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 후보자를 둘러싸고 이해충돌, 공영방송 공정성 훼손, 음모론, 혐오·갈라치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떻게 이런 사람을 인사청문하란 말인가"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합의제 행정기구의 장으로 방송 공정성을 담보할 적임자"라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오는 16일 전체회의에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와 증인·참고인을 채택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국회에 이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송부했다.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마쳐야한다. 인사청문회 개최 전 서면질의서가 오가는 데 통상 일주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7월 4주차에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요청안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기자는 직접 보고 들은 바를 기사로 써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직접 취재현장을 누비며 보도함으로써 언론인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며 "특히 오보·왜곡보도를 바로잡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소신을 갖고 행동하는 언론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인 출신으로서 방송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는 만큼,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이 시기에,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방송사 홍보국장, 대변인, 기획홍보본부장, 워싱턴지사장, 대전 MBC 사장 등 조직 내 여러 관리직을 역임하는 등 조직 내부 소통 능력과 행정관리역량, 대외 협상 및 조정 능력을 두루 갖추었다"면서 "방송기자 시절부터 사실에 기반한 균형 있는 일처리를 해온 만큼, 여야 추천위원으로 구성된 합의제 행정기구의 장으로서 어느 한쪽에도 치우침 없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에게 불거진 논란은 윤 대통령이 제시한 인사청문 요청사유에 반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가 방송의 공정성·공공성을 담보할 적임자라고 평가했지만 이 후보자는 '공영방송 사장은 중립적인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폈다. 방통위원장은 KBS·MBC·EBS의 지배구조를 추천·임명하는 권한을 갖는다.
경향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지난해 6월 자유총연맹 토론회에서 안형준 MBC 사장을 교체해야 한다며 "무너진 공영언론, 기울어진 문화권력 지평을 바로세워줄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중도적이다, 중립적이다, 신사다, 점잖다' 그런 사람 안 된다"며 "민노총(민주노총)하고 싸울 수 있는 사람, 끝까지 버틸 사람을 뽑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2022년 11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MBC는 민영화하지 않으면 좌파 정권이 들어오든 우파 정권이 들어오든 굉장히 사회에 해가 되는 집단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2012년 MBC 기획홍보본부장 시절 '민영화 밀실 추진' 논란의 당사자였다. 이명박 정부 국정원은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이라는 문건을 생산하면서 MBC 민영화 시기를 '2013년 이후'로 적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가 MBC 간부직을 두루 역임하면서 '조직 내부 소통 능력'을 갖췄다고 했지만, 이 후보자가 기획홍보본부장일 때 MBC는 '트로이컷'이라는 보안 프로그램을 직원 동의 없이 설치해 '노조 불법사찰'을 벌였다. 대법원은 이 후보자를 비롯한 MBC 경영진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관련기사▶'방통위원장 유력' 이진숙은 누구인가)

이 밖에 이 후보자는 1200만 원 상당의 MBC 자회사 주식을 보유해 이해충돌 논란을 빚고 있으며 특정 영화와 연예인들을 '좌파'로 분류해 혐오·갈라치기를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 후보자는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에 내레이션을 한 배우 정우성 씨, 10·29 이태원 참사에서 숨진 동료를 애도한 배우 문소리 씨 등을 '좌파'로 분류했다.
이 후보자는 MBC 세월호 보도참사 책임자로 지목된다. 이 후보자는 과거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폭도들의 선동’이라고 주장한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MBC·KBS가 참사 발생 이틀 전부터 핼러윈 축제를 예고해 더 많은 청년을 이태원으로 불러냈다는 '기획설'을 주장했다.
민주당 과방위 간사 김현 의원은 11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런 사람이 어떻게 방통위를 책임질 수장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말과 글을 남겼다"며 "어떻게 이런 사람을 인사청문하라는 말인가. 빨리 내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1년 동안 이동관 도망갔고 김홍일 도망갔다. 세 번째 이진숙 내정자를 어떻게 인사청문하라는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 똑같은 세계관, 좌파 영화라 낙인찍는 것에 동조해 이진숙을 내정한 건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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