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앵커 시절 KBS 메인뉴스 시청률이 MBC에 역전당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MBC의 변칙 편성'을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MBC의 변칙 편성 때문에 수도권 시청률에서 잠시 밀렸을 뿐이라며 '전국 시청률'은 KBS가 압도적 1위라고 했다.
MBC 측은 "KBS가 골대를 바꾸는 것과 다름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업계에서 지상파 메인뉴스에 대한 객관적 평가 기준은 전국 시청률이 아닌 '수도권 시청률'이라는 설명이다. KBS '뉴스9'의 수도권 시청률은 11월에도 MBC '뉴스데스크'에 밀리고 있다.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 보면,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은 "후보자가 KBS 메인뉴스 앵커로 재직하는 동안 KBS '뉴스9'의 월간 시청률이 MBC '뉴스데스크'에 역전당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고 질의했다.
박 후보자는 "2024년 10월 전국 시청률(평일 기준)은 KBS 8.4%, MBC 6.3%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다만 MBC의 수도권 시청률(평일 기준)이 10월 한 달간 일시적으로 0.1% 앞섰는데, 이는 MBC가 지난 8월 파리올림픽 기간에 방송 시간대와 분량을 수시로 바꾸는 변칙적인 편성을 하면서 끌어올린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올림픽 편성이라는 특수성이 반영됐고, KBS의 시청률이 상승 추세에 있기 때문에 각자 본래의 자리를 되찾아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MBC 관계자는 19일 미디어스에 "수도권 시청률이 왜 객관적인 기준인지는 KBS도 잘 알 것"이라며 "객관적인 기준을 바꾸는 것은 골대를 바꾸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MBC는 앞서 "지상파 뉴스 시청률은 통상 수도권 가구 시청률로 평가하고 순위 매김하는 게 보편 원칙이고 방송업계의 오랜 관행"이라며 "전국 시청률로 평가한다면, 사실상 전국 시청률 산출이 불가능한 SBS는 평가 대상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9월 5일 MBC가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 1위 탈환> 자료를 내자 KBS는 <KBS '뉴스9' 8월 전국시청률·시청자수 압도적 1위> 자료를 발표했다.

MBC는 올해 4월, 8월, 10월 지상파 저녁종합뉴스 수도권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10월 지상파 저녁종합뉴스 수도권 가구 시청률은 MBC '뉴스데스크' 6.35%, KBS '뉴스9' 6.14%, SBS '8뉴스' 4.72%다. 10월 한 달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한 횟수를 보면 MBC '뉴스데스크'가 18일, KBS '뉴스9'이 13일이다.
MBC는 광고주들이 눈여겨 보는 2049 시청률에서도 '뉴스데스크'의 반등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9월 지상파 저녁종합뉴스 2049 시청률을 보면 MBC '뉴스데스크' 1.49%, SBS '8뉴스' 1.47%, KBS '뉴스9' 0.95%다. 10월 2049 시청률은 SBS '8뉴스' 1.46%, MBC '뉴스데스크' 1.40%, KBS '뉴스9' 0.81%다.
11월 지상파 저녁종합뉴스 수도권 시청률을 보면, 닐슨코리아 기준 MBC '뉴스데스크'는 1일부터 17일까지 시청률 1위를 기록해 KBS '뉴스9'을 앞섰다. 18일에는 KBS '뉴스9'이 6.8%, MBC '뉴스데스크'가 6.5% 시청률을 기록했다.
MBC는 올해 각종 조사에서 신뢰도·선호도·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2년 연속 '가장 신뢰받는 언론사' 선정, 한국갤럽 뉴스 채널 선호도 조사 3분기 연속 1위, 시사저널 '2024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매체 부문 영향력·신뢰도·열독률 1위, 시사IN 신뢰도 조사 언론분야 1위 등이다.
박 후보자는 최근 KBS의 신뢰도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락하고 있다는 질의에 '팬덤정치' 현상이 여론조사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뢰할 수 있는 조사 결과로 KBS 온라인 설문조사를 제시했다. KBS 온라인 조사에서는 KBS가 '신뢰하는 언론매체' 1위라는 얘기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시사IN> 신뢰도 조사 언론 분야,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조사, 한국갤럽 뉴스 채널 선호도 조사 등 최근 몇 년간 추이를 보면 KBS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며 "KBS에 대한 국민신뢰를 회복할 후보자의 구체적 계획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박 후보자는 "미디어 신뢰도는 조사기관, 조사방식, 조사 시점 등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신뢰도 조사에 대한 일률적 해석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일부 조사(시사IN)의 경우 ‘언론 신뢰도’를 조사하면서 민감한 현안에 대해 현 정부의 대응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등을 묻는 ‘정치 신뢰도’ 질문을 먼저 한다. 이런 조사에는 최근 심각해진 사회의 양극단화와 진영화, 팬덤정치 현상 등이 일정 부분 반영될 여지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KBS는 지난 몇 년 동안 불공정 논란과 편파성 시비 등으로 공정성을 훼손하고 신뢰를 잃은 측면도 있다"며 "일례로 2018년 시사저널의 언론 신뢰도 조사 결과 KBS는 1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였고, 2019년에는 15.3%로 두 번째로 가장 낮은 신뢰도를 기록했다"고 했다.
이어 박 후보자는 "올해 들어 시청률과 신뢰도 모두 반등하여 상승 추세에 있다"며 "올해 5월 9일부터 5월 11일까지 KBS 국민 패널을 활용해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신뢰하는 언론매체’와 ‘신뢰하는 방송사와 뉴스’ 부문에서 KBS가 모두 1위를 기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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