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민원인 정보를 유출해 통신소위에서 배제된 이상로 위원이 강상현 위원장을 공개 비난하고 나섰다. 이상로 위원은 9일 유튜브 방송에서 “난 정보 유출이 아니라 공개를 한 것”이라면서 “강상현 위원장은 이상로의 권한을 침해했다. 강상현 위원장은 자진사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로 위원은 민원인 정보 유출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이상로 위원은 지만원 씨·보수 매체 뉴스타운 등에 5·18 망언 관련 심의 당사자에게 민원인 정보를 유출했다. 지만원 씨는 칼럼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민원인 임을 밝혔다. 이는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 규정’에 따르면 방통심의위는 심의 관련 자료를 외부에 공개 또는 제공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개인정보를 노출하거나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게 해서는 안 된다.

방통심의위 위원들은 이상로 위원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상로 위원은 “난 정보 유출이 아니라 공개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원인 정보 유출에 대해선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 이에 강상현 위원장은 9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재구성해 이상로 위원을 통신소위에서 배제했다. 이상로 위원의 빈자리에는 박상수 위원이 들어간다.

▲이상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이 보수 성향 유튜브채널 프리덤뉴스에서 강상현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프리덤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이상로 위원은 자신의 통신소위 배제가 결정된 후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 ‘프리덤뉴스’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상로 위원은 “강상현 위원장은 이상로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다. 난 잘못한 일이 하나도 없고, 사과해야 할 일이 없다”면서 “강상현 위원장은 자진해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로 위원은 “그들(방통심의위 위원)이 나에게 사퇴하라 했으니 나도 강상현 위원장에게 사퇴하라고 할 권리가 있다”면서 “고위공직자로 헌법을 수호하려는 정신이 없고 법과 규칙을 지키려는 준법정신이 결여됐다”고 말했다.

이상로 위원은 자유한국당과 함께 이번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상로 위원은 5일 펜앤드마이크 정규재TV와의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 쪽에서 나에게 도와주겠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날 통신소위에서 배제한다면 한국당과 난 형사적인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처음 듣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상로 위원이 유튜브를 통해 방통심의위를 비난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이상로 위원은 방통심의위가 JTBC 태블릿PC 관련 심의에서 문제없음 결정을 내리자 유튜브 방송에서 “방통심의위가 정치심의를 해왔다”, “공정하게 방송을 심의하겠다는 기본적 자세·용기·양심·학식이 없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해 방통심의위 위원들이 “이상로 위원은 위원회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지적하자, 이상로 위원은 “불미스러운 일로 마음을 상하게 하고 이런 자리를 만들게 되어서 죄송하다. 의견을 표시함에 있어 여러분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고 사과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0일 <이상로 배제한 방송통신심의위 소위원회 재구성, 온전한 해결은 아니다> 논평에서 “이상로 위원의 해임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강상현 위원장은 이 위원이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면, 그를 포함해 다시 소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는 의중을 비췄다”면서 “심의정보 유출이라는 불법 행위로 방통심의위의 독립성과 신뢰도를 떨어뜨린 당사자이면서 한 달이 넘도록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버젓이 방통심의위를 파행시킨 자에게 더이상 무슨 ‘재고’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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