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국회 불출석 혐의로 고발하고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류희림 위원장이 가족·지인을 동원해 윤석열 대통령 비판 언론을 옥죄려했다는 '민원사주' 의혹이 최근 방통심의위 직원의 양심고백을 통해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11일 과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현안질의 불출석 증인에 대한 고발(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민원사주·은폐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요구안 ▲방통심의위원장 사퇴 촉구 결의안 등 3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류희림 위원장 감사요구안과 사퇴촉구 결의안은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다. 이르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이 진행되자 보이콧으로 맞섰다.
류희림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3일 과방위 비상계엄 관련 현안질의, 지난 5일 과방위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과방위는 류희림 위원장이 휴가, 개인일정 등의 황당한 사유로 국회 증인 출석을 거부했다며 고발을 진행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류희림 위원장에 대한 옹호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 불출석뿐 아니라 그동안 류희림 위원장을 옹호해 온 방통심의위 간부가 이 자리에 나와서 위증과 이해충돌 의혹을 폭로했다. 이것까지 옹호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장경식 전 종편보도채널팀장(현 강원사무소장)은 류희림 위원장에게 본인이 직접 '동생(류희목 씨) 민원 신청 보고서'를 대면 보고했다고 폭로했다. 또 장경식 전 팀장은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사주 의혹에 대한 거짓 진술을 한 뒤 류희림 위원장으로부터 '고맙다' '잘 챙겨주겠다' 등의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장경식 전 팀장은 그동안 가족 민원을 보고받지 않았다는 류희림 위원장의 주장에 말을 맞춰왔다. 장경식 전 팀장은 증언을 뒤바꾸게 된 이유에 대해 "양심의 가책과 심적 고통을 겪었다"고 했다.

장경식 전 팀장의 양심고백 이후 류희림 위원장은 자취를 감췄다. 류희림 위원장은 지난 6일 예정된 실·국장 회의를 취소하고 휴가를 냈으며 이튿날에는 ’병가‘를 냈다. 10일 방통심의위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류희림 위원장은 민원사주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고 기자들을 물리쳤다. 방통심의위 사무처는 '업무 방해죄'라며 기자들의 류희림 위원장 접근을 차단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 최형두 의원은 "지금 민원사주라는 프레임조차도 잘못된 이야기"라며 "그 민원을 했던 개인 신분을 누가 다 공개하나. 앞으로 방통심의위에 민원을 넣어 심의하게 될 때 모조리 (민원인 정보를)살펴본다는 무서운 교훈을 주는 사안"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신성범 의원은 류희림 위원장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야당 의원들만 나오라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 고발까지 갈 사안인지 회의적이다. 고발 의결에 반대한다"고 했다.

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류희림 방통심의위는 비판보도를 틀어막는 윤석열 정권의 첨병이었다. 언론탄압·방송장악의 선두에 선 기관"이라며 "민원사주의 실체는 만천하에 드러났다. 아들, 동생, 제수, 조카, 처제, 동서, 과거 직장동료와 단체 관계자까지 동원됐다"고 비판했다. 이정헌 의원은 "류희림 위원장은 국회의 권위를 무시하고 무조건 버텼다. 사흘 동안 180여 건의 가족·지인 민원이 접수된 사실을 알고도 회피하지 않은 류희림 위원장은 자진사퇴가 답"이라고 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자신이 과거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방통위설치법을 설계하는 데 관여했다며 "류희림 위원장은 본인의 자의적 판단으로 국회에 안 나오고 있는데, 그러라고 방통심의위를 민간독립기구로 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최민희 위원장은 "방통심의위의 독립성, 중립성, 공정성, 객관성을 보호하기 위해 민간독립기구로 규정했던 것인데, 류희림 위원장은 본인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방통심의위의 독립적 구조를 악용하고 있다고 본다"며 "류희림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저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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