독립을 보장하며 방통심의위의 편파·정치·표적 심의를 바로잡을 기회다. 그렇기 때문에 방통심의위원회 국정감사를 추가로 (실시)하겠다”면서 ‘국정감사 계획서 변경’ 안건을 표결에 붙였다. 해당 안건은 찬성 11표, 기권 6표로 가결됐다. 최 과방위원장은 불출석 증인에 대한 고발 여부는 추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류 위원장은 이날 오전 방통심의위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물'과 관련해 텔레그램 과 협의한 내용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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