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현안 질의 증인으로 채택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소재 파악이 안 되자 “비밀요원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날 과방위에서 ‘민원사주 의혹’과 관련해 류 위원장이 ‘동생의 민원 접수 사실을 보고 받았다'는 방통심의위 직원의 증언이 나왔다.

5일 류 위원장은 과방위 전체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류 위원장은 불출석 사유서에서 “위원회 민원 관련 현안질의는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으로, 수사의 공정성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회 과방위는 류 위원장의 불출석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이날 오후 5시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과방위는 방통심의위 사무처에 류 위원장의 소재를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류 위원장은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방통심의위 위원장실이 잠겨 있는 영상을 공개하며 “지금 위원장 어디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정한 방통심의위 부속실장은 “제가 소재를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최 과방위원장은 “지금은 업무 시간”이라면서 “국회의원도 어딜 가면 보좌관들이 소재를 다 안다”고 비판했다. 김 부속실장이 “위원장이 금일 불출석을 비서진에게 얘기했고, 운행기사는 그 사실을 알고 오후 반차를 내겠다고 얘기를 했다. 위원장은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혼자 다니겠다고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중요한 일이 뭐냐’는 질의에 김 부속실장은 “그런 거는 처음부터 저에게 말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최 과방위원장은 “위원장이 비밀요원이냐”면서 “국회 안 나오겠다고 일방적으로 출석도 안 해서 5시까지 출석하라고 요청을 드렸다. 그런데 위원장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것이 국가 기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따져 물었다. 최 과방위원장은 “근태 담당이 없냐”면서 “전 국민이 이런 국가 조직이 혈세 낭비하면서 있을 필요가 있겠냐고 생각하지 않겠냐. 위원장이 중요한 일정을 수행한다는데 내부에서 아무도 그게 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 증인으로 출석한 장경식 전 방통심의위 종편보도채널 팀장(현 강원사무소장)은 본인이 직접 류 위원장에게 ‘동생의 민원 신청’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장 전 팀장은 이전까지 류 위원장에게 친인척 민원과 관련한 보고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증인이 당시 다른 사람들에게 '류 위원장이 잘 찾았다고 극찬했다'고 말한 적이 있나“라고 묻자 장 전 팀장은 “예, 맞다"라고 답했다. 최 위원장이 “장 전 팀장이 권익위 조사에서 ‘(동생 민원을)류희림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뒤, 류 위원장이 장 단장에게 ‘고맙다’ ‘잘 챙겨주겠다’고 두 차례 말한 일이 있나”라고 묻자 장 전 팀장은 “네, '미안하다' 이런 말도 했다”고 전했다. 

장 전 팀장은 증언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양심의 가책과 심적 고통을 많이 겪었다”며 “수사기관(출석) 이전에 제가 잘못된 진술을 했기 때문에 여기에서 번복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원사주 의혹’과 관련해 류 위원장의 이해충돌 여부를 판단할 핵심 증언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류 위원장은 지난 2023년 9월 본인의 가족과 지인이 신청한 뉴스타파의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 인용 보도 민원을 회피하지 않고 심의에 참여, 중징계 의견을 냈다. 친인척이 민원을 제기한 것을 몰랐다는 류 위원장은 오히려 ‘민원인 정보가 유출됐다'며 고발에 나섰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과방위 차원에서 ’류희림 사퇴촉구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 의원은 “민원사주 사건, 문제를 제기한 직원을 오히려 탄압하고 수사를 받게 한 류희림 본인과 수족들. 결국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다”면서 “이들은 이 자리에서도 수도 없이 새빨간 거짓말을 해 왔다”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이렇게 된 이상 지금부터 여야가 한뜻으로 류희림이 합당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하고, 구성원을 보호하고 방통심의위를 정상화하는 데 함께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류희림 사퇴 촉구 결의안을 위원회 명의로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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