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무더기 야당·언론계 통신이용자 조회에 대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재소환하며 “게슈타포가 판치는 나치정권”이라고 규탄했다.

언론계 원로들은 “구순의 노 언론인이 한국 사회를 위협한다고 보는가”라면서 “5공 시절 안기부를 떠올리게 하는 검찰 발 공안정국의 신호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5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추악한 독재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국민을 입틀막하고, 방송장악 쿠데타로도 부족해 이제는 대놓고 불법적 정치 사찰을 자행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국민과 야당 탄압에 눈이 멀어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박 직무대행은 “더구나 검찰은 이재명 전 대표가 암살, 미수 테러로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던 시기에도 통신사찰을 강행했다”며 “박정희·전두환 같은 독재자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포악함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수사 기관의 통신조회를 게슈타포에 비유했는데, 그 말대로면 윤석열 정권이야말로 게슈타포가 판치는 나치정권”이라고 말했다.

박 직무대행은 “총선 직전 야당과 언론을 상대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정치 사찰이 자행됐던 배경이 무엇인지 윤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해명해야 한다”면서 “비열한 사찰을 벌인 검찰도 구제불능 집단임이 거듭 확인되고 있다. 더 이상 자정 작용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만큼 강력한 검찰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2021년 12월 23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고위공직자의 통신조회’를 두고 “이렇게 하면 일반 국민도 사찰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SNS에 적었던 것을 언급하며 “지금은 일반 국민들까지 무자비하게 사찰하고 있는 게 드러났다. 무려 3000명”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2021년 12월 29일 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공수처의 통신조회를 비판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채널 윤석열 갈무리)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2021년 12월 29일 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공수처의 통신조회를 비판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채널 윤석열 갈무리)

고 최고위원은 “야당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인, 심지어 보도를 한 기자의 친인척과 동문 등 일반 시민까지 무차별적으로 통신자료 조회를 했다. 그것도 부정부패나 비리 연루도 아닌 ‘윤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이라며 “과거 군사 정권이 안기부, 기무사를 앞세워 공포 정치를 했던 것처럼 윤 정권은 정치 검찰을 앞세워 사정정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독재자의 모습을 그대로 빼다 박았다”며 “언론에 재갈을 물렸고, 야당 정치인들은 수사로 죄다 잡아넣고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인가"라며 "국민의힘을 맡게 된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여당은 독재의 길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전은수 최고위원도 “70명 통신조회에 공수처 존폐를 검토하자고 한 윤 대통령은 3000명에 대해 통신조회를 한 검찰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전 최고위원은 “통신 조회 사실은 전기통신법에 따라 30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그 규정을 지키지 않으려면 테러·신체 위협·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있어야 하는데, 이 3000건 전부 테러·신체 위협·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나”라면서 “이거야말로 2년 전 윤 대통령이 강하게 말하던 언론 사찰이고 정치 사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중배 뉴스타파 함께재단 이사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부의 공영방송파괴' 긴급 세미나에서 연대사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스)
김중배 뉴스타파 함께재단 이사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부의 공영방송파괴' 긴급 세미나에서 연대사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스)

자유언론실천재단, 동아투위, ·조선투위,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새언론포럼, 언론비상시국회의는 4일 공동 성명문을 내고 “언론인을 상대로 이렇게 대량의 통신 조회를 한 진짜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통신조회 통보 유예 조항’을 거론하며 “한국 언론을 대표하는 구순의 노 언론인 김중배 전 MBC 사장을 포함해 전현직 언론인이 한국 사회를 위협한다고 보는가”라면서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검찰에 묻는다. 통신이용자 정보에 포함된 주민등록번호 등 언론인의 개인정보를 DB화해 불순한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언론인에 대한 대대적인 통신조회는 말기적 증상을 보이는 윤 정권이 기도하는 전면적인 언론인 사찰의 그림자인가, 아니면, 5공 시절 안기부를 떠올리게 하는 검찰 발 공안정국의 신호탄인가”라며 “윤 정권의 '호위 무사'로 전락한 검찰은 언론인 '통신 사찰'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그러지 않으면 언론인들은 시민들과 함께 '정치 검찰'의 공작적 정치사찰에 맞서 전면적인 공동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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