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를 소환했다. 김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진행된 지 6개월 만이다.
김 대표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야 할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와 채 해병 사망사건 진상조사를 가로막은 책임자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장의 법조 출입기자들에게 검찰의 주장을 검증해 저널리스트로서의 소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 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은 5일 김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김 대표가 지난 대선기간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과 공모해 윤 대통령에 대한 허위 인터뷰(신학림-김만배 녹음파일)를 보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뉴스타파는 대장동 핵심인물인 김만배 씨의 육성을 근거로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11년 대검 중수2과장 시절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비리에 대해 봐주기 부실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김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기자들과 만나 "이 자리에 누가 서야 된다고 생각하나. 주가조작, 명품백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지 않나"라며 "또 억울하게 돌아가신 채 상병의 진상조사를 한사코 가로막은 책임자가 누구냐. 그 분이 여기서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 대표는 "검찰 최정예 조직인 반부패수사부가 나온 지 2년이 지난 보도 1건을 가지고 10명 넘는 검사를 동원해 1년 가까이 수사를 하고 있다"며 "명백한 보복 수사다. 비판언론의 보도를 막기 위한, 입을 틀어막기 위한 정치적 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는 옛날에 모시던 상관(윤 대통령)에 대한 충정으로 수사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뉴스타파의 보도가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수사하고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오히려 이 수사가 자기들의 옛 상관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훼손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아이러니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전국에 2천여 명의 검사들이 묵묵히 자기 소임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검찰 일부 조직이 이런 행태를 보임으로써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검사들의 명예도 훼손되고 있다"며 "반부패수사부의 수사 행태로 검찰 전체가 도매급으로 매도당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을 향해 "저를 포함한 우리 기자들이 실천해야 할 일이 있다면 '권력자의 말만 받아쓰지 말자'는 것이다. 여러분 검찰 출입 기자들일 텐데 검찰, 검사, 티타임 이런 데서 나오는 말만 받아쓰지 마시라"며 "그들의 말이 얼마나 근거 있는지, 얼마나 사실에 기반하고 있는지, 얼마나 진실에 부합하는지 검증해서 풀어내는 게 우리 저널리스트들의 소임 아닌가"라고 했다. 김 대표는 "그런 것들은 어렵지 않게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은 같이 실천하고 함께 노력해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학림-김만배 돈거래를 인지한 후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이 아니고, 저도 잘 모른다"며 "그것은 검찰이 많이 수사를 해놨을 테니 검찰에 한 번 물어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뉴스타파 보도 이후인 2023년 1월 신학림-김만배 사이에 금전거래(도서 매매)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뉴스타파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는 금전거래 사실 인지 후 4인 대책회의를 진행했지만 이는 사내 공식기구가 아니었다. 진상조사위는 "여러가지로 미흡했다"고 했다. 진상조사위는 신학림-김만배 금전거래는 '사적 거래'에 해당하며 이에 대해 뉴스타파가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관련기사▶뉴스타파 진상조사위 "대선개입 허위보도 가능성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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