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가 이상로 위원의 ‘5·18 심의정보 유출’ 때문에 3번째 파행을 맞이했다. 통신소위 위원들은 이상로 위원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이상로 위원은 “정의의 이름으로 사퇴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하고 회의장을 나갔다. 이소영 위원은 “이상로 위원을 빼는 방향으로 통신소위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22일 방통심의위 통신소위에서 김재영 위원은 회의 정상화를 위해 이상로 위원과 대화를 시도했다. 김재영 위원은 “서로의 가치관은 다를 수 있는데, 문제는 (민원인 유출이라는) 위법행위”라면서 “만약 이상로 위원이 자진사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간의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시 위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5·18 관련 심의를 자진해서 회피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이상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상로 위원은 “정의의 이름으로 사퇴하지 않는다. 난 (민원인 정보 유출 논란이 일어난) 이후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정의의 이름으로 사퇴하지 않는다. (나에게 주어진) 법률적 권한 내에서 일하겠다. 나에게 가해지는 제약을 스스로 약속할 수도 없다”고 했다.

김재영 위원이 “민원인 유출에 대해 사과하고,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가 어려운 것이냐”고 물었지만 이상로 위원은 “정의의 이름으로 사퇴하지 않는다. 방송법에 따라 주어진 권한을 제약하는 어떠한 행위도 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방통심의위는 위원이 독립적으로 심의하는 것을 보장하고 있다. 다만 이상로 위원이 한 행동은 법의 권한과 테두리를 벗어나는 행동이었다”면서 “이상로 위원의 행위 때문에 통신심의소위원회가 또 파행될 위험에 처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상로 위원은 “정의의 이름으로 심의를 할 거다. 내 방에서 기다릴 것이니 심의를 하겠다고 하면 날 다시 불러라”면서 회의장을 떠났다.

이소영 위원은 통신소위 재구성을 제안했다. 이소영 위원은 “김재영 위원이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길을 제안했는데, 이상로 위원은 대화를 거부한다”면서 “이상로 위원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한다면 통신소위 재구성을 논의할 것이다. 이상로 위원을 제외하는 안을 생각했고 법적으로 가능하다. 나로선 최후통첩”이라고 밝혔다.

전광삼 소위원장은 “많이 답답하고 통신소위 위원장으로 무력감을 느낀다”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므로 계속 부딪쳐 보겠다.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방통심의위는 25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이상로 위원과 관련된 사안을 한 번 더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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