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민원사주' 양심고백에 대해 질문한 MBC 기자를 퇴장시켰다. ‘민원사주 의혹’ 양심고백 이후 출근을 하지 않았던 류 위원장은 입장 발표 없이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10일 류 위원장은 방통심의위 직원의 ‘민원사주 의혹’ 양심고백 이후 닷새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류 위원장은 통신심의소위원회에 참석하고, 이후 열린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오전 국민권익위원회가 방통심의위의 ‘민원사주 의혹’ 사건 재조사를 요구해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5일 장경식 당시 종편보도채널 팀장(현 강원사무소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류 위원장에게 본인이 직접 ‘동생의 민원 신청이 담긴 보고서를 보고했다'고 양심고백했다. 또 그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허위 진술을 한 뒤, 류 위원장이 ’고맙다‘ ’잘챙겨주겠다‘ ’미안하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류 위원장은 6일 예정된 실·국장 회의를 취소하고 휴가를 냈으며 이튿날에는 ’병가‘를 냈다.

이날 전체회의에 앞서 진행된 회의장 촬영 시간 도중 MBC 기자가 류 위원장에 대해 “장 전 팀장의 양심고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류 위원장은 “회의 진행과 관련된 안건 상정과 관련되지 않은 내용은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MBC 기자가 ’초유의 민원사주 의혹과 관련해서 나온 양심고백이고 위원장의 위증을 명백히 할 수 있는 증언‘이라고 질의를 이어가자 류 위원장은 “방통심의위 규칙에 따라, 회의 진행에 지장을 주는 행위로 판단해 퇴장을 명한다. 사무처는 조치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현주 사무총장과 방통심의위 직원들은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며 나가달라고 했다.
MBC 기자가 나가면서 ’동생의 민원을 보고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거냐‘ 등을 묻자 류 위원장은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조치해달라”고 재차 주문했다. 류 위원장은 MBC 기자 퇴장 이후 별다른 입장표명 없이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방통심의위 구성원들은 류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진행했다. 마이크를 잡은 김준희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지부장은 “류희림 씨는 당장 대국민 사과와 함께 오늘 당장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김 지부장은 “최소한 국회에서 장 전 팀장의 양심고백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청부 심의, 정치 심의 지긋지긋하다. 직원들로부터 위원장으로 인정 받지 못하는 처지를 잘 알지 않나. 월급 몇 푼 더 받겠다고 버티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방통심의위 구성원들은 “청부심의 부끄럽다 류희림은 사퇴하라” “입틀막 심의 지긋지긋하다, 류희림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오전 권익위가 방통심의위에 ‘민원사주 의혹’ 재조사를 요구했다. 권익위는 류 위원장의 진술과 참고인들 사이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사건을 종결 처리한 바 있다.
권익위는 분과위원회 회의를 열고 ‘민원사주’ 의혹 사건 이의신청을 검토한 결과 방통심의위에 재조사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특히 참고인 중 한 명이 방심위원장 가족의 방송심의 민원 신청 사실을 방심위원장에게 보고하였다고 진술하여 기존 진술을 번복한 점을 보았을 때 방심위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추가 조사·확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권익위는 방통심의위의 조사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권익위는 "방통심의위는 조사기관으로서 신고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가족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등 권익위 확인 사항 외에 추가 조사·확인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익위가 방통심의위에 셀프조사를 또 맡긴 셈이다. 미디어스는 권익위에 ‘부실하게 조사한 방통심의위에 재조사를 맡긴 이유가 무엇인지’ ‘권익위는 재조사할 권한이 없는 것인지’ 등을 물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류 위원장은 친인척을 동원해 민원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류 위원장 가족, 지인 등이 뉴스타파의 ‘윤석열 수사 무마 의혹’ 인용 보도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으며 류 위원장은 해당 민원에 대한 심의에 참여하고 중징계 의견을 냈다. 친인척이 민원을 제기한 것을 몰랐다는 류 위원장은 오히려 ‘민원인 정보가 유출됐다'며 고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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