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청와대와 국민의힘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뉴스통신진흥회 인사에 손을 놓고 있다. 청와대·국민의힘이 인사 추천에 나서지 않으면서 두 기관의 공백 상태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청와대와 국민의힘이 방통심의위와 뉴스통신진흥회를 힘겨루기 판으로 만들었다”는 언론계 비판이 나왔다.

4기 방통심의위 임기가 만료된 지 70여 일이 지났지만 차기 위원회 출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청와대·더불어민주당 추천 인사를 문제 삼고 위원 추천에 나서지 않고 있으며, 청와대 역시 추천 명단을 발표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만 추천 인사를 확정했다.

(사진=미디어스)

뉴스통신진흥회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5기 뉴스통신진흥회 임기는 지난 2월 7일 만료됐지만 청와대와 국민의힘 추천 인사가 확정되지 않았다. 뉴스통신진흥회 구성이 늦어지면서 연합뉴스 인사 역시 미뤄지고 있다.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과 편집총국장 등 주요 보직자 임기는 만료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뉴스통신진흥회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지 말라> 성명에서 “방통심의위와 뉴스통신진흥회 모두 청와대와 국민의힘 간 카드게임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한쪽이 추천인을 밝히지 않으니, 다른 쪽도 밝히지 않겠다는 하수들의 패 감추기와 다를 바 없다”며 “국민의힘은 불리한 국회 구성의 약점을 방통심의위와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구성이라는 엉뚱한 곳에서 보상받으려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언론노조는 “청와대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라며 “내용규제 기관인 방통심의위원과 뉴스통신사 이사 추천 정당성은 시민과 언론 노동자에게 얻는 것이지 수구 정당의 동의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힘이 주도하고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는 청와대 사이의 힘겨루기가 방통심의위와 뉴스통신진흥회의 공적 기능 수행과 개혁 작업을 마비시키는 정쟁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방통심의위·뉴스통신진흥회 구성 지연이 오는 8월부터 시작되는 KBS·MBC·EBS 이사추천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론노조는 “지금의 공백 상태는 공영방송 이사추천이 어떻게 정쟁의 수단이 될지 보여주는 전초전”이라며 “MBC·KBS·EBS 이사추천은 얼마나 미룰 것인가. 대선을 앞둔 ‘언론 장악’이라는 구태의연한 수사를 동원할 국민의힘의 꼼수를 생각하면 우려를 넘어 분노에 이를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노조는 “국민의힘은 속히 방통심의위원과 뉴스통신진흥회 추천 이사 명단을 공개하라”면서 “청와대 또한 명단을 공개하여 방송통신 심의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이후 정부에서 개혁을 추진할 자격이 있는지 시민들에게 밝혀라. 청와대와 국민의힘이 추천을 미룬다면 MBC·KBS·EBS를 시민 없는 공영방송, 정쟁의 수단이자 장악의 대상으로 공영방송을 간주한다는 뜻으로 알겠다”고 경고했다.

한국기자협회 역시 14일 성명에서 뉴스통신진흥회 구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자협회는 “공영언론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관련 법 체계가 실제로는 정치권의 변덕에 얼마나 취약한지 가감 없이 보여준다”며 “내년 3월로 다가온 차기 대선에 혹여 영향을 미칠까 우려해서 결정을 미루는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 알 권리 충족보다, 뉴스통신진흥회 이사로 누구를 언제 앉히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할지만 따진 것이 작금의 사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