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고발사주 사건과 관련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불기소 처분한 것에 대해 "할 만한 조사는 다 한 것"이라면서 "의혹은 있으나 혐의를 입증할 만큼 충분한 입증이 안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 대상인 검사들의 증거인멸과 수사 비협조 때문에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웅 의원의 고발사주 사건) 불기소 이유서를 보면서 김웅이 말한 '저희'가 누구누구인지 다 살펴봤는지 의구심이 들었다"며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이 연결되냐, 안 되느냐만 본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고발사주 2차 고발장에 대해 동일한 게 아니라 유사한 별개의 것일 수 있다는 뉘앙스(로 불기소 이유서를 썼다). 그런데 카피킬러를 돌려보니 93%가 일치하고 7%는 어미만 다르고 오탈자까지 똑같았다"며 "하나의 소스로 고발장이 여러 각도, 여러 시도로 접수된 게 아니냐. 그런 부분은 꼼꼼하게 본 것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사건이 대검찰청 감찰부, 중앙지검, 공수처를 거쳐 다시 중앙지검으로 왔다"며 "중앙지검에 오기 전까지 수사 경과를 보면 사건 관련자 대다수에 대한 포렌식과 압수수색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송 지검장은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인적·물적 조사를 포함해 할 만한 조사를 다 한 것"이라며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검찰로서는 의혹은 있으나 충분한 입증이 되지 않아 기소되지 않은 사건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발사주 사건을 수사한 공수처의 사정은 달랐다. 불기소 이유서에 따르면, 공수처는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손준성 검사의 아이폰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하지만 손 검사가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해 포렌식을 진행하지 못했다. 손 검사는 구속영장심사에서 재판부에 비밀번호 해제를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제공하지 않고 있다.
임 모 검사는 불과 10일 전 교체했던 PC의 하드디스크를 다시 교체했고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대화내역을 삭제했다. 또한 임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조사에 앞서 상관이었던 성 모 검사와의 통화내역 및 텔레그램 비밀채팅방을 삭제했다. 그는 휴대전화 정보가 복구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안티포렌식 앱'을 설치하기도 했다.
공수처는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성 모 검사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성 검사 역시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해 포렌식을 하지 못했다. 공수처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하드디스크와 외장하드 등을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모두 초기화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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