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8일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사에 대한 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 여부를 이번 주 중 명확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의 징벌적손배제 적용 대상에서 언론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당 내 일각에서 '언론사를 왜 빼느냐'는 의견이 분출되자 입장을 바꾼 모양새다.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미디어언론상생TF단장)은 8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징벌적손배제 도입 법안에 대해 "1차적으로 가짜뉴스가 판치는 유튜브와 SNS, 1인 미디어의 횡포를 막자고 하는 것이다. 언론 역시도 허위·왜곡 정보를 악의적·고의적으로 기사화해 피해를 입혔다면 마땅히 징벌적 손해배상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 언론이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있는 만큼 미디어TF는 이번 주 회의를 통해 이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앞서 노 최고위원은 지난 5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에서 난무하는 가짜뉴스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피해구제 절차는 중립기관인 언론중재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그리고 법원 등을 통하도록 해서 공정성을 담보하고 있다. 이는 언론탄압법이 아니라 피해자 구제, 미디어 민생법안"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TF가 밝힌 언론개혁 법안 중 하나는 정보통신망 '이용자'가 거짓정보나 불법정보를 생산·유통해 명예훼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윤영찬 의원 발의)이다. 윤 의원 법안은 이용자 간 허위조작정보 생산·유통에 대한 징벌적손배제 도입으로, 언론사는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일부 언론과 야당에서는 이 법안이 언론을 겨냥한 징벌적손배제라고 주장했다. 노 최고위원이 "언론탄압법이 아닌 민생법안"이라고 밝힌 배경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징벌적손배제 도입에서 언론을 왜 빼느냐는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21대 첫번째 법안으로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법'을 대표발의 했다.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에 관한 논란이 있을 때마다 제 법안이 토론의 대상이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제 법안이 빠진 것처럼 보도가 되고 있는데 이 또한 언론의 가짜뉴스이기를 바란다. 당에서 뺐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해 6월 허위사실을 보도한 언론사에 피해액의 3배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언론중재법'을 발의한 바 있다.

정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법에 언론을 뺀다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만약을 가정해서라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왜 3배밖에 안 되냐고 불만이 있을 정도인데 언론을 아예 뺀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현재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17개 법이나 있고 시행중이다. 내가 낸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은 몇배로 하느냐의 논점보다 우선 징벌적 손해배상에 언론 업종도 포함시키자는 관점"이라며 "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는 업종에 언론도 당연히 포함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회적 흉기가 돼 버린 언론, 그 언론을 뺀채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입안 중인 여당 의원을 개탄한다. 당신이 그럴 줄은 몰랐다"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한 윤 의원을 직격했다.

이와 관련해 윤영찬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가 법안을 발의하던 시점에는 이미 다른 의원이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시한 ‘언론중재법’을 발의 완료한 상황이었다. 불필요하게 법안을 중복 발의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저는 정보통신망법만 발의한 것"이라며 "언론인 출신으로서 누구보다도 언론 개혁을 희망한다. 더 이상 각종 추측성 발언과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로 불필요하게 오해가 생기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보통신망 이용자 규제에 대해 민주당은 급속한 허위조작정보 확산을 이유로 들고있지만, 일반 이용자 게시물 삭제·차단에 따른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