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5.18 민주화운동, 세월호·이태원 참사,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등이 한목소리로 '이진숙 체제의 방통위가 2차 가해의 장이 될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또 “지금의 방송은 흉기”라고 주장한 이 후보자가 전파를 사유화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과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18일 국회에서 <이진숙 언론탄압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증언대회에 김순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 김용만 5.18 서울기념사업회 상임이사,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방송인 김미화 씨 등이 참여했다. 이 후보자가 극우적 시각으로 왜곡한 사건의 당사자들이다. 또 박성호 전 MBC 기자회장(방송기자협회장), 최성진 한겨레 기자는 이 후보자가 과거 MBC 재직 시절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 증언했다.
이 후보자는 과거 ▲5.18 민주화운동 폄훼 ▲이태원 참사 좌파언론 기획설 ▲좌파·우파 연예인 갈라치기 등 극우적 시각을 드러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그는 MBC 보도본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오보의 책임자였으며 대전MBC 사장 당시 국정농단 보도를 축소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후보자가 좌파 연예인으로 낙인찍은 방송인 김미화 씨는 “이명박·박근혜 시절 대통령실과 국정원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핍박을 받았는데, 이 씨가 또 다른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22년 원외 보수정당 강연에서 좌파·우파 연예인, 영화들을 자의적으로 규정했던 것으로 드러나 문화예술계를 갈라치기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후보자는 ▲김미화 ▲문소리 ▲기생충 ▲베테랑 등을 좌파 연예인, 영화로 꼽았다.

김 씨는 “대중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좌파도 우파도 없다. 그저 자기가 끌리는 대로 예술을 담는 사람들”이라며 “어떻게 공개적인 자리에 사람을 나누고, PPT까지 만들 수 있는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이진숙 씨를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면 저에게 큰 비용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좌파, 종북 용어로 6~7년 동안 법정 다툼을 했고 대법원에서 대중 예술을 하는 사람에게 좌파 딱지 붙이지 말라는 판례를 남겼다. 이런 판례를 남긴 것은 후배들은 이 고통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씨는 이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고 자기 인생을 돌아보길 바란다고 했다.
김순길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총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MBC의 ▲전원 구조 오보 ▲유가족 보험금 ▲유가족 작전세력 의혹 ▲유가족 조급증 비난 ▲유가족 사생활 파헤치기 등의 보도를 거론하며 “이러한 왜곡 보도 뒤에 이 후보자가 있었다”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왜곡보도, 언론탄압을 일삼았던 이진숙 씨가 방통위원장이 되면 대한민국의 양심적 언론은 사망할 것이고 또다시 언론 참사가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할 것”이라며 “더이상 왜곡언론으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용만 5.18서울기념사업회 상임이사는 이진숙 후보자, 차기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이동욱 KBS 이사를 “극우 앵벌이 집단”이라고 규정하면서 “5.18 왜곡을 사죄하고 사퇴하라”고 했다.

김 이사는 이 후보자가 과거 5.18 왜곡 글에 여러 차례 공감을 표현한 것과 이 후보자 후원자의 5.18 망언을 거론하며 “일련의 사실은 이진숙의 정신적 뿌리가 전두환 신군부와 다르지 않음을 암시한다. 이진숙은 방통위를 탈법적 2인 체제로 운영하면서 MBC마저 장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기환(방문진 이사, 차기 이사 지원자)·이동욱(현 KBS 이사, 차기 이사 지원자)과 삼각체제를 이뤄 5.18 왜곡선전에 앞장설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정민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참사 이후 많은 정보를 알려주던 KBS와 YTN이 사장 하나 바뀐 뒤로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시민과 약자의 편에서 공정하게 정보를 제공해야 할 공영방송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방통위원장 자리에 극우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리를 듣고 절망했다”며 “또 모든 방송이 2차 가해의 장이 돼 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미래를 알고도 막지 못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공영방송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재의 방송이 흉기’라고 주장한 이 후보자가 MBC 재직 시절 전파를 사유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MBC 민영화 밀실 추진’ 녹취를 보도한 최성진 한겨레 기자는 “이 후보자와 MBC는 보도 직후 입장문을 통해 저의 취재 행위를 도청으로 단정하고, 왜곡 보도라는 주장을 반복했다”며 “이후 일주일 간 <뉴스데스크>를 통해 10여 차례, 라디오 방송과 아침 뉴스를 포함하면 40~50차례 걸쳐 반복적으로 보도됐다”고 전했다.
최 기자는 “특히 MBC는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불법 녹취인 줄 알면서 교묘히 왜곡 보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는데, 당시 MBC 기자가 물은 것은 ‘보도에 정치적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이었다.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왜곡을 넘어 허위·조작방송을 내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기자는 “이 후보자는 ‘방송이 공기가 아니라 흉기로 불린다’고 했는데, 다른 누구보다 이 후보자 본인에게 그 말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보라고 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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